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 소행성 충돌 실험과 또 한번의 '커다란 도약'

입력 2022-09-27 16:36  

[논&설] 소행성 충돌 실험과 또 한번의 '커다란 도약'



(서울=연합뉴스) 황재훈 논설위원 = 영화 같은 얘기가 현실이 됐다. 지구 충돌 코스로 다가오는 소행성의 궤도를 바꾸는 것을 상정해 우주선과 소행성을 충돌시키는 실험이 27일(한국시간) 진행됐다. 지구에서 약 1천100만㎞ 떨어진 심우주에서 미국항공우주국(NASA) 다트(DART) 우주선은 시속 2만2천㎞(초속 6.1㎞)로 목표 소행성 '다이모르포스'와 충돌했다. 다이모르포스의 궤도가 실제 바뀌었는지는 앞으로 수주에 걸쳐 지상과 우주망원경 관측을 통해 확인될 예정이지만, 일단 계획대로 소행성과 우주선이 정확히 충돌한 것만으로도 또 하나의 우주 역사는 쓰여졌다.
인류는 1957년 구소련이 만든 최초의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1호 발사 성공으로 우주 역사를 열었다. 1961년 4월에는 소련 비행사 유리 가가린이 인류 최초로 지구궤도를 돌았고, 1969년 7월에는 미국의 아폴로 11호가 달 착륙에 성공하며 미답의 길을 개척했다. 1981년 최초의 우주왕복선 컬럼비아호 발사 등 인류의 도전은 계속됐다. 러시아·미국·프랑스·일본·중국·영국·인도·이스라엘·이란 등이 자국의 로켓으로 자국 위성을 성공적으로 우주로 쏘아 올려 '우주클럽'에 가입했다. 우리나라도 올 6월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의 성공적 발사를 통해 이 대열에 합류했다. 1992년 첫 국적 위성인 우리별 1호를 프랑스령 기아나 쿠루에서 발사한 지 30년 만이다.
우주 강국을 향한 대한민국의 도전은 그동안 계속됐다. 2008년에는 최초의 한국인 우주인 이소연 박사가 러시아 소유스호를 타고 국제우주정거장(ISS)에 갔다가 돌아왔다. 올해는 특히 의미가 있다. 6월 누리호의 성공적 발사에 이어 8월에는 한국의 첫 달 탐사 궤도선 '다누리'가 우주로 발사됐다. 다누리는 5개월의 여정 끝에 올 연말 달 주변 궤도에 들어설 계획이다. 모든 과정이 성공하면 한국은 달 탐사선을 보낸 세계 7번째 나라가 된다.
달 탐사는 각국의 우주과학 기술 발전 수준을 가늠하고 비교할 수 있는 자존심이 걸린 척도라고 한다. 한 나라의 우주과학기술이 총합되기 때문이다. 1972년 아폴로 17호가 달을 마지막으로 다녀온 지 반세기 만에 미국도 다시 유인 달 탐사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8월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대전의 연구·인재 개발, 전남의 발사체 산업, 경남의 위성 산업 등 3각 체제를 제대로 구축해서 NASA를 모델로 한 우주항공청을 설립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대선후보 시절인 작년 11월 "대통령 직속의 우주전략본부를 구축해 정부 지원이 효율적으로 이뤄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우주 개발 지원에는 한 뜻인 셈이다.
인류 최초로 달에 발걸음을 내디딘 닐 암스트롱은 "한 인간에겐 작은 한 걸음이지만, 인류에겐 커다란 도약"이라고 말했다. 꿈꾸고 상상하던 일들이 하나둘 현실이 되고 있는 시점에서, 또 한 번의 '커다란 도약' 준비에 대한민국 과학자들이 뒤처지지 않고 마음껏 나설 수 있기를 꿈꿔 본다.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