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맘놓고 오래 달려도 걱정없는 전기차…현대차 아이오닉6
500㎞ 넘는 주행거리와 실내공간 장점…후면 디자인은 호불호 갈릴듯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현대자동차[005380]의 첫 번째 세단형 전기차 '아이오닉6'가 오랜 기다림 끝에 이번 달 고객과 만난다.
아이오닉6은 전기차 시대를 선도하겠다는 현대차그룹의 '퍼스트무버' 전략에 따라 탄생한 현대차의 두 번째 전용 전기차다.
앞서 나온 아이오닉5가 미국과 유럽에서 '올해의 차'를 휩쓸며 선전한 터라 아이오닉6은 출시 전부터 큰 관심을 끌었다. 사전계약 첫날 국내 완성차 모델 중 역대 최다인 3만7천446대 판매돼 인기를 실감케 한다.
20일 경기도 하남의 한 주차장에서 검은색의 아이오닉6과 처음 마주했다. 20인치 휠을 장착한 롱레인지 사륜구동 프레스티지 모델.
지난 7월 부산모터쇼에서 첫선을 보인 아이오닉6은 외관만 보면 포르쉐의 '911 카레라'나 폭스바겐 '비틀'과 비슷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직접 보니 그런 말이 나올만했다. 하지만 납작한 후드의 911 카레라와 비틀보다는 곡선미가 더 강조됐다는 느낌을 받았다. 외장 색상과 '깔맞춤'한 헤드램프와 아이오닉 브랜드의 시그니처인 '파라메트릭 픽셀'은 잘 어울렸다.
현대차가 전동화 모델의 디자인으로 밀고 있는 '일렉트리파이드 스트림라이너'(Electrified Streamliner·바람의 저항을 최소화한 유선형 디자인)에 기반한 측면부 라인도 생각보다 매끈했다.
다만 공기저항을 줄이기 위해 후면부에 부착된 리어 스포일러(뒷날개)는 디자인 면에서 호불호가 갈릴 듯했다.
실내에 들어가니 아이오닉6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인 넓은 공간감이 바로 느껴졌다.
아이오닉6의 제원은 전장 4천855㎜, 전폭 1천880㎜, 전고 1천495㎜, 휠베이스 2천950㎜다. '형' 아이오닉5보다 길이와 폭, 높이가 소폭 줄었지만, 대형 세단처럼 실내는 널찍했다.
특히 센터 콘솔에 있는 변속 레버가 스티어링휠 뒤의 컬럼식 변속 레버로 변경되면서 팔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었고, 도어에 있던 각종 버튼이 센터 콘솔로 옮겨가면서 조작은 더 쉬워졌다.
뒷좌석도 키 166㎝의 기자가 앉으니 머리 위로 주먹 2개가 들어갈 정도로 천장이 높았다.
넓은 실내에 놀라는 기자에게 현장에 있던 직원이 "(현대차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의 힘이죠"라고 자랑했다.
시승의 핵심인 주행 성능을 시험해보기 위해 시동을 켜고 가평의 카페까지 왕복 115㎞를 주행했다.
이날 탑승한 아이오닉6의 배터리 용량은 77.4kWh로, 출발 직전 화면을 통해 확인한 주행가능거리는 474㎞였다. 아이오닉6은 롱레인지 이륜구동 모델 기준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가 국내 최장인 524㎞에 이른다.
액셀을 밟자마자 전기차 특유의 묵직함이 '윙'하는 모터 소리와 함께 온몸으로 느껴졌다.
아이오닉6은 최대 출력 239㎾, 최대 토크 605Nm의 동력성능을 갖췄는데 고속도로에 진입해 액셀에 조금 힘을 주자 노멀 모드에서도 금방 시속 100㎞가 훌쩍 넘었다.
세단의 안정감 때문인지 시승 내내 속도를 100㎞/h 이상으로 유지했는데도 고속주행 여부조차 잘 인지되지 않았다. 또 아이오닉5보다 스티어링휠 조작감이 묵직했고, 차체 롤링도 거의 없었다.
이번 시승에서는 전기차의 회생제동(감속 시 남는 에너지를 저장하는 기능)을 활용해보기로 마음먹고 'i-페달'모드를 켰다. 다시 말해 브레이크를 안 밟고 액셀만으로 원페달 드라이빙에 나선 셈이다.
회생제동을 사용할 경우 액셀에서 발을 뗄 때마다 속도가 줄면서 특유의 '쿨렁'대는 느낌이 나타나는데 아이오닉6은 다른 차량에 비해 이 정도가 심하지 않았다.
중간 경유지까지 1시간 반 가량을 회생 제동으로 운전한 덕분에 평균 전비는 공인 전비와 비슷한 6.2㎞/kWh가 나왔다. 평소 급제동과 급가속을 자주 하는 '운전 미숙자' 기자에게는 아주 만족스러운 기록이었다.
이후 서울로 다시 돌아오며 총 3시간을 달렸지만, 주행가능거리는 350㎞나 남아있었다.
아직 국내에 전기차 충전 인프라가 충분히 구축되지 않아 전기차를 운전할 때마다 주행거리가 얼마나 남았나 확인하기 일쑤였는데 이렇게 마음 놓고 달려본 전기차가 있었나 싶었다. 아이오닉6의 최대 장점이었다.
