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 앤트그룹과 '인적 분리'…서로를 위한 거리두기

입력 2022-07-27 10:54  

알리바바 앤트그룹과 '인적 분리'…서로를 위한 거리두기
회사 구심 파트너 조직서 앤트그룹 임원들 배제…데이터 공유도 중지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와 핀테크 계열사 앤트그룹이 고위 경영진 '인적 분리'에 나서는 등 전면적인 거리두기에 나섰다.
창업자 마윈의 '설화 사건' 이후 당국이 민감한 빅데이터를 보유한 알리바바를 '대수술' 중인 가운데 양사가 새로운 규제 환경에 순응하고 각자 생존을 도모하기 위한 차원에서 서로 '방화벽'을 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알리바바는 26일 발표한 2022회계연도 사업보고서에서 징셴둥 회장 등 7명의 앤트그룹 경영진이 지난 5월 31일 알리바바 파트너 자리에서 물러났다면서 이는 양사의 지배구조 개선 차원의 결정이라고 밝혔다.
알리바바는 지난 2010년 파트너 회의를 창설했는데 이 조직은 공식 이사회보다도 실질적으로 더 큰 힘을 갖고 있다.
마윈, 차이충신 등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핵심 창업자 그룹과 현 핵심 최고 경영진으로 구성되는 파트너 회의는 이사회 자리 과반 지명권을 갖는다.
게다가 마윈과 차이충신은 파트너 회의의 종신 구성원이자 파트너 인선을 결정하는 지명위원회 위원이기도 해 알리바바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알리바바와 계열사인 앤트그룹은 오랫동안 한 몸처럼 운영되어 왔고 양사 고위층 간 인사 교류도 활발했다.
하지만 2020년 10월 마윈이 공개 석상에서 당국 규제를 정면 비판하는 사건이 벌어진 직후 앤트그룹의 상장은 전격 취소됐다.
그 이후 당국은 알리바바와 마윈의 영향력을 약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진 것으로 평가되는 앤트그룹의 금융지주사 재편을 진행해왔다.
앤트그룹은 거의 모든 중국인이 쓰는 모바일 결제 서비스인 알리페이(즈푸바오·支付寶) 서비스를 운영하는 회사로 중국인의 내밀한 경제 사생활에 관한 빅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중국 당국이 마윈 '설화 사건'을 계기로 이 회사에서 특정인과 특정 회사의 영향력을 최대한 배제하는 한편 당국의 합법적인 경영 관여 길을 확보할 필요성을 강력히 느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홍콩 일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번 움직임은 전통적으로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던 두 회사가 중국 정부의 규제 요구에 응하기 서로 조용히 떨어지는 가운데 나타났다"고 평가했다.
알리바바와 앤트그룹은 경영진 인적 분리에서 더 나아가 오랫동안 유지해온 데이터 공유도 차단했다.
알리바바는 이번 사업보고서에서 2014년 체결한 양사 간의 데이터 공유 계약이 이달 25일부로 해제됐다면서 향후 필요할 경우 앤트그룹 측과 개별 사안별로 데이터 공유 계약을 체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알리바바와 앤트그룹 간의 본격 거리두기 행보는 금융지주사 전환을 중심으로 한 앤트그룹 '대수술'이 마무리되고 이 회사가 조만간 다시 상장을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이어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대규모 증자와 지배구조 개편, 사업 조정을 전제로 한 금융지주사 전환이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어 조만간 당국이 앤트그룹에 금융지주사 면허를 발급할 것이라는 관측이 대두했다.
앤트그룹이 다시 상장하게 되더라도 중국 당국이 진행한 '대수술'로 기업 가치는 역대 최고 평가액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
시장에서는 2020년 상장 추진 때 2천350억 달러로 평가되던 앤트그룹의 기업가치가 현재는 780억 달러로 약 3분의 1가량으로 쪼그라들었다고 평가한다.
ch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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