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살배후 의혹' 사우디 왕세자 만난 마크롱…전쟁여파 축소논의

입력 2022-07-30 00:12  

'암살배후 의혹' 사우디 왕세자 만난 마크롱…전쟁여파 축소논의
에너지공급 다양화·식량위기 해소 방안·이란 핵합의 등 다뤄



(파리=연합뉴스) 현혜란 특파원 =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2018년 반체제 언론인의 암살을 지시했다는 의심을 받는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일으킨 전쟁의 여파를 최소화하는 방안 등을 논의했다.
엘리제궁은 29일(현지시간) 마크롱 대통령은 전날 오후 파리 엘리제궁에서 무함마드 왕세자를 만나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일으킨 전쟁이 유럽과 중동, 전 세계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완화할 방안에 관한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혔다.
엘리제궁이 배포한 성명에는 석유와 천연가스 등에 관한 구체적인 이야기가 없었지만, "마크롱 대통령이 유럽 국가를 위해 에너지 공급을 다양화할 수 있도록 사우디와의 협력을 지속해야한다고 강조하고 세계 식량 위기 해소방안을 제안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유럽연합(EU)이 러시아산 석유와 가스 의존도를 줄이겠다는 목표를 달성하려면 대체 에너지원을 찾아야 하는데, 사우디는 아랍에미리트(UAE)와 함께 몇 안 되는 증산 여력이 있는 산유국으로 꼽힌다.
마크롱 대통령과 무함마드 왕세자는 이와 함께 이란 핵 합의 복원 협상은 물론 예멘, 레바논, 시리아 등 중동 지역의 정세에 관한 대화도 나눴다고 엘리제궁은 덧붙였다.



엘리제궁은 또 마크롱 대통령이 무함마드 왕세자와 저녁 식사를 함께하면서 "사우디에서의 인권 문제를 제기했다"고 설명했지만, 자밀 카슈끄지 암살 사건을 거론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마크롱 대통령의 측근 스타니슬라스 게리니 장관은 이날 유럽1 라디오에 출연해 "늘 그래왔듯 대통령은 프랑스의 가치, 목소리, 인권을 어젯밤에 다뤘다"고 말했다.
게리니 장관은 "프랑스 대통령의 역할은 프랑스인을 보호하는 것"이라며 "대화를 하지 않거나, 뭔가를 하려 하지 않는 것은 실수라고 생각한다"고 마크롱 대통령을 두둔했다.



국제앰네스티, 휴먼라이츠워치 등 인권단체들과 좌파 야당 인사들 사이에서는 마크롱 대통령이 무함마드 왕세자를 초청한 것은 부적절했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알렉시스 코르비에르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 의원은 BFM 방송과 인터뷰에서 "마크롱 대통령은 손이 피로 뒤덮인 사람과 아주 오랫동안 악수를 했다"고 꼬집었다.
카슈끄지와 약혼했던 하티제 젠기즈는 AFP 통신과 인터뷰에서 "나의 약혼자를 처형한 사람을 영광스럽게 맞이하는 마크롱 대통령에게 분노가 솟구친다"고 말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 칼럼니스트로 활동했던 카슈끄지는 2018년 터키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 총영사관에서 살해당했고, 미국 정보당국은 무함마드 왕세자를 그 배후로 지목했다.
무함마드 왕세자의 프랑스 방문에 앞서 카슈끄지 암살 사건을 계기로 사우디를 '국제 왕따'로 만들겠다고 공언했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달 중순 사우디를 찾아 무함마드 왕세자를 만났다.


runr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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