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도 '채무의 덫' 빠지나…탈레반, 中일대일로 참여 희망

입력 2022-09-06 12:55  

아프간도 '채무의 덫' 빠지나…탈레반, 中일대일로 참여 희망
"양국 경제 강화에 중요"…중국도 광물 개발 등 적극 진출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아프가니스탄이 최악의 경제난으로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집권 세력 탈레반이 중국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 참여 희망 의사를 거듭 드러냈다.
누루딘 아지지 탈레반 정부 상공부 장관 대행은 최근 중국국제방송(CGTN)과 인터뷰에서 아프간도 중국-파키스탄 경제회랑(CPEC) 프로젝트에 포함돼야 한다고 말했다고 아프간 아리아나뉴스는 5일 보도했다.
아지지 장관 대행은 좋은 이웃 나라로서 아프간은 중국의 도움으로 CPEC 프로그램에 참여하기를 희망한다며 "가능하다면 (중앙아시아의) 파미르고원을 관통해 아프간과 중국이 연결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아프간의 CPEC 참여는 양국 경제 강화에 중요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CPEC는 중국과 파키스탄이 2013년부터 추진하고 있는 대규모 인프라 프로젝트다. 중국 일대일로의 대표적 사업으로 꼽힌다.
탈레반은 재집권 직후인 지난해 9월에도 CPEC 참여 의사를 드러낸 바 있다.
당시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은 "우리는 고대 실크로드를 되살릴 수 있는 중국의 일대일로에 매우 큰 관심을 두고 있다"며 중국을 '세계 시장으로 가는 통행증'이라고 칭하기도 했다.
탈레반이 이처럼 중국에 구애하는 것은 경제 사정이 매우 안좋기 때문이다.
해외 원조 의존도가 높은 아프간 경제는 탈레반 집권 후 물가 폭등, 외화 부족 등 심각한 어려움에 부닥친 상태다.

중국과 파키스탄도 아프간과의 경제 교류에 깊은 관심을 보이는 중이다.
지난 3월에는 중국의 왕이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아프간을 전격 방문했고, 중국은 같은 달 말에는 안후이성에서 아프간 주변국 회의를 개최하기도 했다.
중국이 탈레반 정부와 관계 강화에 힘쓰는 것은 광물 자원 개발을 선점하고 신장(新疆)위구르족 분리주의 움직임을 견제하기 위함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슬람 국가인 아프간은 무슬림이 많이 사는 중국 신장 지역과 국경을 맞대고 있다.
특히 아프간에 매장된 광물은 수천조원 규모로 추산된다.
이와 관련해 중국은 최근 아프간 동부 구리 광산 개발에 본격적으로 나선 상태다.
가장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중국 업체 중 한 곳은 중국야금(中國冶金科工集團公司, MCC)이다.
이 업체는 2008년 아프간 동부 로가르주 메스 아이나크 구리광산에 대한 30년간 개발권을 따냈지만 내전 등 치안 문제로 광산 개발에 나서지 못했다.
아지지 장관 대행은 "중국 업체들이 메스 아이나크 광산의 구리 등을 채굴하는 데 도움을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탈레반 정부는 구리는 물론 중국, 인도 등에 석탄 수출을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아프간이 일대일로 프로젝트에 무턱대고 깊게 참여할 경우 스리랑카, 파키스탄이나 아프리카 일부 국가처럼 '채무의 덫'에 빠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스리랑카 등은 수익성을 면밀하게 따지지 않은 채 중국으로부터 대규모 차관을 들여왔다가 빚더미에 올라앉은 상태다.
특히 함반토타항은 스리랑카가 중국 자본을 동원해 건설했으나 차관을 상환하지 못하면서 장기 운영권을 포기한 항구다. 스리랑카 정부는 2017년 중국 국영 항만기업인 자오상쥐(招商局)에 99년 기한으로 항만 운영권을 넘겨줬다.
coo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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