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적 인플레에 선진국 서민도 고통…푸드뱅크 이용자↑

입력 2022-07-10 11:22  

살인적 인플레에 선진국 서민도 고통…푸드뱅크 이용자↑
비싼 소고기 내려놓고 저렴한 PB 상품 집어들어
'끼니 거르는 영국인' 넉달만에 55%↑…개도국 민생고는 더 심각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전 세계를 덮친 인플레이션 충격으로 최빈국이나 개발도상국뿐만 아니라 선진국에서도 빈곤층이 끼니 해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최근 식량 물가가 치솟으면서 개도국, 선진국 할 것 없이 가계 지출에서 식료품이 큰 부분을 차지하는 저소득 가구의 살림살이가 팍팍해졌다.
그로 인한 민생고는 여러 방면에서 나타나고 있는데, 가장 단적인 지표는 한층 가벼워진 장바구니다.
미국 식료품점 고객은 저렴한 가격이 강점인 매장 자체 PB상품을 더 많이 구매하고, 비싼 소고기나 생선류 등은 장바구니에 덜 담는 추세라고 WSJ은 전했다.
특히 선진국 중에서도 영국에서 식량 인플레로 인한 충격이 도드라진다.
5월 영국의 인플레율은 작년 동월 대비 9.1% 상승하면서 40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주요 7개국(G7)의 다른 회원국과 비교했을 때도 가장 높은 수치다. 같은 달 식량 가격 인플레율은 8.5%에 달했다.
안 그래도 영국은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를 겪으며 통화가치가 하락해 일부 수입식품 가격이 많이 오른 상태였다.
영국 농업·원예개발위원회(AHDB)에 따르면 지난달 영국인들이 즐겨 먹는 체더치즈 가격은 작년 동월 대비 59% 올랐다. 또 다른 정부 데이터에 따르면 4월 우유 가격은 지난해보다 27% 상승했다.
5월 영국 국가통계청(ONS)이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약 44%가 고물가 때문에 식료품을 덜 사고 있다고 답했다.
먹을 게 없어 굶는 사람들의 숫자도 늘었다.
영국 자선단체 푸드 파운데이션 조사에 따르면 지난 한 달 동안 식사를 줄이거나 끼니를 걸렀다고 답한 성인은 1월 470만명에서 4월 730만명으로 3개월 만에 약 55% 불었다.
그 여파로 취약계층에 무료로 음식을 전달하는 자선단체 이용률도 코로나19 팬데믹 때보다 더 높아졌다.

부유한 나라 노르웨이에서 푸드뱅크를 운영하는 '마트센트라렌 노르게'는 코로나19 시기 수요가 늘었던 작년 동기간보다도 30% 더 많은 식량을 배급하고 있다고 전했다.
푸드뱅크 이용률은 미국에서도 증가하는 추세라고 WSJ은 지적했다.
영국 최대 유통업체 테스코의 존 앨런 회장은 최근 BBC에 "한 세대 만에 처음으로 진정한 식량 빈곤을 목격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식량 인플레에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기폭제가 됐다.
팬데믹으로 전 세계 공급망이 차질을 빚는 와중에 곡창지대인 우크라이나가 전쟁을 치르면서 식량 공급이 줄어든 데다 에너지 가격이 오르면서 식품 제조·운송 비용도 증가했다.
물론 식량 인플레 충격은 최빈·개도국에서는 그 영향이 더 심각하다.
영국 같은 나라에서는 빈곤층을 대상으로 각종 지원제도나 세제 지원 등 동원할 수 있는 정책 자원이 풍부하지만, 극빈국 정부는 일반적으로 재정 기반이 탄탄하지 않거나 복지 수단도 제한돼 민생고가 방치될 위험이 크다.
생필품 부족과 물가 폭등에 시달리며 국가부도 상태에 빠진 스리랑카는 연일 소요가 지속되다 결국 대통령과 총리가 쫓겨나는 지경에 이르렀다.
kit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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