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월드, 천안함 장병 25명 미니홈피 자료 유족에 전달

싸이월드, 천안함 장병 25명 미니홈피 자료 유족에 전달
신청 34명 중 비공개 계정 제외하고 24일 천안함재단에 발송


(서울=연합뉴스) 임성호 기자 = 싸이월드가 2010년 3월 천안함 피격 사건으로 희생된 해군 장병들의 사진첩과 게시글 등 미니홈피 자료를 복원해 유가족에게 전달했다.
25일 싸이월드를 운영하는 싸이월드제트에 따르면 이 회사는 천안함 희생 장병 25명의 미니홈피 공개 데이터를 저장매체에 내려받은 뒤 전날 천안함재단에 이를 발송했다. 재단은 이 자료를 유족에게 개별적으로 전달할 예정이다.
희생 장병 46명 가운데 34명의 유족이 싸이월드제트에 자료 복원을 신청했다. 다만 희생 장병 중 9명은 계정이 비공개 상태여서 데이터를 복원한 후에도 전달할 수 없었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싸이월드제트는 이용약관상 개인의 비공개 데이터를 회사가 유족에게 전달할 권한이 없다고 부연했다.
이번 데이터 전달은 싸이월드제트가 올해 6월 27일 국가보훈처에 천안함 희생 장병의 미니홈피 공개 자료를 원하는 유족에게 전달하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내고, 보훈처가 이를 재단에 전달하면서 추진됐다.
이는 2010년 천안함 유족 일부가 희생 장병의 미니홈피 자료를 당시 싸이월드를 운영하던 SK커뮤니케이션즈 측에 처음 요구한 지 12년만이다. 당시 SK커뮤니케이션즈는 관련 규정이 없다는 이유를 들어 유족의 요청을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싸이월드는 이후 운영사 변경 등을 거쳐 2019년 10월 서비스가 중단된 후 지난해에 운영사가 싸이월드제트로 바뀌었다.
싸이월드제트가 올해 4월 2일 서비스를 재개한 뒤 이용약관을 개정해 6월 24일 '디지털 상속권 보호 서비스'를 시행하면서 희생 장병의 싸이월드 자료를 유족이 받아볼 길이 열렸다.

싸이월드제트는 개정 이용약관에서 세상을 떠난 싸이월드 회원이 생전에 올렸던 사진과 글 등 게시물 가운데 공개 설정된 것들만 유족에게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게시물 가운데 상속인에게 이전할 경우 피상속인인 회원의 비밀을 침해할 가능성이 있거나 기타 상속인에게 이전하기에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되는 게시글에는 서비스가 제한될 수 있다고 알렸다. 비공개 계정의 게시글 등이 이 상황에 해당한다는 것이 회사의 설명이다.
한편 디지털 상속권 보호 서비스 신청 건수는 23일까지 2달간 4천211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회사가 요구하는 가족관계증명서 등 증빙서류를 구비해 신청한 건수는 2천902건이며, 데이터 전달을 마친 건수는 2천305건이다.
싸이월드제트 측은 "과거 싸이월드가 거부했던 천안함 용사들의 데이터 전달을 올해 할 수 있게 돼 너무나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며 "10년이 걸렸지만, 지금이라도 유족분들께 작은 위로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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