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카라과 오르테가 정권, 가톨릭 탄압 심화…종교 행진도 불허

입력 2022-08-15 05:06  

니카라과 오르테가 정권, 가톨릭 탄압 심화…종교 행진도 불허
'내부 안전' 이유로 행진 막아…가톨릭 라디오 폐쇄 등 갈등 고조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중미 니카라과에서 다니엘 오르테가 정권과 가톨릭의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
지난 13일(현지시간) 니카라과 수도 마나과의 대성당에선 경찰의 삼엄한 경비 속에서 레오폴도 브레네스 추기경이 집전한 미사가 열렸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브레네스 추기경은 "지금 우리 교구들이 처한 상황" 때문에 "큰 기쁨뿐 아니라 큰 슬픔도 안고" 이 자리에 모였다며, 신을 향해 "그들을 용서하시라. 그들은 무슨 일을 저지르고 있는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당초 마나과 대교구는 이날 파티마의 성모를 기리는 행진을 벌일 계획이었다.
그러나 오르테가 정부는 '내부 안전'을 이유로 행진을 불허했고, 가톨릭은 대신 신자들에게 대성당으로 모여 "성당과 니카라과를 위해" 기도하자고 촉구했다.
경찰로 둘러싸인 성당 안팎에서 수백 명의 신자는 평화롭게 미사를 마쳤다.

인구의 절반이 가톨릭 신자인 니카라과에서 정부와 가톨릭의 갈등이 깊어진 것은 2018년 무렵부터다.
1979년 산디니스타 좌익 혁명 후 1990년까지, 이후 2007년부터 지금까지 장기 집권 중인 76세의 오르테가 대통령은 당시 반(反)정부 시위를 계기로 본격적인 반대파 탄압을 이어갔는데, 가톨릭도 예외는 아니었다.
정부의 시위대 탄압 과정에 니카라과 가톨릭은 시위자들을 성당에 피신시키거나 정치범 석방을 위해 중재 노력을 했고, 오르테가 정부의 권위주의적 행보에도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자신과 다른 목소리를 내는 언론과 비정부기구(NGO) 등에 줄줄이 철퇴를 가했던 오르테가 정부는 지난 3월 니카라과 주재 교황청 대사를 돌연 추방했고, 6월엔 자선활동을 벌이던 수녀회를 폐쇄했다.
최근엔 마타갈파 지역에서 가톨릭이 운영하던 라디오 방송 7곳을 강제로 닫게 한 데 이어 방송을 책임지던 롤란도 호세 알바레스 주교를 사실상 주거지에 감금한 채 수사하고 있다.
전날 마나과 미사에 참석한 신자 마리아 카르데나스는 AP에 "성당이 이런 갈등을 초래한 것이 아니다. 성당은 늘 이 정부로부터 박해받아왔다"며 "성당이 현실을 묵인하거나 무릎 꿇지 않으면 박해 대상이 된다"고 성토했다.
mihy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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