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테크+] "학교 주위에 나무 울타리 만들면 미세먼지 유입 막아준다"

입력 2022-08-28 06:00  

[사이테크+] "학교 주위에 나무 울타리 만들면 미세먼지 유입 막아준다"
英 연구팀 "키 높이 나무 울타리, 카본 블랙·초미세먼지 유입 차단 확인"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도로변에 있는 학교 주위에 사람 키 높이 정도의 나무를 심어 울타리를 만들면 카본 블랙이나 초미세먼지 같은 대기오염 물질이 학교로 유입되는 것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랭커스터대 바버라 마허 교수팀은 28일 과학저널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서 도로와 학교 운동장 사이에 나무를 심는 실험을 통해 나무 울타리가 어린이들에게 해를 끼치는 교통 관련 유독성 오염물질의 학교 유입을 상당 부분 막아준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교통 관련 대기오염 물질은 심혈관, 호흡기, 신경학적 건강 등 다양한 건강 위험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위험은 주요 장기 발달 단계에 있는 초등학교 취학 연령대 어린이들에게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우려된다.
특히 대기오염 물질 중 초미세 먼지는 심혈관 질환과 사망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꼽힌다. 초미세 먼지는 매년 전 세계에서 발생하는 600만∼900만 명의 조기 사망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연구팀은 2019년 여름방학 기간에 영국 맨체스터 지역 4개 초등학교 주위에 종류가 다른 나무로 키 높이의 울타리를 조성한 뒤 도로에서 발생하는 오염물질들이 학교로 얼마나 유입되는지를 분석했다.
한 학교 주위에는 담쟁이덩굴로, 한 학교에는 미국삼나무로, 한 학교에는 미국삼나무와 자작나무, 향나무 혼합으로 울타리를 만들었고 한 학교는 비교를 위해 울타리를 조성하지 않았다.
그 결과 초미세먼지와 내연기관 불완전 연소로 발생하는 카본 블랙 차단 효과는 미국삼나무 울타리가 가장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로에서 학교로 유입되는 카본 블랙의 양은 49% 줄었고 PM2.5(지름 2.5㎛ 이하의 초미세먼지)와 PM1.0(극초미세먼지)은 각각 46%와 26% 감소했다.
담쟁이덩굴 울타리를 설치한 학교는 운동장의 미세먼지 농도는 크게 줄었지만 카본 블랙은 증가했으며, 미국삼나무와 자작나무, 향나무 혼합 울타리의 오염물질 차단 효과는 미국삼나무 울타리보다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학자들은 상록수인 미국삼나무의 작고 거칠고 풍부한 잎들이 필터처럼 작용하면서 오염물질 입자를 포집, 오염물질이 대기 중에서 순환하는 것을 막는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잎이 넓고 매끄러운 담쟁이덩굴은 오염물질 입자를 포집하는 특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추정된다.
마허 교수는 "이 결과는 오염물질 포집 기능이 우수한 나무를 잘 선택해서 울타리를 만들면 학교 운동장을 대기오염 물질로부터 보호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이는 번잡한 도로변 학교에 다니는 어린이들을 적은 비용으로 대기오염 물질로부터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확인된 나무 울타리의 효과들은 단지 학교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며 신중히 나무를 선택해 울타리를 조성하는 방법은 도시 지역에서 시민들이 교통 관련 오염물질에 노출되는 것을 줄이는 데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scitec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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