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전쟁 6개월] ①전선 교착 속 소모전…막대한 인명손실, 전국토 황폐화

입력 2022-08-21 07:07   수정 2022-08-23 18:01

[우크라전쟁 6개월] ①전선 교착 속 소모전…막대한 인명손실, 전국토 황폐화
러, 우크라 항전의지 과소평가…초기 고전 끝에 키이우 공략 실패
전열 재정비 후 동·남부 장악…장거리무기 지원받은 우크라, 반격 시도
민간인 사망자 1만명 넘은 듯…우크라 "경제 재건에 980조원 필요"

[※편집자 주 = 오는 24일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6개월이 됩니다. 숱한 조짐과 경고에도 불구하고 러시아가 실제로 침략을 감행할 것으로 예상한 이는 많지 않았고 전쟁이 이토록 길게 이어지리라고 전망한 사람은 더욱 적었습니다. 2차 대전 이후 유럽에서 일어난 최대의 무력분쟁인 이 전쟁은 참혹한 파괴와 살상, 인도주의적 재난을 야기했고 유럽은 물론 전 세계에 걸쳐 정치, 외교·안보, 경제 등 다방면의 격변을 불러일으켰습니다. 현재로서는 전쟁이 언제 끝날지 짐작조차 할 수 없으며 인류 절멸의 위험을 가져올 핵전쟁의 가능성마저 제기되고 있습니다. 연합뉴스는 전쟁 6개월을 맞아 이 전쟁의 진행 경과와 의미, 전망 등을 짚어 보는 기사 6건을 일괄 송고합니다.]



(이스탄불=연합뉴스) 조성흠 특파원 = 2월 24일 새벽,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특별 군사작전'을 선언하고 20만 명에 가까운 병력으로 전면 침공을 감행했다.
러시아는 며칠 안에 전쟁을 끝낼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지만, 결과적으로 보면 이는 우크라이나의 항전의지를 과소평가한 데서 나온 오판이었다.
우크라이나의 예상 밖 선전으로 요약할 수 있는 초기 전쟁 양상은 전열을 정비한 러시아가 동부 돈바스 공략에 집중해 일정한 성과를 내는 방향으로 반전했으나 지금은 어느 쪽도 우세를 주장하기 어려운 교착 국면이 지속되고 있다.
전쟁이 길어지면서 인명 피해도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양국 군 합쳐 사상자가 10만 명을 크게 넘긴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민간인 사망자가 1만 명을 넘었다는 추정이 나온다. 1천만 명이 넘는 우크라이나인이 황폐해진 고국을 등져야 했다.



◇ 허술했던 러시아군 한 달 만에 키이우·북부 전선에서 철수
올해 3월 나온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분석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의 애초 계획은 이틀 내에 키이우를 점령하고 친러시아 정부를 수립하는 것이었다.
실제로 개전 직후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의 저항이나 전쟁의 장기화에 전혀 대비하지 않은 듯 지휘체계나 병력과 장비의 전개, 보급 등 모든 면에서 군사대국답지 않은 허술한 모습을 보였다.
아무런 엄호, 보호조치 없이 간선도로를 따라 이동하면서 노출된 러시아군 탱크와 장갑차들이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용 드론과 재블린 미사일을 비롯한 대전차 무기의 손쉬운 먹잇감이 된 것이 대표적인 예다.
결국 무리하게 진격하던 러시아군은 막대한 피해를 낸 채 한 달 만에 수도 키이우와 북쪽 전선에서 후퇴하기 시작했다. 수도 공략에 실패한 이상 후방 지원 없이 전방위 공세를 이어가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우크라이나군은 키이우에 이어 제2의 도시인 동북부 하르키우 주변에서도 러시아군을 몰아내며 북쪽 국경을 완전히 회복했다.



