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유턴에 내부반란도…취임 한달 트러스 英총리, 최악의 첫발

입력 2022-10-05 16:45  

정책유턴에 내부반란도…취임 한달 트러스 英총리, 최악의 첫발
"당원들이 쿠데타" 내무장관이 감쌌지만 당내 반발 지속
오늘 전당대회 연설 주목 "갈등봉합 위해선 '인생 최고 연설' 필요"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지난달 6일 취임한 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가 부자 감세안을 철회한 데 이어 복지혜택 축소안으로 의원들 사이에서 공개비판을 받으면서 최악의 첫발을 뗐다는 평가가 나온다.
트러스 총리는 지난달 23일 영국 경제를 부흥시키겠다는 기치를 내걸고 50년 만의 최대 감세 정책을 발표했으나, 이후 파운드화가 폭락하는 등 금융시장에 대혼란이 일었다.
집권 보수당 지지율이 추락하고 당내에서도 상당한 반발이 일자 트러스 총리는 굴욕을 무릅쓰고 지난 3일 상위 1% 고소득자 소득세율 45%를 철폐하는 정책을 전격 취소해야 했다.
이후 트러스 총리와 감세 정책을 주도한 쿼지 콰텡 재무장관은 잇따라 정부 내부 통제에 문제가 없다고 과시하는 듯한 인터뷰에 나섰지만, 내각의 구성원인 장관 은 물론 집권당 하원의원들도 공개 비판을 계속 이어가는 등 내부반란에까지 직면한 상황이라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수엘라 브레이버먼 내무부 장관은 이와 관련, 이날 보수당 전당대회 중 연설에서 이번 감세정책 철회와 관련해 "우리 당 당원들이 사실상 쿠데타를 일으킨 것이며 프로답지 않은 방식으로 총리의 기반을 흔든 것"이라고 트러스 총리를 감쌌다.
사이먼 클라크 주택·균형발전부 장관은 "수엘라가 평소처럼 아주 말이 되는 말을 했다"고 거들었다.
그러나 케미 베이드노크 국제통상부 장관은 한 행사에서 이와 관련해 "쿠데타라는 말은 꺼내선 안 된다"라며 "이런 식의 언급은 선동적"이라고 반박했다.
집권 보수당 소속 스티브 더블 하원의원도 "우리 유권자들을 위해 옳다고 생각하는 일을 한 것은 쿠데타도, 프로답지 못한 일도 아니다"라며 "내각이 이런 시각을 취한다면 험난한 시간이 될 것"이라고 우려를 드러냈다.
이 와중에 트러스 총리가 감세를 통한 경제 성장정책에 들어갈 비용을 확보하기 위해 복지혜택을 사실상 축소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발언을 하면서 새로운 갈등까지 일었다.
트러스 총리가 소속된 보수당의 의원들은 즉시 물가 급등으로 수백만명이 고통을 겪는 시기에 복지혜택 축소는 안될 일이라며 공개적으로 반발하고 나섰다.

영국 스카이뉴스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서거로 영국 정계가 멈춘 열흘을 포함하고서도 취임한 지 불과 28일 밖에 되지 않은 트러스 총리가 최악의 출발을 했다면서 이 사이에 불거진 혼란이 이제 그의 리더십과 판단력에 대한 의문으로 이어지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총리 자리를 놓고 다툴 때부터 트러스 총리가 당내 1순위가 아니라 리시 수낵 전 재무부 장관이었을 정도로 애초에 트러스 총리의 당내 지지 기반은 확고하지 못했다. 보수당 하원의원들이 참여한 경선 1차 투표에서 1위는 수낵 전 장관이었다.
한 고위 소식통은 스카이뉴스에 트러스 총리가 자신을 흔드는 수십 명의 전임 장관 겸 의원들에게 둘러싸여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취임하자마자 위기에 몰린 트러스 총리는 5일 버밍엄에서 보수당 전당대회 연설에 나선다. 당내 장악력을 높여야 하는 그에게 이번 연설이 모멘텀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미국 방송 CNN은 "트러스 총리가 취임 불과 한달 만에 인생 최고의 연설을 해야만 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트러스 총리 지지자조차도 상황 전환에는 수 개월이 걸릴 수 있다고 본다고 스카이뉴스는 전했다.
감세안을 둘러싼 주요 쟁점이었던 중기 재정전략 발표는 여전히 논란거리로 남아 있다.
고소득층 45% 최고세율 철폐안은 철회됐지만, 감세안은 여전히 남아있는 만큼 이 자금을 충당할 재원 마련을 어떻게 할 것인지와 중기 경제·재정 계획을 언제 내놓을지가 관심사다.
콰텡 재무장관이 그 발표 시기를 이번 달로 앞당길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면서 이날 파운드화는 강세를 보였지만, 콰텡 장관은 발표 시점은 예정대로 다음 달 23일이 될 것이라고 GB뉴스에 밝혔다.
이런 불확실성 역시 보수당 내 하원의원들 사이에 실망감을 유발하는 원인일 수 있다고 현지 일간 가디언은 짚었다.
cheror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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