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병사 징집 소수민족으로 쏠려…일부 지역선 시위도

입력 2022-09-27 10:29   수정 2022-09-27 16:58

러 병사 징집 소수민족으로 쏠려…일부 지역선 시위도
"손쉽게 전투력 벌충하고 껄끄러운 세력 견제하는 일석이조 카드"


(서울=연합뉴스) 김동호 기자 = 러시아 정부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위해 부분 동원령을 내린 가운데, 징집 대상이 힘없는 소수민족으로 쏠리고 있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일부 소수민족은 전장에 끌려가지 않으려 카자흐스탄 등 인근 접경국가로 피하거나 거리에서 시위를 벌이는 등 반발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에서 활동하는 소수민족 인권단체에 따르면 2014년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로 병합된 크림반도의 한 지역에서는 최근 입영통지를 받은 48명 중 46명이 소수민족인 타타르족인 것으로 집계됐다.
크림반도 내 다른 지역에서도 유독 타타르족이 다른 민족보다 높은 비율로 군에 동원되고 있는데, 일부는 이에 대한 법률적 대응 방안을 찾아 나서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몽골·튀르크계 유목민족인 타타르족은 2차 세계대전 때 독일군에 협조할 수 있는 이유로 소련(러시아의 전신) 스탈린 정권에 의해 고향인 크림반도에서 내쫓겨 강제이주를 당하는 등 설움을 겪어온 바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타타르족 징집을 겨냥해 "러시아가 토착민을 말살하려는 제국주의적 정책을 펴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타타르족 지원 활동가인 에스켄더 바리예프는 "현재 진행되는 동원 절차는 크림반도 타타르족에 대한 집단학살의 연장선임이 분명해 보인다"며 "이는 토착민 인권 침해에 해당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근 타타르족 남성 수십 명은 동원 명령을 거부하는 방법을 찾아달라며 현지 변호사에게 서한을 보내는가 하면, 일부는 카자흐스탄으로 향하는 피란 행렬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슬람 소수민족이 사는 러시아 다게스탄 자치공화국 등지에서는 일부 주민들이 차별적인 징집의 주요 대상이 되고 있다고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CNN은 다게스탄공국 수도 마하치칼라 등지에서 무슬림 시위대가 러시아 당국의 징집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는 동영상이 소셜미디어에서 돌고 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정부는 손쉽게 전투력을 벌충하면서도 연방 내 껄끄러운 세력을 견제하는 일석이조의 카드로 소수민족 동원에 집중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NYT는 분석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21일 부분적 동원령을 발동, 예비군 전력 중 약 30만 명을 소집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러시아는 지난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후 7개월간 전쟁을 이어오며 상당한 전투력 손실을 본 상태다. 러시아는 최근까지 자국 전사자가 5천여 명 수준이라고 공식 발표했지만, 실제로는 7만∼8만 명에 이를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푸틴 대통령의 동원령 발표 이후 러시아 각지에서 시위가 들불처럼 번져 현재까지 2천여 명이 체포됐다.
시베리아 이르쿠츠크주의 한 군사동원센터에선 26일 20대 남성이 총격을 벌이는 등 동원령 선포에 대한 반발 분위기가 갈수록 고조되는 분위기다.
d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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