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반정부 시위, 단속강화에 소규모 돌발집회 등으로 맞대응

입력 2022-09-30 15:53   수정 2022-09-30 16:01

이란 반정부 시위, 단속강화에 소규모 돌발집회 등으로 맞대응
건물 옥상서 구호·자전거 타고 히잡 벗기도…"시위 통제 더욱 어려워질 것"
대학 학생회 "전국적 시위 동참해달라" 호소…이란 정부, 언론인 등 압박 강화



(서울=연합뉴스) 오진송 기자 = '히잡 미착용 의문사'를 둘러싼 이란 시위가 대규모 반정부 시위로 번지자 정부의 단속이 강화되고 있지만, 시위는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시위대는 경찰과의 충돌을 피하려고 시위 인원을 쪼개 소규모 돌발 시위를 벌이는 등의 방식으로 돌파구를 찾으면서 항의를 지속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영국 일간 가디언은 마흐사 아미니(22)의 죽음에 항의하는 시위에 경찰이 무력을 사용하거나 체포 위협을 가하는가 하면 아예 도시를 봉쇄하는 것으로 대응하자 시민들이 새로운 시위 방식 찾아 나섰다고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아미니는 지난 13일 테헤란 도심에서 히잡을 제대로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체포됐다가 사흘 만에 숨졌다.
시위대는 경찰의 감시가 엄격한 수도 테헤란 중심부에서 벗어나 인근 외곽 지역에서 소규모 돌발 시위를 하거나 아파트 등 건물 옥상에 올라가 독재자를 규탄하는 구호를 외치는 식으로 항의를 표출하고 있다.
일부 여성들은 자전거를 타고 가면서 히잡을 벗어 던지기도 했다.
그동안 반정부 시위가 거의 없었던 테헤란 부촌에서도 독재자를 규탄하는 구호가 들리기 시작했다.



주로 부유층이 사는 테헤란 북부 타즈리시의 한 주민은 동네에 군경 차량 여러 대가 들어섰다며 시위대를 진압하기 위한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테헤란 중심부가 경찰에 막히자 인근 지역에서 소규모 시위가 산발적으로 있었다고 말했다.
분석가들은 시위 규모가 줄었다고 해서 반정부 시위를 주도하고 있는 이란의 청년층과 여성들의 분노가 사그라든 것은 아니라면서, 오히려 시위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고 정부 당국이 시위를 통제하기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란 정부는 언론인과 정부 비판론자들을 잡아들이는 등 압박 수위도 높이고 있다.
아미니의 고향인 북부 쿠르디스탄주 사케즈에서 지난 17일 열린 장례식을 보도한 엘라 모하마디 기자도 경찰에 체포됐다.
국제언론단체 언론인보호위원회(CPJ)는 최근 이란에서 언론인 최소 23명이 체포된 것으로 파악했다.



정부 단속이 강화되고 있지만 스포츠 선수, 연예인 등도 정부 비판에 속속 동참하고 있다.
이란 국가대표팀 선수들은 오스트리아 27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세네갈과의 평가전 경기에 앞서 이란의 국가가 나올 때 검정 외투를 벗지 않았는데, 이를 두고 정부에 대한 항의 표현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독일 분데스리가 바이에른 레버쿠젠에서 뛰는 이란 국가대표팀 공격수 사르다르 아즈문은 같은 날 자신의 SNS 계정 프로필 사진을 검정 바탕색으로 바꾸고 아미니에 대한 추모글을 남겼다.
대학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테헤란 미술대학 학생회는 학생들에게 전국적인 시위에 동참하라고 촉구하는 내용의 성명을 29일에 발표했다.
학생회는 "이러한 상황에서 교실에 남는 것은 진실을 무시하고 의식을 억압하며 우리의 인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강조하며 시위 참여를 독려했다.
이란 정부는 대학생의 시위 참여를 저지하기 위해 오는 1일부터 자국 내 모든 대학교 수업을 대면 수업으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시위 시작 이래 테헤란 내 일부 대학은 비대면 수업을 진행해왔다.
dindo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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