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문헌 종로구청장 "'역사·문화 일번지' 살려 나가야"

입력 2022-08-01 07:00  

정문헌 종로구청장 "'역사·문화 일번지' 살려 나가야"
"청와대 관리, 종로구가 하는 게 맞아"
"인사동, 전통 등으로 재정비"
"탑골공원은 담장 허물고 원각사탑 보호각 철거"



(서울=연합뉴스) 나확진 기자 = "서울시 문화재의 70%가 종로에 있습니다. 종로는 역사·문화의 일번지일 수밖에 없는 장소이기 때문에 그것을 살려 나가야죠."
정문헌 서울 종로구청장은 1일 취임 한 달을 맞아 지난달 27일 연합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종로구 발전 방향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과거 종로의 대표적 수식어였던 '정치 일번지'가 용산 대통령실 시대를 맞아 수명을 다한 만큼, '문화 일번지'로서 종로를 전면에 부각하겠다는 취지다.
정 구청장은 "문화 예술은 21세기 신성장 동력"이라며 "비단 종로뿐 아니라 서울시, 대한민국의 성장동력으로 만들어 내기 위해 종로가 가진 문화 자산을 어우러지게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정 구청장은 이를 위해 '문화관광 벨트 조성'을 강조했다.
그는 "평창동에서 관광을 시작한다면 앞으로 개관할 서울시립 미술 아카이브를 들렀다가 인근 '자문 밖 문화포럼'에서 작가들이 작품활동을 하는 것을 보고, 내년에 개관하는 김창열 작가 기념 미술관을 거쳐 석파정을 갔다가, 윤동주 문학관을 보고 나서 북악산을 넘어서 청와대를 가는 식으로 이동할 수 있게 하는 게 문화 벨트"라고 설명했다.
그는 "문화관광 벨트는 종로구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다"며 "명동을 비롯해 사대문 안은 모두가 잘 돌아다닐 수 있게 만들고 싶다"고 덧붙였다.
주요 지점을 차를 타고 방문했다가 돌아가는 방식의 관광이 아니라, "점에서 선으로, 선에서 면으로 확대해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도보로 관광하는 벨트를 말한 것이다.
최근 관리 주체를 놓고 논란 중인 청와대와 관련해서는 "청와대를 문화관광벨트 안에 넣어서 활용해야 한다"며 "청와대 관리는 종로가 하는 게 맞는다고 생각한다"는 견해를 피력하기도 했다.
그는 "종전에도 청와대 청소에서부터 외부 화단 관리 등은 종로구가 했다"며 의견을 정리해 중앙부처에 제시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정 구청장은 난개발로 과거의 명성을 잃고 있는 인사동 재활성화에 대해서는 "지금 모습을 보면 안타깝다"며 "사실 인사동은 어디서부터 건드려야 할지 모르겠다는 말씀을 주민들께 드린 적도 있다"고 정비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인사동은 전통과 역사의 향이 나야 한다"며 "최근 인사동 거리의 등을 전통 등으로 정비하자는 아이디어를 접했고, 거기서 시작하면 좀 될 것 같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탑골공원의 미래로는 '시민이 즐길 수 있는 공원화'를 제시했다.
그는 "탑골공원은 1919년 3.1운동이 일어나 독립선언서를 낭독하며 우리가 더는 왕정이 아닌 민주 공화정임을 선포한 곳으로, 민족의 얼이 담긴 자리"라며 "제대로 시민이 즐길 수 있는 공원화를 통해 새로운 모습으로 시민께 돌려드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탑골공원이 예전 원각사 터임을 되새기며, 문화재청과 협의해 현재 공원 내 원각사 탑을 둘러싼 보호각을 철거하고, 나아가 공원 담장도 허물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를 통해 탑골공원 혹은 원각사탑을 종로의 아이콘으로 되살리겠다는 복안이다.
특히 그는 원각사탑의 경우 산성비와 새 배설물 등으로부터의 훼손을 방지한다며 설치한 보호각 문제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그때는 그게 필요해서 보호각을 설치했을 것이지만, 어디까지나 임시방편이었고, 그럼에도 저런 상태로 마치 쇠사슬에 묶인 죄수처럼 언제까지 두어야 하냐"고 반문하면서 "보호각은 철거해야 하며, 그에 따른 여러 대안을 강구하겠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소속으로 국회의원을 2번 역임한 정 구청장은 정치인으로 활동할 때와 지방자치 행정가로 변모한 지금의 차이를 묻자 "정치인 때는 없던 출퇴근 시간이 생겼다는 게 큰 변화"라며 "취임 한 달 동안 굉장히 바빴다"고 소회를 밝혔다.
특히 "집행을 해야 하는 구청장으로서는 주민들과 접촉을 통해 민원도 풀어내고 주민이 원하는 방향으로 종로의 발전 그림을 그려야 한다"며 주민과의 만남을 강조했다.
실제 정 구청장은 취임 직후부터 지난달 25일까지 구내 17개 동을 순회하며 주민 간담회를 통해 의견을 수렴했다.
이 자리에서는 재개발과 규제 완화에 대한 요청이 많았다며 "재개발과 관련해서는 고층 아파트를 원하는 분도 있고,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추진하던 식의 도시재생을 원하시는 분도 있는 등 여러 의견이 나왔다"고 전했다.
특히 재개발과 관련해 유적 발굴 문제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데, 현재 역점을 둬 추진하는 '창신동 미래도시 프로젝트'는 조선시대 사대문 밖에 해당해 발굴과 관련해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는 역사학자의 의견을 들었다고 전했다.
정 구청장은 종로구로 출퇴근하는 직장인과 관광객 등 유동 인구를 위해서도 편안하게 다닐 수 있도록 그늘막, 화장실, 쓰레기통, 가로수 설치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ra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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