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여왕 서거] 아랍국들 두루 방문했던 여왕, 이스라엘만 거른 이유는

입력 2022-09-09 17:29   수정 2022-09-09 23:32

[英여왕 서거] 아랍국들 두루 방문했던 여왕, 이스라엘만 거른 이유는
"팔레스타인 역경" 언급…"아랍권 반발 우려한 정부가 말렸을 것" 추측도



(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영국의 최장수 군주였던 엘리자베스 2세는 70년의 재위 기간 전 세계 많은 국가를 방문했다.
과거 영국의 식민지였던 영연방 국가는 거의 빠짐없이 방문했는데, 그중에서도 캐나다는 27차례에 찾았다.
50세가 된 이후 처음으로 방문한 국가 수만 해도 43개국에 달한다.
이집트와 요르단 등 중동과 북아프리카의 아랍권 국가들도 고인이 된 여왕의 방문국 목록에 올라 있다.
그러나 여왕은 이스라엘은 방문하지 않았다.
아일랜드 태생으로 1983∼1993년 이스라엘 대통령을 지낸 차임 헤르조그(1997년 사망)가 초청했지만, 여왕은 끝내 응하지 않았다.
다만, 남편인 필립공(1994년)과 아들인 찰스 3세(1995년), 그리고 윌리엄 왕자(2018년) 등 영국 왕족들은 각각 공식, 비공식적으로 이스라엘을 방문한 적이 있다.
엘리자베스 여왕의 '이스라엘 패싱' 이유는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현지 일간 예루살렘 포스트는 여왕이 1984년 요르단 방문 이후 이스라엘에 점령당한 팔레스타인의 역경을 거론하고 이스라엘의 대팔레스타인 정책에 동의하지 않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고 전했다. 요르단에 속해 있던 팔레스타인은 1967년 3차 중동 전쟁 당시 이스라엘에 점령됐다.
또 신문은 영국 외교부가 아랍권의 반발을 우려해 여왕에게 이스라엘을 방문하지 말라고 조언했을 것이라는 믿음도 있다고 소개했다.
일간 하레츠는 1986년 마거릿 대처 전 총리가 영국 지도자로는 처음으로 이스라엘을 방문했을 당시 여왕이 언제 이스라엘을 방문할지를 묻는 현지 기자들에게 "하지만 내가 여기 있다"고 답한 일화와, 이스라엘에 부임하는 영국 대사들이 같은 질문에 약속이나 한 듯 "항구적 평화가 찾아올 때"라고 답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신문은 이런 여왕의 이스라엘 외면을 '비공식적 보이콧'이라고 규정했다. 하지만 여왕은 영국 내 유대인 커뮤니티와는 좋은 관계를 유지했다.
최고 랍비 임마누엘 야코보비츠와 조너선 삭스에게 각각 귀족 지위를 부여하고 다수의 영국 내 유대인에게 기사 작위를 하사하기도 했다.
현 이스라엘 지도자들은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서거를 애도했다.
야이르 라피드 이스라엘 총리는 "이스라엘 정부와 국민을 대표해 영국 왕가와 국민들에게 애도의 뜻을 전한다"며 "여왕은 비교불가능한 지도력과 헌신을 남겼다"는 애도문을 발표했다.
하임 헤르조그 전 대통령의 아들인 아이작 헤르조그 현 대통령은 "한 시대가 저물었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역사적 인물이다. 그는 역사를 살았고 역사를 만들었으며, 참으로 훌륭하고 감명 깊은 유산을 남겼다"고 말했다.
meola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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