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행 강행한 펠로시…톈안먼 추모시위하다 쫓겨난 '對中 매파'

입력 2022-08-03 01:49   수정 2022-08-03 02:30

대만행 강행한 펠로시…톈안먼 추모시위하다 쫓겨난 '對中 매파'
2003년부터 민주당 하원 이끌어…미 역사상 첫 여성 하원의장 기록
의정활동 내내 인권 고리로 對中강공책…바이든 신중론에도 전격 방문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2일 밤 대만 방문을 강행한 낸시 펠로시(82) 미국 하원 의장은 인권을 고리로 수십 년째 대중국 강경 기조를 이어온 의회 내 대표적인 '대(對)중국 매파'로 통한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권력 서열 3위인 펠로시 의장의 상징성 탓에 중국과 관계 악화를 우려해 대만행에 신중론을 표했지만, 그의 의지를 꺾지 못했다.
펠로시 의장은 의회 내 민주당 일인자로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에 적극적으로 협력했던 최대 원군이었지만, 대만 방문 문제만큼은 바이든 대통령의 우려를 물리치고 자신의 소신을 관철한 셈이 됐다.
그는 당초 4월 아시아 순방을 계획했을 때 대만 방문 일정을 포함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리는 바람에 순방 일정 자체가 취소됐다.
펠로시 의장은 1997년 뉴트 깅그리치 당시 하원 의장 이래 대만을 방문한 최고위급 방문 인사이기도 하다.
펠로시 의장은 1987년 캘리포니아주에서 출마해 연방 하원 의원에 당선된 뒤 35년간 의정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2003년 민주당의 하원 수장인 원내대표로 등극한 뒤 지금까지 하원 민주당을 이끌고 있다. 민주당이 다수석이던 2007∼2011년 기간과 2019년부터 지금까지 하원 의장을 맡고 있다. 여성이 하원 의장이 된 것은 미 역사상 펠로시가 처음이다.
펠로시 의장의 대중 강경론은 중국을 미국의 최대 전략적 경쟁자로 규정하고 팽창 억제와 중국 견제를 위한 인도태평양 전략을 외교정책의 최우선 순위로 둔 바이든 행정부의 시각과 유사하다.

하지만 펠로시 의장은 의정 활동 초기부터 중국의 인권 문제를 고리로 강력한 대응을 촉구해온 소신파로 통한다.
펠로시 의장과 중국의 '악연'을 보여주는 가장 유명한 일화는 의정 활동 4년이 갓 지난 1991년 9월 중국 베이징 톈안먼(天安門) 광장 추모 사건이다.
그는 1989년 유혈 진압된 톈안먼 민주화 운동 현장에서 '중국의 민주주의를 위해 죽어간 이들에게'란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펼쳐 들고 추모 성명을 낭독했다가 공안에 쫓겨났고 취재기자들은 일시 억류됐다.
이 사건은 대중국 매파로서 펠로시 의장의 입지를 강화한 계기였다.
펠로시 의장은 톈안먼 민주화 시위 33주년을 맞은 올해에도 성명을 내고 공산당을 '억압 정권'이라고 비판하면서 "톈안먼 시위는 정치적 용기를 발휘한 가장 위대한 행동 중 하나였다"고 평가했다.
펠로시 의장은 이후에도 중국에 대한 비판을 가감 없이 쏟아냈다.
2002년 후진타오 당시 중국 부주석에게 구금된 중국·티베트 활동가들의 석방을 촉구하는 편지 4통을 전달하려고 했으나 상대의 거부로 실패했다.
하지만 7년 후 주석이 된 후진타오에게 류샤오보 등 정치범들의 석방을 촉구하는 서신을 직접 전달했다.

펠로시는 중국의 인권 탄압을 이유로 2008년 베이징 하계올림픽과 2022년 동계올림픽에서 선수단을 보내되 사절단을 파견하지 않는 '외교적 보이콧'을 주장했다. 실제 올해 동계올림픽에서는 이 주장이 관철됐다.
그는 올해 동계올림픽 개막 전날 미 선수단에 "중국 정부의 화를 초래할 위험을 무릅쓰지 말라. 왜냐면 그들은 무자비하기 때문"이라고 조언하는 형식을 통해 중국을 겨냥했다.
펠로시 의장은 2017년 홍콩의 민주 세력이 투옥된 뒤 유죄 판결을 받자 "세계의 양심에 충격을 준 부당한 판결"이라고 비판했다.
또 국가보안법에 반대해 홍콩의 민주화 시위가 벌어진 2019∼2020년에는 시위대 지도부를 만나 지지를 보여줬다.
1990년대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때도 인권 기록과 연계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지만 수용되진 않았다.
jbryo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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