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주년 '92공식'에 엇갈린 양안…中 "견지"·대만 "수용못해"

입력 2022-07-27 18:51  

30주년 '92공식'에 엇갈린 양안…中 "견지"·대만 "수용못해"


(베이징=연합뉴스) 조준형 한종구 특파원 =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갈등이 심화하는 가운데, 올해 30주년을 맞이한 '92공식(九二共識)'을 둘러싸고 중국과 대만이 첨예한 인식 차이를 드러냈다.
1992년에 중국과 대만이 이룬 공통인식이라는 의미의 92공식은 간단히 말해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되 그 표현은 각자의 편의대로 한다는 것이다. 즉, 하나의 중국을 대표하는 정부가 어느 쪽인지에 대한 해석은 중국과 대만이 알아서 한다는 의미다.
2015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마잉주 대만 총통 사이의 첫 양안 정상회담에서도 양측은 이 원칙을 재확인했다.
그러나 26일 중국과 대만발로 나온 메시지는 확연히 엇갈렸다.
27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에 따르면 중국 지도부 서열 4위인 왕양 전국정치협상회의(전국정협) 주석은 전날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92공식 30주년 좌담회에서 92공식의 견지를 강조했다.
왕 주석은 "우리는 92공식을 견지한다"며 "그 핵심은 대만해협 양안이 하나의 중국에 속하며 조국통일을 위해 함께 노력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왕 주석은 이어 "92공식을 견지하고 하나의 중국 원칙에 찬성함으로써 양안 관계가 개선되고 발전하고 대만 동포가 이익을 얻을 수 있다"며 "92공식을 부인하고 하나의 중국 원칙을 저버리면 양안 관계는 긴장되고 혼란에 빠질 것이며 대만 동포의 중대한 이익을 해칠 것"이라고 부연했다.
또 "대만 독립·분열 세력은 조국 통일의 가장 큰 장애물이자 민족 부흥의 심각한 위험 요소"라며 "대만 당국은 92공식을 인정하길 거부하고, 일부 국가는 대만 독립 분열 세력을 선동하며 도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대만을 중국 영토의 일부로 간주하는 입장 하에, 대만이 중국에 편입되는 형식의 '흡수통일'을 강조하며 92공식을 언급한 것이다.
이에 대만의 대중국 담당 당국인 대륙위원회는 26일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중국 공산당은 오랜 기간 대만의 민주가치와 생활 방식을 위협했다"며 "그 당국이 정의한 '하나의 중국' 원칙의 '92공식'은 중화민국(대만) 주권을 부정하려는 기도이기에 대만은 수용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중국 공산당은 중화민국 대만이 주권국가라는 대만 국민의 확고한 신념을 존중하고 직시하지 않았기 때문에 양안의 정치적 주장에 대한 합의가 이뤄진 적이 없다"고 부연했다. 현 야당인 국민당 정권 시절 도출된 92공식을 사실상 부정한 것이다.
대륙위는 이어 "정부 정책은 일관되게 국가주권과 대만 민주주의를 수호하는데 전념하고 있다"며 "양안이 서로 예속되지 않는 것은 객관적인 사실이자 현상"이라고 주장했다.
결국 이번 공개 설전은 대만에 대한 규정과 양안 관계 미래상에 대해 서로 상반된 입장을 가졌기에 92공식을 둘러싼 접점을 찾을 수 없는 중국-대만 관계의 현실을 보여준 것으로 풀이된다.

jhc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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