◇ '방향 전환' 러시아, 포격전 통해 동부·남부 점령지 구축
4월 들어 러시아는 친러시아 주민이 많은 동부 돈바스와 2014년 점령한 남부 크림반도를 연결하는 점령지를 구축하는 것으로 목표를 수정했다.
이에 따라 동부 돈바스에 공세를 집중하는 한편, 개전 초기 기갑전력을 앞세운 전격전 전략도 수정했다.
러시아의 선택은 압도적 우위를 보유한 포병 화력을 통해 우크라이나의 방어선을 차근차근 무너뜨리는 것이었다.
더디지만 안정적인 전략이 주효한 결과 러시아는 남부와 동부 핵심 요충지를 잇달아 장악했다.
5월 20일에는 2천여 명의 우크라이나군이 최후 항전을 벌이던 동남부 해안도시 마리우폴을 포위 공격 끝에 함락함으로써 2014년 합병한 크림반도에서 돈바스의 친러 반군 지역까지 해안선을 연결하는 데 성공했다.
러시아는 여세를 몰아 돈바스의 미점령지 공략에 박차를 가했고, 6월 말 세베로도네츠크에 이어 7월 초에는 리시찬스크까지 장악하며 루한스크주를 완전히 점령하기에 이르렀다.
화력에서 압도당한 우크라이나는 방어에 치중하며 적 병력을 최대한 소모하게 만든 뒤 후퇴하는 양상이 이어졌다.



◇ 전쟁 장기화에 전선 정체…우크라, 헤르손에서 전세 역전 노려
전쟁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7월 이후 러시아의 공세는 눈에 띄게 힘이 빠진 모습이다.
러시아는 애초 돈바스 해방이라는 전쟁 명분을 위해서라도 루한스크에 이어 도네츠크까지 점령해야 하지만, 좀처럼 도네츠크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영국 국방부는 지난 한 달간 러시아가 돈바스에서 전진한 거리가 평균 3㎞에 못 미치는 것으로 분석했다.
반면 우크라이나군은 미국이 제공한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을 비롯한 장거리 무기 체계를 본격적으로 가동하며 러시아군의 후방 탄약고와 보급로를 연이어 타격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남부 크림반도와 맞닿은 헤르손 수복 작전을 선언했고, 이에 러시아가 남부 전선으로 병력을 재배치하는 한편 영토 완전 편입을 위한 주민투표를 서두르면서 헤르손에서의 일전이 예고된 상태다.
최근에는 크림반도 내 러시아 공군기지와 탄약고에서 발생한 폭발이 우크라이나군 또는 현지 우크라이나 조직의 공격에 의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도는 가운데 젤렌스키 대통령이 크림반도 수복 의지를 천명하면서 남부 전선의 긴장감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 민간인 대상 학살에 포격까지…양국 모두 막대한 인명피해
전쟁이 길어지면서 특히 우크라이나의 상흔은 날로 깊어지고 있다. 초기 러시아군이 점령했다 물러난 키이우 북부 부차 등지에서는 민간인 시신 수백 구가 발견돼 세계가 경악했다.
전선이 정체된 시기 러시아군이 후방 대도시를 겨냥해 수시로 미사일 공격을 가하면서 민간인 피해가 끊이지 않았다. 러시아의 무차별 포격 전략도 민간인 희생을 키웠다.
국제아동권리 비정부기구 세이브더칠드런은 이번 전쟁으로 인한 민간인 사망자가 1만2천 명을 넘겼다고 밝혔다.
고국을 등진 우크라이나 피란민이 1천만 명에 달하는 등 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 규모의 난민 사태가 발생했다.
군인 피해는 더욱 막대하다. 미국 국방부는 최근 러시아군 사상자가 8만 명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우크라이나군도 러시아에 버금가는 피해를 봤을 것으로 추정된다.
격전이 벌어진 마리우폴이 초토화된 것을 비롯해 우크라이나 전 국토도 회복하기 어려운 피해를 봤다.
데니스 슈미갈 우크라이나 총리는 초토화된 경제 복구를 위해 7천500억 달러(약 980조 원)의 재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jos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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