러 출신 문화예술인 퇴출 움직임 지적…"대러 제재는 타당"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10여년간 블라디미르 푸틴 정권에 저항해온 러시아 여성 펑크록 그룹 '푸시 라이엇' 멤버가 전세계 예술계가 러시아 출신을 퇴출하는 움직임에 대해 "어리석다"고 지적했다.
2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푸시 라이엇의 리더 마리아 알료히나는 이같이 전하며 "차이콥스키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것도 아닌데 금지당한 건 말도 안 된다"고 말했다.
3월 영국의 카디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러시아 작곡가 표트르 차이콥스키의 '1812년 서곡'을 프로그램에서 지운 결정을 지적한 것이다.
대신 알료히나는 "예술계 공동체로 하나가 돼 반전 운동을 끌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전세계 문화예술계에서 러시아 예술가들이 자리를 잃고 쫓겨나고 있다.
푸틴 대통령 지지 발언을 해왔던 러시아 출신 세계적인 지휘자 발레리 게르기예프는 독일과 네덜란드 오케스트라단에서 퇴출됐고, 영국 런던 로열 오페라 하우스는 올여름 예정된 러시아 볼쇼이 발레단 공연을 취소했다.
문학계에서도 반러 움직임이 퍼졌다.
이탈리아 밀라노비코카대학은 표도르 도스토옙스키와 관련된 강의를 취소했고, 미국 할리우드에선 벨라루스 출신 노벨상 수상자인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의 책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The Unwomanly Face of War)의 영화화 계획이 무산됐다.

알료히나는 한편으로는 "다만 모든 러시아 석유와 가스를 금지한 것은 타당하다"며 서방의 러시아 제재에는 찬성한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그는 "핵무기와 군대, 제국주의 야심을 가진 큰 나라에 독재정권이 있는 게 얼마나 위험한지 10년 동안 서방에 말해 왔다"며 "그러나 (서방은) 비즈니스 이해관계가 더 중요했다"고 일침했다.
푸시 라이엇은 2012년 푸틴 대통령의 3기 집권에 반대하며 무허가로 시위성 공연을 해 징역 2년형을 선고받은 것을 시작으로 정부에 줄기차게 저항해오면서 국제적으로 유명해졌다.
푸틴 대통령을 비롯한 권력층에 반기를 들어 크렘린궁의 감시·탄압 대상이 됐고, 알료히나는 최근 가택연금 중 감시원의 눈을 피해 리투아니아로 탈출했다.

알료히나는 최근 러시아 정부의 예술계 탄압은 전례 없는 수준이라며 고국에 있는 예술가와 활동가들이 어두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러시아 정부가 선전하는 '특수군사작전' 대신 '전쟁'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시위, 서방 보도 전파 등 혐의로 기소되는 일이 일상적으로 일어난다는 것이다.
그 결과 러시아에 있던 예술가, 지식인, 언론인 상당수가 국외로 떠나 해외에서 계속 작업을 이어나가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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