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대통령 "그리스 에게해 섬 점령, 때 되면 조처할 것"

입력 2022-09-04 10:11  

튀르키예 대통령 "그리스 에게해 섬 점령, 때 되면 조처할 것"
그리스 "터무니 없는 소리…대응 않겠다"
에르도안, 내년 6월 대선 앞두고 앙숙 그리스 도발 해석도


(서울=연합뉴스) 오진송 기자 =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오랜 앙숙인 그리스의 에게해 도서지역 점령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며 "때가 되면 적절한 조처를 할 것"이라고 발언했다.
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AFP통신 등에 따르면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튀르키예 북부 삼순주(州)에서 이같이 언급하고 "그리스가 에게해 섬들을 점령하고 있는 것은 아무런 강제력이 없다"라고 말했다.
그는 "때가 되면 우리는 필요한 것을 할 것이다. 우리가 말했듯 어느 날 밤 갑자기 갈 수도 있다"라고 덧붙였다.
에르도안의 이같은 말은 그리스와 마찬가지로 분쟁을 겪고 있는 시리아에 위협을 가할 때 자주 쓰는 표현이라고 AFP통신은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에르도안 대통령이 그리스가 에게해 섬에서 무장하는 것을 비판한 적은 있지만, 점령 자체를 문제 삼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에르도안 대통령은 에게해 상공에서의 마찰과 관련해 그리스에 "더 나아가지 말라. 그렇지 않으면 무거운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튀르키예는 최근 그리스가 크레타섬에 배치된 지대공 미사일 시스템 S-300으로 에게해 상공에서 비행하던 자국 F-16 전투기를 향해 레이더를 조준했다고 비난해 왔다.
그는 "그리스에 할 말은 딱 한 마디다. 이즈미르를 잊지 말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에게해 해안도시인 이즈미르는 1차 세계 대전 직후 그리스가 점령하고 있었으나 튀르키예가 1922년 전쟁을 통해 자국 영토로 편입했다.
그리스 정부는 "튀르키예가 매일 같이 내놓는 터무니 없는 말과 위협에 휩쓸리지 않을 것"이라며 대응했다.
그리스 외무부는 "우리는 동맹국과 우리의 파트너들에게 (튀르키예의) 도발을 알릴 것"이라며 "지금처럼 위험한 시기에 동맹의 결속에 폭탄을 설치하는 것이 과연 누구인지 분명히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튀르키예와 그리스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이지만 에게해 섬 영토분쟁과 영공침범, 지중해 자원 탐사 등 여러 문제에서 마찰을 빚어왔다.
이러한 에르도안 대통령의 강경 발언은 내년 6월 대선을 앞둔 전략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지금까지 20년 가까이 집권한 에르도안 대통령은 재선 도전을 앞두고 국제무대에서 자신이 이룬 성과를 과시하거나 외교 정책과 관련한 미사여구를 늘어놓고 있다.
dindo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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