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전쟁에 이탈리아 내각 '흔들'…9월 위기설 '솔솔'

입력 2022-06-22 20:46  

우크라 전쟁에 이탈리아 내각 '흔들'…9월 위기설 '솔솔'
오성운동 '얼굴' 외무장관 전격 탈당…드라기 내각 6당 체제로
극우당 살비니 "9월 내각 잔류 여부 결정"…정국 혼돈 가능성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마리오 드라기 총리가 이끄는 이탈리아 '무지개 내각'의 위기가 현실화하고 있다.
루이지 디마이오 이탈리아 외무장관은 21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어 오성운동(M5S)을 탈당한다고 선언했다.
이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속적인 무기 지원 여부를 놓고 디마이오 장관이 주세페 콘테 오성운동 대표와 갈등을 빚는 와중에 이뤄진 것이다.
작년 2월 드라기 내각 출범 전 4년 간 총리를 지낸 콘테 대표는 유럽연합(EU) 및 미국과의 동맹 관계를 중시하는 드라기 내각의 정책 기조와 각을 세우며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보내는 문제에 강한 반대 입장을 표명해왔다.
디마이오 장관은 탈당에 이어 뜻을 같이하는 다른 오성운동 의원들과 함께 신당 창당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안사(ANSA) 통신 등 현지 언론들은 22일 오성운동 의원 70여 명이 신당에 합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오성운동이 쪼개지면 이탈리아 연립내각을 구성하는 주요 정당이 5개에서 6개로 늘게 된다.
'범좌파' 성향으로 분류되는 오성운동은 이탈리아 상·하원 의석수의 약 30%를 점한 원내 최대 정당으로 드라기 내각에서 중심축 역할을 해왔다.
현 의회 구성상 오성운동이 분당해도 드라기 총리에 대해 지지를 철회하지 않는 한 내각은 상·하원 과반을 유지한다.

다만, 현지 정가에서는 이 사태가 드라기 내각의 내홍을 심화하며 국정 기반을 약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하는 분위기다.
내각 구성 정당이 많아지면 정책 수립·운영을 위한 정당 의견 수렴도 그만큼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문제는 올가을이다.
무엇보다 심각한 지지율 하락세에 직면한 극우당 동맹(Lega)의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다.
동맹 대표인 마테오 살비니 상원의원은 지난주 기자회견에서 오는 9월 드라기 내각에 잔류할지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드라기 내각 출범 당시 합류를 거부하고 극우 색채를 선명하게 유지해온 이탈리아형제들(FdI)이 최근 지방선거에서 의미 있는 지지율을 획득하며 지금까지 동맹이 누려온 '우파연합' 수장의 위상을 위협한다는 위기의식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동맹은 그동안 드라기 내각의 경제·사회 정책을 놓고 다른 정당과 끊임없이 갈등을 빚어왔다. 그 와중에 전국 지지율은 내리막길을 걸으며 15% 안팎까지 떨어졌다. 현 상태로는 내년 총선에서 다수당 입지를 장담할 수 없는 처지다.
'푸틴의 푸들'이라는 비아냥까지 받아온 살비니 역시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에 반대하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동맹이 오는 9월 내각 탈퇴의 배수진을 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오성운동에 더해 동맹까지 내각에서 이탈해 의회 과반이 무너질 경우 정국이 극심한 혼란에 빠지며 조기 총선 실시의 갈림길에 놓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luch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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