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중앙은행 경기침체 예고하며 27년만에 금리 '빅스텝'(종합2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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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2-08-05 03:23  

영국 중앙은행 경기침체 예고하며 27년만에 금리 '빅스텝'(종합2보)

영국 중앙은행 경기침체 예고하며 27년만에 금리 '빅스텝'(종합2보)

기준금리 1.75%로 0.5%포인트 인상…금융위기 후 첫 보유자산 매각 계획

어두운 경제전망…4분기 경기침체 진입하고 물가 상승률 13% 넘는다



(런던=연합뉴스) 최윤정 특파원 =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BOE)이 경기침체를 예고하면서도 두 자릿수 물가 급등세를 잡기 위해 27년 만에 금리 '빅스텝'을 단행했다.

BOE는 4일(현지시간) 통화정책위원회(MPC)에서 기준금리를 1.25%에서 1.75%로 0.5%포인트 올리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금리 인상 폭은 예견된 수준으로, 1995년 2월 이후 최대이다. 현재 금리는 금융위기 때인 2008년 12월 이후 가장 높다.

BOE는 정책위원 9명 중 8명이 0.5%포인트 인상에 동의했고, 1명이 0.25%포인트 인상 소수의견을 냈다.

BOE는 작년 12월 세계 주요국 중앙은행 중 가장 먼저 움직인 이후 이번까지 6차례 연속 금리를 올렸다.

코로나19 사태 후 사상 최저수준인 0.1%로 떨어진 금리를 처음엔 0.15%포인트 올렸고 이어 0.25%포인트씩 인상했다.

코로나19와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로 체력이 떨어진 상황에서 성장 동력을 훼손할까 봐 완만한 속도로 인상한 것이다.

그러나 물가 상승세가 더 가팔라지면서 늑장 대응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미국과 유럽 중앙은행도 적극 행동에 나서자 결국 BOE도 속도를 올렸다. 이에 더해 보유자산 매각 계획까지 내놨다.

올해 4분기부터 내년 말까지 장기간 경기침체를 예고하면서도 당장 물가 상승세가 심각하다고 본 것이다.



BOE는 올해 4분기 물가상승률 정점을 11%에서 1980년 이후 최고인 13.3%로 올려잡았고 내년에도 중반까지 10% 이상에 머물 것으로 내다봤다. 당초 목표치인 2%를 크게 이탈한 수준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가스 등 에너지 가격 급등이 물가 상승의 주요인으로 꼽혔다.

BOE는 가구 평균 에너지 요금이 현재 연 1천971파운드(312만 원)에서 연 3천500파운드(554만 원)로 약 70% 올라갈 것으로 전망했다.

이와 함께 코로나19 사태 이후 공급망 문제와 수요 증가도 물가를 올리고 있다. 특히 영국에선 브렉시트 이후 노동력 부족 요인이 겹쳤다.

BOE는 미국 등의 금리 인상 속도를 따라가지 않으면 파운드화 가치가 더 떨어지고 이로 인해 수입 물가가 상승하면서 인플레이션이 심해질 것이란 우려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최근 연이어 금리를 0.75%포인트씩 인상하며 '자이언트 스텝'을 밟았고, 지난달 유럽중앙은행(ECB)도 11년 만에 처음으로 금리를 올리면서 0.5%포인트 인상했다.

BOE로선 마이너스 성장을 전망하면서도 돈줄을 조이지 않을 수 없는 진퇴양난의 상황인 셈이다.

5분기 연속 경기침체는 금융위기 때나 1990년대 초와 비슷한 기간이다. 연간 성장률 전망치는 2023년 -1.5%, 2024년 -0.25%다.

앤드루 베일리 BOE 총재는 BBC 인터뷰에서 "가계 어려움을 알고 있지만 지금 금리를 올리지 않으면 상황은 더 악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BOE 발표 후 영국 보수당 대표 및 총리 후보인 리즈 트러스 외무부 장관은 "긴급 예산과 감세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고 리시 수낵 전 재무부 장관은 "다음 정부는 반드시 인플레이션을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BOE는 10여 년간 이어진 양적완화 시대에 마침표를 찍고 주요국 중 처음으로 대차대조표 축소(양적 긴축·QT)에 나서겠다며 구체적 계획을 발표했다.

BOE는 다음 달 회의에서 승인이 나면 자산 매각을 시작할 계획이며, 현재 보유자산 8천440억 파운드(1천347조 원) 중 400억 파운드어치를 1년간 처분하는 방안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만기 도래분을 합하면 800억 파운드가 줄어들게 된다.

merciel@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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