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해요" 이어지는 美 총기난사에 유치원 교사도 총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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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2-08-01 11:53  

"불안해요" 이어지는 美 총기난사에 유치원 교사도 총 들어

"불안해요" 이어지는 美 총기난사에 유치원 교사도 총 들어

전국 공립학교 2.6%에 무장 교직원…유밸디 이후 관심 증가

"훈련된 경찰도 못 막는데 교사가?" 비판 여론도



(서울=연합뉴스) 김동현 기자 = 미국에서 총격 사건이 잇따르면서 학생을 보호하려고 총기로 무장하는 교사가 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10년 전만 해도 미국 학교에서 교직원이 총기를 가지고 다니는 일이 매우 드물었지만, 최근 일련의 총기 난사 이후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일례로 오하이오주의 유치원 교사 '맨디'는 텍사스주 유밸디의 초등학교에서 학생 19명과 교사 2명이 숨지는 참극이 발생한 뒤 9mm 권총을 구입했다.

또 학교에서 권총을 소지하기 위해 의무적으로 받아야 하는 교육훈련도 받았다.

맨디는 그전에는 총격범이 학교에 나타날 때를 대비해 교실 문을 막을 용도로 책장을 문 옆에 배치하고 말벌 퇴치 스프레이와 무거운 물건을 넣어 휘두를 수 있는 긴 양말을 손 닿는 곳에 뒀다.

그러나 그녀는 유밸디 참사 이후엔 무력함을 느낄 수밖에 없었고 '이걸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미국 주의회협의회(NCSL)에 따르면 최소 29개 주에서 경찰이나 보안직원이 아닌 교사 등 개인의 학교 내 총기 소지를 허용하고 있다.

가장 최근인 2018년 조사에서 전국 공립학교의 2.6%에 총기로 무장한 교사가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플로리다주에서는 총 74개 학군 중 45개에서 교직원 1천300명이 무장 경비 역할을 한다. 2018년 파크랜드 고등학교 총격 사건으로 17명이 숨진 이후 도입된 정책이다.

텍사스주는 전체 학군의 약 3분의 1에 해당하는 402개 학군에서 교직원 등을 무장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데, 프로그램 참여가 2018년 이후 증가 추세다.

오하이오주는 교사가 총기 소지를 위해 의무적으로 받아야 하는 교육 시간을 기존 700시간에서 24시간으로 단축하는 법안을 지난달 발효했다.



그러나 이런 정책에 대한 비판도 적지 않다.

민주당과 경찰단체, 교원노조, 총기규제 옹호론자 등은 이런 전략이 총격을 예방하기는커녕 위험을 키운다는 이유로 강력히 반대한다.

매일 학생과 교류하는 교사가 실수로 총을 발사하거나 학생이 교사의 총에 손을 댈 수 있기 때문이다.

오하이오주의 총기 교육 규제 완화에 대해선 경찰도 총기를 소지하려면 700시간 이상 교육을 받고 교내에 배치된 경찰은 40시간 추가 교육을 이수하는 상황에서 고작 24시간 교육이 말이 안 된다는 비판도 있다.

2018년 갤럽 조사에서는 교사 497명 중 73%가 교내 총기 소지에 반대했고, 20%만 총기 소지가 학교를 더 안전하게 만들 것이라고 답했다.

NYT는 교사의 총기 소지가 총격을 막는다는 근거가 미약하지만 '총을 든 악당을 막을 수 있는 것은 총을 든 선량한 사람뿐'이라는 전미총기협회(NRA)의 슬로건이 점점 호소력을 갖게 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총격을 막지 못하는 정부의 무능이 이미 코로나19와 학교 내 인종·성 문제 교육 등에 대한 논란으로 스트레스가 상당한 교사에게 학교를 보호할 의무까지 부여하며 어깨를 더 짓누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학교에서 총을 난사하는 이들이 주로 자살 위기에 처한 청소년이라는 점에서 위험인물을 사전에 파악해 심리 치료를 지원하고 그들이 총기에 쉽게 접근할 수 없도록 안전하게 관리하는 게 더 중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무엇보다 과연 교사가 총이 있다고 총격범을 제압할 수 있겠느냐는 현실적인 의문도 있다.

파크랜드 고교 총격 당시 보안관보 출신의 무장한 보안직원이 있었지만 그는 학교 밖 안전한 곳으로 대피했고, 유밸디 초등학교 총기 난사 때는 경찰 376명이 출동했으나 1시간 넘게 진압 작전을 펼치지 않았다.

오하이오 최대 교원노조의 스콧 디마우로 위원장은 "훈련받은 경찰도 막지 못하는데 무슨 근거로 제대로 훈련도 받지 못한 교사나 교직원이 총기난사범을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고 반문했다.

bluekey@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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