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지] 냉전종식·소련해체…고르비 집권기 세계사 격동(종합)

입력 2022-08-31 11:33   수정 2022-08-31 12:16

[일지] 냉전종식·소련해체…고르비 집권기 세계사 격동(종합)
1985년 집권…미국과 핵전력미사일조약·몰타회담으로 '데탕트'
서울올림픽 대규모 선수단 파견…1990년 한소 수교 체결
연방 내 독립 움직임 못 막아…1991년 결국 소련 해체 후 실각


(서울=연합뉴스) 김동호 기자 = 옛 소비에트 연방(소련)의 마지막 지도자인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련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91세를 일기로 타계했다.
고르바초프는 집권 이후 소련의 개혁·개방 정책을 추진하고 동서독 통일을 용인하는 등 전제주의적 사회주의 체제를 무너뜨리고 냉전을 끝낸 주역으로 평가받는다.
그는 한국과의 수교에 물꼬를 트는 등 우리나라와 인연이 깊은 인물로도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냉전체제 종식이라는 변화의 물결 속에 자국 연방 내 공화국들의 독립 열망을 막아서는 데에 실패했고, 결국 소련 해체와 함께 실각하게 됐다.
다음은 고르바초프의 정치 이력과 동시대에 벌어진 세계사 주요 사건의 일지.

▲ 1985.3 = 콘스탄틴 체르넨코 소련 공산당 서기장이 숨지자 54세로 공산당 정치국 최연소였던 고르바초프가 후임에 오르며 집권. 이후 소련의 경제적, 정치적 침체에서 벗어나기 위한 페레스트로이카(개혁) 및 글라스노스트(개방) 정책을 추진.
▲ 1985.11 = 고르바초프,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과 스위스 제네바에서 첫 정상회담. 당시 고르바초프는 데탕트(긴장 완화)와 군축 전망에 "매우 낙관적"이라고 언급.
▲ 1986.4 = 소련 영토였던 우크라이나의 체르노빌 원전에서 원자로가 폭발해 방사선 구름이 유럽으로 확산. 소련 관계자들은 사고 발생 3일 뒤에야 폭발 사실을 인정, 개방 정책에 대한 국제사회의 의문이 제기됨.
▲ 1986.12 = 고리키 지역으로 추방돼 있던 반체제 물리학자 안드레이 사하노프가 고르바초프의 전화를 받고 대담을 나눈 후 사면됨. 고르바초프 집권 중 반정부 인사와 종교인 수백 명이 풀려남.
▲ 1987.5 = 서독 청년 마티아스 루스트가 홀로 경비행기인 세스나기를 몰고 핀란드 헬싱키에서 출발, 소련 영공을 침범한 후 모스크바의 붉은 광장에 착륙. 이를 계기로 고르바초프는 개혁·개방에 반대하던 고위 군부 인사들을 숙청.
▲ 1987.10 = 고르바초프의 눈에 띄어 발탁됐던 개혁파 보리스 옐친, 더 급진적인 페레스트로이카를 주장하며 고르바초프와 갈등을 빚은 후 정치국에서 밀려남.
▲ 1987.12 = 고르바초프와 레이건은 미국 워싱턴DC에서 핵탄두를 장착할 수 있는 중·단거리 미사일을 폐기하는 내용의 '중거리핵전력조약(INF)'을 체결. 두 정상이 조인한 첫 조약이자, 동서 간 냉전 종식으로 향하는 상징적 사건으로 평가됨.
▲ 1988.9 = 소련, 서울 올림픽에 788명의 대규모 선수단 보내며 8년만에 올림픽 참여. 앞서 1980년 러시아가 개최한 모스크바 올림픽을 미국이 보이콧하자 1984년 미국 LA에서 열린 올림픽에도 소련과 동구권이 불참했던 바 있음.
▲ 1988.10 = 고르바초프, 소련 최고회의 주석에 오르며 권력을 공고히 함.
▲ 1989.2 = 소련이 1979년부터 약 9년간 이어온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철수. 이후 발트해에 인접한 조지아, 우크라이나 등 소련 내 공화국들의 독립 움직임에 탄력이 붙음.
▲ 1989.3 = 소련 사상 처음으로 자유 총선거가 열려 새 의회인 인민대표회의가 구성됨. 이 과정에서 에스토니아·라트비아·리투아니아 등 발트3국 지역에서는 독립·분리주의자들이 다수 의석을 차지했고, 공산당 창립 멤버인 고령의 유력 정치인들은 대거 낙선.

