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환율 급상승 속 아시아 제2금융위기 우려도, 선제 대응해야

입력 2022-09-27 16:39  

[연합시론] 환율 급상승 속 아시아 제2금융위기 우려도, 선제 대응해야



(서울=연합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강도 긴축에 따른 충격파가 또다시 국내 금융시장을 강타했다. 월요일인 26일 원/달러 환율이 1,430원을 돌파하는가 하면 코스피와 코스닥지수는 각각 3%, 5% 폭락하는 등 '블랙 먼데이'가 빚어진 것이다. 다만 2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1,421.5원에 거래를 마쳐 '숨고르기'하는 모습을 보였다. 코스피는 이날 장중 외국인의 매도세에 한때 장중 2,200선을 밑돌기도 했으나 전날보다 2.92포인트(0.13%) 오른 2,223.86에 장을 끝냈다. 하지만 국내 시중은행들은 달러-원 환율이 1,500원을 넘는 상황을 가정한 리스크 영향을 점검하고 있다고 한다. 증권가 전문가들은 코스피가 당분간 반등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런 와중에 블룸버그 통신은 전날 아시아 금융위기가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준이 지난 21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하는 자이언트 스텝을 밟고 그에 따른 여파로 22일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돌파한 바 있다. 당국이 환율 상승에 나름대로 대처하고 있으나 가파른 오름세에 역부족인 듯한 양상이다. 당국은 기민하고 신속한 대응을 통해 작금의 환율 상승세와 시장의 불안심리를 진정시키기 바란다.

'검은 월요일'인 전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22.0원 오른 1,431.3원에 마감했다. 환율이 1,430원을 넘어선 것은 2009년 3월 17일 이후 13년 6개월여 만이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69.06포인트(3.02%) 내린 2,220.94에 장을 마쳤다. 미 연준이 올해 한 번 더 자이언트 스텝을 밟을 수 있다는 가능성이 우세한 가운데 영국의 파운드화 급락까지 더해지면서 달러가 초강세를 나타냈다. 중국 위안화의 약세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이런 가운데 블룸버그 통신은 26일 아시아 양대 경제 대국인 일본 엔화와 중국 위안화 가치의 급락으로 1997년처럼 아시아 금융위기가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블룸버그 통신 보도에서 맥쿼리캐피털 관계자는 아시아 통화 중 한국 원화, 필리핀 페소화 등 경상수지 적자 국가들의 통화를 가장 취약한 통화로 꼽았다. 올해 우리나라의 무역수지가 이달 20일까지 292억1천3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하고, 8월에는 경상수지도 적자로 전환했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상황이다. 다만 현대경제연구원은 25일 공개한 2023년 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경상수지는 413억 달러 흑자, 무역수지는 393억달러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당국은 무역수지 적자 폭을 최대한 감축하고 경상수지 흑자 폭을 늘리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김용범 전 기획재정부 제1차관이 페이스북에 "1997년 외환위기 때 금을 모아서 나라를 구하자고 나섰던 국민들이 이번에는 한국물을 팔고 떠나는 외국인보다 더 맹렬한 기세로 달러를 사들이기에 바쁘다"고 비판해 눈길을 끌었다. 김 전 차관은 이 글에서 "…지금과 같이 심리가 중요한 시기에 내국인이 제일 발 빠르게 자국 통화 약세에 베팅하는 길이 너무나도 쉽게 무제한으로 열려있다는 것은 재고해 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더해 해외 투자자들이 지난 8월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60억8천만 달러(잠정치), 약 8조300억 원에 달하는 규모로 순매입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이에 당국의 구조적인 개선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추경호 경제부총리는 이날 제주에서 열린 한 모임에서 강연을 통해 "복합위기 상황이 상당 기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대응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당국은 환율시장을 교란하는 투기성 행위를 신속하게 차단해야 할 것이다. 이와 함께 가파르게 상승하는 환율 등 금융 리스크를 해소하는데 가용한 모든 수단을 재빠르게 동원하는 대처 능력을 보여주기 바란다. 환율 상승 폭과 속도를 당국이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는 인상을 남기지 않도록 선제 대응하기 바란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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