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위기 아르헨, 월드컵 스티커 앨범 유통이 국가 중대사?

입력 2022-09-22 05:58  

경제위기 아르헨, 월드컵 스티커 앨범 유통이 국가 중대사?
수입업체 면담 거부한 경제차관, 월드컵앨범회의 주재했다 '뭇매'


(부에노스아이레스=연합뉴스) 김선정 통신원 = 아르헨티나에서 외화부족으로 생산 자재 수입에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이를 담당한 정부 고위인사가 관련 업계와의 면담은 거부한 채 월드컵 스티커 유통 관련 회의를 열어 논란이 일고 있다.
마티아스 톰볼리니 경제부 상업차관은 지난 20일(현지시간) 파니니 아메리카 부사장, 가판 판매단체 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월드컵 스티커 유통과 관련해 긴급회의를 가졌다고 일간지 라나시온지가 21일 보도했다.
축구에 열광하는 아르헨티나 국민은 4년마다 개최되는 월드컵에 맞춰 특별출시되는 파니니 아메리카사의 월드컵 스티커 앨범을 거리의 신문가판대에서 사서 각국 축구 대표단의 스티커를 붙이는 전통 아닌 전통을 즐긴다.
하지만 올해부터 파니니 아메리카사 측이 판매망을 대형마트와 주유소 편의점까지 넓혔고, 어린이뿐만 아니라 중장년층까지 스티커 앨범 수집에 가세하면서 물량이 부족하게 됐다.
그러자 신문가판대 점주들은 이에 항의하는 시위에 나섰고 경제부 상업차관 주재로 생산자와 판매자 대표가 회의를 가졌다.
톰볼리니 상업차관은 원만한 문제 해결을 위한 대화의 장을 열게 됐다며 회의 전에 트위터에 글을 올렸으나, 회의 소식이 전해지면서 거센 비난에 직면했다.
제빵 제과 단체가 밀가루 유통 문제로 빵 생산에 차질이 생겨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 상업차관과의 면담을 요청했으나 거절당한 사실이 소개되면서 시민들은 분개했다.

이런 가운데 유엔총회 참석차 뉴욕을 방문 중인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대통령이 90년대 데이비드 보위랑 같이 공연했던 마크 플라티를 만나 기타를 쳤다는 내용과 사진이 올라오자, 국민들의 불만은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나빠졌다.
야당 대표 파트리시아 불리치는 "아르헨티나에서 월드컵 스티커 부족은 '국가 중대사안'이고, 대통령은 뉴욕에서 산책을 하면서 기타나 테스트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상업차관의 회의 사진과 마크 플라티와 찍은 대통령의 사진이 모든 국민을 우롱하고 있다면서 현 정부는 3급이 아닌 4급 최하류 정부라고 맹비난을 퍼부었다.
대통령실은 일요일 오찬 후 식당 옆에 있던 마크 플라티 음악 스튜디오를 2분간 방문한 것이라고 해명했으나, 국민과 야당의 비난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sunniek8@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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