다만 리어 스포일러 덕에 통일성이 깨진 후면부 디자인이나 골프백을 대각선으로 넣어야 들어가는 좁은 트렁크 공간 등은 단점이었다. 그래도 국내 전기차 중에서는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vivid@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500㎞ 넘는 주행거리와 실내공간 장점…후면 디자인은 호불호 갈릴듯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현대자동차[005380]의 첫 번째 세단형 전기차 '아이오닉6'가 오랜 기다림 끝에 이번 달 고객과 만난다.
아이오닉6은 전기차 시대를 선도하겠다는 현대차그룹의 '퍼스트무버' 전략에 따라 탄생한 현대차의 두 번째 전용 전기차다.
앞서 나온 아이오닉5가 미국과 유럽에서 '올해의 차'를 휩쓸며 선전한 터라 아이오닉6은 출시 전부터 큰 관심을 끌었다. 사전계약 첫날 국내 완성차 모델 중 역대 최다인 3만7천446대 판매돼 인기를 실감케 한다.
20일 경기도 하남의 한 주차장에서 검은색의 아이오닉6과 처음 마주했다. 20인치 휠을 장착한 롱레인지 사륜구동 프레스티지 모델.
지난 7월 부산모터쇼에서 첫선을 보인 아이오닉6은 외관만 보면 포르쉐의 '911 카레라'나 폭스바겐 '비틀'과 비슷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직접 보니 그런 말이 나올만했다. 하지만 납작한 후드의 911 카레라와 비틀보다는 곡선미가 더 강조됐다는 느낌을 받았다. 외장 색상과 '깔맞춤'한 헤드램프와 아이오닉 브랜드의 시그니처인 '파라메트릭 픽셀'은 잘 어울렸다.
현대차가 전동화 모델의 디자인으로 밀고 있는 '일렉트리파이드 스트림라이너'(Electrified Streamliner·바람의 저항을 최소화한 유선형 디자인)에 기반한 측면부 라인도 생각보다 매끈했다.
다만 공기저항을 줄이기 위해 후면부에 부착된 리어 스포일러(뒷날개)는 디자인 면에서 호불호가 갈릴 듯했다.
실내에 들어가니 아이오닉6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인 넓은 공간감이 바로 느껴졌다.
아이오닉6의 제원은 전장 4천855㎜, 전폭 1천880㎜, 전고 1천495㎜, 휠베이스 2천950㎜다. '형' 아이오닉5보다 길이와 폭, 높이가 소폭 줄었지만, 대형 세단처럼 실내는 널찍했다.
특히 센터 콘솔에 있는 변속 레버가 스티어링휠 뒤의 컬럼식 변속 레버로 변경되면서 팔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었고, 도어에 있던 각종 버튼이 센터 콘솔로 옮겨가면서 조작은 더 쉬워졌다.
뒷좌석도 키 166㎝의 기자가 앉으니 머리 위로 주먹 2개가 들어갈 정도로 천장이 높았다.
넓은 실내에 놀라는 기자에게 현장에 있던 직원이 "(현대차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의 힘이죠"라고 자랑했다.
시승의 핵심인 주행 성능을 시험해보기 위해 시동을 켜고 가평의 카페까지 왕복 115㎞를 주행했다.
이날 탑승한 아이오닉6의 배터리 용량은 77.4kWh로, 출발 직전 화면을 통해 확인한 주행가능거리는 474㎞였다. 아이오닉6은 롱레인지 이륜구동 모델 기준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가 국내 최장인 524㎞에 이른다.
액셀을 밟자마자 전기차 특유의 묵직함이 '윙'하는 모터 소리와 함께 온몸으로 느껴졌다.
아이오닉6은 최대 출력 239㎾, 최대 토크 605Nm의 동력성능을 갖췄는데 고속도로에 진입해 액셀에 조금 힘을 주자 노멀 모드에서도 금방 시속 100㎞가 훌쩍 넘었다.
세단의 안정감 때문인지 시승 내내 속도를 100㎞/h 이상으로 유지했는데도 고속주행 여부조차 잘 인지되지 않았다. 또 아이오닉5보다 스티어링휠 조작감이 묵직했고, 차체 롤링도 거의 없었다.
이번 시승에서는 전기차의 회생제동(감속 시 남는 에너지를 저장하는 기능)을 활용해보기로 마음먹고 'i-페달'모드를 켰다. 다시 말해 브레이크를 안 밟고 액셀만으로 원페달 드라이빙에 나선 셈이다.
회생제동을 사용할 경우 액셀에서 발을 뗄 때마다 속도가 줄면서 특유의 '쿨렁'대는 느낌이 나타나는데 아이오닉6은 다른 차량에 비해 이 정도가 심하지 않았다.
중간 경유지까지 1시간 반 가량을 회생 제동으로 운전한 덕분에 평균 전비는 공인 전비와 비슷한 6.2㎞/kWh가 나왔다. 평소 급제동과 급가속을 자주 하는 '운전 미숙자' 기자에게는 아주 만족스러운 기록이었다.
이후 서울로 다시 돌아오며 총 3시간을 달렸지만, 주행가능거리는 350㎞나 남아있었다.
아직 국내에 전기차 충전 인프라가 충분히 구축되지 않아 전기차를 운전할 때마다 주행거리가 얼마나 남았나 확인하기 일쑤였는데 이렇게 마음 놓고 달려본 전기차가 있었나 싶었다. 아이오닉6의 최대 장점이었다.
다만 리어 스포일러 덕에 통일성이 깨진 후면부 디자인이나 골프백을 대각선으로 넣어야 들어가는 좁은 트렁크 공간 등은 단점이었다. 그래도 국내 전기차 중에서는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vivid@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