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위안부 피해 공개증언 31주년…베를린서 "日 역사왜곡 반대"

입력 2022-08-15 05:01  

日위안부 피해 공개증언 31주년…베를린서 "日 역사왜곡 반대"
베를린 일본여성모임, 일본군 가해 공개증언 낭독…"日정부 역사왜곡 대항"

(베를린=연합뉴스) 이율 특파원 = "진실은 이긴다. 우리가 역사다"
14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의 브란덴부르크문 앞 광장에서 열린 일본군 위안부 피해 공개증언 31주년 기념 시위에서 참가자들은 한국어, 영어, 독일어, 일본어로 이런 구호를 외쳤다.


이날 시위를 공동주최한 베를린 일본여성모임은 "31년 전인 1991년 8월 14일에 한국의 김학순씨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를 처음 공개증언한 이후 아시아 전체의 위안부 피해자들이 공개증언에 동참하면서 일본 정부에 공개사과와 개별배상을 요구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하지만, 일본 정부는 책임을 부정하고 피해자들의 요구를 거부하고 있다"면서 "일본 정부는 역사에서 이 부분을 지워버리고 위안부에 대한 언급을 역사교과서에서 삭제하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일본 정부의 역사왜곡에 반대하고 대항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이어 회의나 법정 등에서 일본군 위안부 가해 사실을 공개적으로 밝히고 사죄한 전 일본군 병사 야스이 가네코, 하지메 콘도, 마사미 야노 등의 증언을 낭독했다.


1941년 만주에 이어 인도차이나에서 일본군에 복무했던 마사미 야노는 "만주에는 여러 곳의 위안소가 있었고, 나는 당연히 그곳을 방문했다"면서 "필리핀에도 위안소가 있었는데 그곳에는 한국과 대만은 물론, 필리핀 여성들이 있었다"고 증언했다.
그는 "전쟁 초반에는 이들을 지켜주는 쪽이었지만, 말미에는 종종 소녀들을 성폭행했다"면서 "1945년 3월 부대가 모두 말살된 이후 도피하다 일본의 항복 이후 포로로 이송될 때 돌을 던지며 '강도들', '죽어라'고 외치는 소리를 들었는데, 필리핀 주민들에게 한 짓을 생각하면 우리의 죄가 얼마나 큰지 의식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가해자라는 사실에서는 벗어날 수 없다"면서 "전쟁이 끝난 지 60년이 지난 지금 전사한 전우들과 필리핀 주민들을 생각했을 때 나는 이 비극적인 경험을 증언할 책임이 있다"고 덧붙였다.


한정화 코리아협의회 대표는 "김학순 할머니의 용기는 일본의 식민지배를 받았던 수백명의 여성들이 침묵을 깨는 계기가 됐다"면서 "피해 여성들이 점점 더 세상을 떠나고 있다. 우리는 함께 전쟁지역의 여성에 대한 성폭력을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시위에서는 남북한과 대만, 중국, 필리핀, 말레이시아, 동티모르, 인도네시아, 네덜란드 출신 일본군 위안부 피해현황을 소개하는 플래카드와 지도도 소개됐다.


베를린일본여성모임과 코리아협의회가 공동주최한 이날 시위에는 독일 필리핀 여성 모임 가브리엘라와 베를린 야지디 여성위원회, 쿠르드족 여성위원회, 베를린 여성 살해반대네트워크 등이 연대발언을 했다.
시위에는 극우에 반대하는 할머니들 등 독일 시민단체 활동가들과 독일 시민들, 재독 한일 여성들을 포함해 누적 70여명이 참석했다.
yulsi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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