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비상] ①원화가치 추락…최근 1주일 유로·엔·위안보다 더 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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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2-09-04 05:44   수정 2022-09-04 09:10

[환율비상] ①원화가치 추락…최근 1주일 유로·엔·위안보다 더 내려

[환율비상] ①원화가치 추락…최근 1주일 유로·엔·위안보다 더 내려

달러 절상폭보다 3.4배 더 절하…유로·엔·위안보다는 1.2∼18.1배 더 하락

원/달러 환율 1주일새 31.3원 상승…주간 상승 폭 7년 만에 최대

'킹달러'에 최대 무역적자·위안화 약세까지 겹쳐 환율 급등

작년 말 대비 원화 절하율 12%, 달러 절상률 14%보다 낮아…"아직은 선방"



(서울=연합뉴스) 민선희 기자 = 원/달러 환율이 잇따라 연고점 경신하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3년 4개월여 만에 처음으로 1,360원대까지 치솟았다.

특히 최근 들어 원화 가치는 유로·엔·위안화 등 다른 통화보다도 더 가파르게 떨어지고 있다.

4일 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지난 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1,363.0원까지 고점을 높이고 1,362.6원에 거래를 마쳤다.

환율이 1,360원대까지 오른 것은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4월 21일(고점 기준 1,367.0원) 이후 처음이다.

환율은 1주일(8월 26일∼9월 2일) 새 31.3원 올랐는데, 주간 상승 폭 기준으로 2015년 9월 21∼25일(31.9원) 이후 가장 컸다.

환율은 지난 6월 23일 13년 만에 1,300원을 돌파한 이후 ▲ 7월 6일 1,310원 ▲ 7월 15일 1,320원 ▲ 8월 22일 1,330원·1,340원 ▲ 8월 29일 1,350원 선을 차례로 뚫으며 고점을 높여왔다.

최근 환율이 빠르게 오른 것은 기본적으로 미국 달러가 강세를 나타냈기 때문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고강도 긴축 의지를 드러내면서 달러 가치가 뛰어올랐다.

이에 따라 다른 통화들도 가치가 내려갔지만, 원화 가치 하락 폭은 유로, 엔, 위안 당 다른 통화보다 유독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의 '킹달러'(달러 초강세)를 촉발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잭슨홀 미팅' 발언 이후 변동 폭을 비교해보면, 원화 가치 하락이 특히 가파르다.

원/달러 환율은 잭슨홀 미팅이 열렸던 지난 8월 26일부터 9월 2일까지 1주일간 2.35% 뛰었다.

반면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같은 기간 0.7% 올랐으며, 유로화는 달러 대비 0.13% 내렸다. 엔/달러는 1.89%, 위안/달러는 0.40% 상승했다.

이 기간 원화 가치는 달러의 절상폭보다 3.4배 더 절하됐고 달러화 기준으로 유로화보다는 18배, 엔화보다는 1.2배, 위안화보다는 5.9배 더 가치가 각각 하락했다.

지난 한주 파월 쇼크에 역대 최대 무역적자,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중국 쓰촨성 청두시 봉쇄 등 악재가 유난히 많았던 점이 반영됐다.

[표] 미국 달러화 대비 주요 통화 변화율 (+ : 절상, - : 절하)

┌──────┬──────┬─────┬─────┬─────┬─────┐

││원 │달러인덱스│유로 │일본 엔 │중국 위안 │

├──────┼──────┼─────┼─────┼─────┼─────┤

│2022년 8월 2│-2.35% │+0.70%│-0.13%│-1.89%│-0.40%│

│6일∼9월 2일││ │ │ │ │

└──────┴──────┴─────┴─────┴─────┴─────┘

다만 시계를 좀 더 길게 늘여보면 작년 말 대비 이달 1일까지 원화 절하율은 12.3%로 달러인덱스 절상률인 14.0%보다 작다. 원화가 아직은 선방하고 있다는 의미다.

같은 기간 유로화의 달러화 대비 절하율은 11.9%, 영국 파운드화는 14.4%, 일본 엔화는 17.4%를 기록했다.

국책연구원 관계자는 "연중 전체로 보면 원화가 비교적 좋은 방어력을 보였지만, 그동안 여타 통화와 키 맞추기, 무역수지 적자 등 요소가 맞물리면서 최근 들어 원화 약세가 다른 통화 대비 심화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원화 가치가 주요국 통화보다 더 약세를 나타낸 주요 이유로는 한국의 무역적자 폭 확대가 꼽힌다.

특히 지난주에는 우리나라의 8월 무역적자가 역대 최대인 94억7천만달러를 기록한 것으로 나오면서 환율을 끌어올린 요인이 됐다.

무역적자 폭 확대는 그 자체로 수급상 달러 수요가 컸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수출 부진에 따른 경제 성장 둔화 우려가 커지면서 외국인들의 한국 증시 순매도를 유발한다.

외국인들은 코스피에서 지난 1일 2천881억원, 2일 1천730억원을 순매도했다.

문정희 KB국민은행 연구원은 "지난주는 8월 무역수지 적자가 예상보다 크게 나오면서, 외국인들의 매도세를 유발했다"며 "특히 8월에 반도체가 전년 대비 감소하면서 외국인들의 투자 심리를 악화시킨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위안화 약세도 원화 약세의 요인이다. 위안화 약세는 통상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한국의 원화 약세로 이어진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위안화는 고시 환율 제도이기 때문에 상·하단이 어느 정도 제한돼 있고, 그 제한된 물량이 원화로 유입되는 경우가 많다"며 "중국발 경기 부양책의 실패, 중국발 경기 둔화 우려가 원화 약세 압력으로 이어지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유로·엔은 일종의 기축통화 역할을 하고, 위안화는 정부에서 관리되는 환율인 것을 고려하면 원화의 변동 폭이 큰 것은 당연한 일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ssu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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