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데미, 50년 전 시상식서 차별 받은 원주민에 사과

입력 2022-08-16 10:03  

아카데미, 50년 전 시상식서 차별 받은 원주민에 사과
활동가 겸 배우 리틀페더, 1973년 브랜도 대신 연설했다가 곤욕
아카데미 회장 "용기 인정받지 못해…사과와 존경 표한다"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오스카상을 주관하는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가 약 50년 전 시상식에서 원주민 배우가 받은 차별에 공식 사과했다.
15일(현지시간) AFP·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AMPAS는 1973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원주민 인권 운동가이자 배우인 사친 리틀페더가 부당한 대우를 받은 것에 대해 사과했다고 밝혔다.
리틀페더는 1972년작 '대부(The Godfather)'로 남우주연상 수상자로 선정된 말런 브랜도를 대신해 원주민 복장 차림으로 단상에 올라 성명을 발표했다가 무시와 차별, 협박에 시달려야 했다.
당시 브랜도는 원주민에 대한 할리우드의 부당한 대우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시상식을 보이콧하고 리틀페더가 대신 항의 성명을 읽도록 했다.
리틀페더는 무대에서 자신을 아파치족으로 소개하고, 원주민이 영화 업계에서 받는 대우 때문에 브랜도가 이 상을 받을 수 없다는 점을 설명하면서 수상을 대신 거부했다.
리틀페더는 "60초 이상 발언하면 강제로 끌어내겠다"는 아카데미 관계자 경고에 따라 짧은 소감 수준으로 연설을 마무리했다.
당시 20대였던 리틀페더는 올해 75세가 돼서야 사과를 받게 됐다.
이 연설로 리틀페더는 관객에게 박수와 동시에 야유를 받았고 무대 밖에서는 차별과 폭행 위협에 시달렸다.

이날 AMPAS는 홈페이지에 리틀페더가 당시 연설로 50년 동안 차별받았다고 전하면서 6월 18일자로 데이비드 루빈 아카데미 회장이 리틀페더에게 보낸 사과 편지 전문을 공개했다.
루빈 당시 회장은 리틀페더 연설을 가리켜 "존중의 필요성과 인간 존엄성의 중요성을 계속해서 일깨워주는 강력한 발언"이라고 평가하는 한편 "이 발언으로 당신이 감내했던 학대는 정당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너무 오랫동안 당신이 보여준 용기는 인정받지 못했다"며 "이에 대해 가장 깊은 사과와 더불어 진심으로 존경을 표한다"고 전했다.
또 이날 아카데미영화박물관 측은 다음 달 17일 리틀페더와 함께하는 특별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리틀페더는 성명에서 "아카데미 사과와 관련해 우리 원주민은 매우 참을성 있는 사람들이다. 겨우 50년밖에 되지 않았다"며 "이 문제에 대해 우린 항상 유머 감각을 유지해야 한다. 이게 우리 생존 방식"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kit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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