▲ 1989.11 = 동베를린에서 일어난 대규모 시위로 동독 정부가 통제력을 상실하는 등 소련의 위성국인 동유럽 국가 정부들이 사실상 해체 수순을 밟게 됐지만, 소련은 별다른 개입에 나서지 않음.
▲ 1989.11 = 동베를린에서 일어난 대규모 시위로 1961년 축조된 '베를린 장벽'이 무너져 동서독 간 왕래가 사실상 자유화됨. 2차 세계대전 후 독일이 쪼개졌을 당시 동독에 위치한 수도 베를린도 서독과 함께 분할해 통치하기로 했는데, 서독과의 교류를 차단하기 위해 동독이 서베를린을 섬처럼 에워싸며 세운 것이 베를린 장벽. 베를린 장벽 붕괴 시기 통제력을 상실한 동독을 비롯해 소련의 위성국인 동유럽 국가 정부들이 사실상 해체 수순에 들어섰으나, 소련은 별다른 개입에 나서지 않음.
▲ 1989.12 = 고르바초프와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지중해 몰타에서 열린 미·소 정상회담에서 냉전 종식을 공식 선언.
▲ 1990.2 = 소련 공산당, '일당 독재' 체제를 포기하고 다당제를 허용. 이 시기 소련 전역에 걸쳐 개혁을 지지하는 시위가 일어남.
▲ 1990.3 = 고르바초프, 인민대표회의에서 열린 선거에 단일 입후보, 소련의 초대 대통령으로 선출됨.
▲ 1990.6 = 고르바초프, 노태우 한국 대통령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정상회담하고 한·소 수교 원칙에 합의.
▲ 1990.9 = 한·소 외무장관,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공동성명서에 서명하고 양국 간 공식 수교 체결.
▲ 1990.10 = 독일 통일 선언. 고르바초프는 동서독 간 6차례에 걸친 통일 협상 과정에 깊이 관여하며 주요한 역할을 맡음.
= 소련 인민대표회의, 공산당의 중앙계획경제 체제를 폐기하고 시장경제를 도입하는 계획을 승인.
= 고르바초프, 노벨평화상 수상
▲ 1990.11 = 소련 인민대표회의, 고르바초프에게 거의 모든 공적 영역에서 포고령을 내릴 수 있는 권한을 부여.
= 고르바초프, 소련 체제 내에서 연방 내 15개 공화국에 실질적 권한을 이양하는 내용의 '연합 조약' 초안을 제안했으나 라트비아·리투아니아·에스토니아·조지아 4개 공화국은 이를 거부.
▲ 1990.12 = 노태우 대통령, 한국 정상 최초로 소련 방문해 크렘린궁에서 고르바초프와 정상회담.

▲ 1991.1 = 발트해 국가에서 독립운동 시위를 군사력으로 진압하는 사태가 벌어져 리투아니아에서 14명, 라트비아에서 5명이 사망.
▲ 1991.3 = 소련을 '동등한 권리를 가진 주권 공화국들의 새로운 연맹'(주권국가연맹)으로 존속시킬지를 두고 국민투표를 시행, 77.9%에 이르는 절대다수 찬성표가 나왔으나 발트3국과 아르메니아, 조지아, 몰도바 등 6개 공화국은 투표 참여를 거부.
▲ 1991.4 = 서구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대응, 1955년 소련과 동구권 국가들이 맺은 군사동맹 바르샤바조약이 폐기됨. 이에 같은 해 7월 바르샤바조약기구도 해체.
▲ 1991.6 = 옐친, 러시아 공화국의 초대 직선 대통령으로 당선.
▲ 1991.8.19 = 온건 개혁파인 겐나디 야나예프 소련 부통령이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건강 문제를 명분으로 내세워 대통령직을 가로채는 쿠데타를 감행, 일부 지역에 국가비상사태를 선포. 이날 에스토니아 의회는 소련에서의 독립을 선언.
▲ 1991.8.21 = 쿠데타 세력이 소련 전역의 반발을 산 끝에 3일 만에 진압됨. 그러나 소련 체제 유지를 원했던 '보수파'의 정치적 입지가 좁아졌고, 분리주의자 진영이 탄력을 받게 됨. 이날 라트비아 의회가 독립을 선언.
▲ 1991.8.24 = 고르바초프, 공산당 서기장에서 사임하고 당 중앙위원회를 해체한 후 당의 자산을 국가로 압류. 이날 우크라이나 의회가 독립을 선언했고, 이후 일주일 사이에 카자흐스탄과 러시아를 제외한 소련 내 공화국이 모두 연방에서 탈퇴.
▲ 1991.9.6 = 소련 인민대표회의, 리투아니아·라트비아·에스토니아의 독립을 1922년 소련 건국 당시 체결된 연방 결성 조약을 폐기하고, '신 연방 조약' 조인 때까지 임시 체제로 전환.
▲ 1991.11.16 = 러시아 공화국이 소련 내 금, 다이아몬드 광산, 원유 수출권을 확보.
▲ 1991.12.8 =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벨라루스가 '독립국가연방' 창설을 선언. 고르바초프는 이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반발했으나, 필연적인 흐름을 인정하게 됨.
▲ 1991.12.25 =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직 사임.
▲ 1991.12.26 = 소련 해체.
▲ 2022.8.30 = 고르바초프, 투병 끝에 별세.

d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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