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 소비량 연 10% 감소하면 무역적자 59% 개선 효과"

입력 2022-10-03 11:19   수정 2022-10-03 11:27

"전기 소비량 연 10% 감소하면 무역적자 59% 개선 효과"
한전경영연구원 분석…값싼 전기요금→고환율·고물가로
전기가 차지하는 제조원가 비중 1%대…"요금 더 올려야"



(서울=연합뉴스) 홍국기 기자 =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무역 적자가 6개월 연속 이어진 가운데, 전기 소비량을 연간 10% 줄이면 무역적자를 59% 개선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3일 한전경영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기준 연간 전력 소비량을 10% 절감하면 액화천연가스(LNG) 발전량이 57.8TWh(테라와트시) 감소해 LNG 수입량이 4.2MMBtu(열량 단위) 줄어든다.
올해 상반기(1∼6월) 기준으로 에너지 수입액은 878억달러에서 817억2천만달러로 7.0% 감소, 무역적자가 103억달러에서 42억2천만달러로 59.0% 개선되는 효과가 나타난다는 것이다.
올해 들어 9월까지 누적 수출액(5천249억달러)은 연도별 역대 최대 규모지만, 누적 수입액(5천538억달러)도 사상 최대치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에 따른 에너지 공급 불균형으로 작년 6월 이후 16개월 연속으로 수입 증가율이 수출 증가율을 웃돌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무역수지는 지난 4월부터 6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6개월째 적자는 1995년 1월∼1997년 5월 이후 25년 넘게 없었던 일이다.
연구원은 국제 연료 가격 급등에도 국내 전기요금의 가격 신호가 전달되지 않아 전기 과소비가 유발되고, 이에 따라 무역 수지 적자뿐 아니라 환율과 물가 상승의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올해 상반기 유럽연합(EU) 27개국의 전기 소비는 작년 동기 대비 평균 0.51% 감소한 반면 한국은 3.98% 증가했다.
에너지 부족에 따라 전기요금을 올린 네덜란드, 덴마크 등 유럽 일부 국가는 같은 기간 전기 소비가 5% 이상 대폭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원은 "비효율적인 전기 소비는 환율 상승과 무역 적자를 유발한다"며 "피크 발전 설비인 LNG 발전이 증가해 연료 수입량이 늘어나면 달러 수요를 증가시켜 외환시장에서 환율 상승을 부추기고 무역 수지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올해 상반기 석탄과 가스의 수입 금액(무역통계 기준)은 380억3천만달러로, 177억3천만달러 수준이었던 작년 상반기보다 배 넘게 증가했다.
올해 3분기(7∼9월) 평균 환율은 달러당 1395.9원으로 상반기 평균 대비 13.2% 올랐다.



연구원은 국내 물가 상승은 수입 물가 상승이 원인이라고 지목했다.
실제 우크라이나 전쟁과 작황 부진으로 석유, 가스, 곡물 등의 수입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고 여기에 환율 상승이 겹쳐 소비자·생산자 물가에도 파급되는 양상이다.
원자재 수입 물가는 2020년에 전년 동기 대비 23.3% 하락했다가 2021년 42.3% 상승으로 전환됐고, 올해 1분기(1∼3월)와 2분기(4∼6월)에 각각 64.9%, 70.1% 뛰었다.
생산자 물가도 2020년 0.5% 하락에서 작년 6.4% 상승으로 반전한 데 이어 올해 1분기와 2분기에 각 8.8%, 9.9% 상승했다.
소비자 물가는 2020년 0.5% 상승에서 지난해 2.5% 상승으로 오름폭을 키웠고, 올해 1분기와 2분기에 각각 3.8%, 5.4% 올랐다.



반면 전기요금 10% 인상은 소비자 물가에 0.15%포인트(p), 생산자 물가지수 0.29%p 수준의 영향을 주며, 전기가 모든 산업의 제조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64% 수준으로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연구원은 강조했다.
연구원은 "전기요금 인상에 의한 전력 소비량 감소는 에너지 수입을 감소시켜 무역 수지를 개선하고, 외환 수요 감소로 환율 하락도 유도할 수 있다"며 "전기 요금의 가격 기능을 회복함으로써 환율을 안정시켜 수입물가발(發) 인플레이션을 차단하는 것이 물가 관리에 효과적"이라고 주장했다.
한국전력[015760]은 올해 전기요금을 4월과 7월에 잇달아 인상한 데 이어 이달부터 1kWh(킬로와트시)당 2.5원∼11.7원 인상했지만, 최근 정부가 발표한 올겨울 에너지 사용량 10% 절감 목표 달성에는 부족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내 도매시장에서의 1kWh당 전기요금 가격(SMP·계통한계가격)은 작년 1월 70.7원에서 올해 8월 기준 197.7원으로 1년 7개월 새 3배 가까이 상승했다.
연구원은 "에너지 소비 절감 목표를 달성하고, 에너지 저소비·고효율 구조 정착을 위해서는 도매가격 인상분을 소매 요금에 충분히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redfla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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