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화학상 공동수상 버토지, '첫여성' 수식어 달고 다닌 선구자(종합)

입력 2022-10-06 03:46  

노벨화학상 공동수상 버토지, '첫여성' 수식어 달고 다닌 선구자(종합)
수상 소식에 "완전히 놀라서 숨을 쉴 수가 없었다" 소감 밝혀



(워싱턴·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강병철 김태종 특파원 = 노벨화학상 공동수상로 5일(현지시간) 발표된 캐럴린 버토지(56)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는 '첫 여성'이라는 수식어를 달고 다녔다.
미국 과학저널 '사이언스' 등에 따르면 1988년 하버드대를 졸업한 그는 1993년 캘리포니아주 버클리대 대학원 시절 실험실에서 유일한 여성이었다. 이후 화학과 교수진에서는 여성 3명 중 1명이었다.
2010년에는 세계적인 발명가에게 수여하는 권위 있는 '레멀슨-MIT상'(Lemelson-MIT Prize)을 여성 가운데 처음 수상했다.
레멀슨-MIT 웹사이트는 그에 대해 "세계 최초의 생체 직교 화학 반응, 살아있는 세포나 동물의 생체 분자를 표시하는 기술을 발명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1999년에는 맥아더 재단이 창의적이고 미래 잠재력이 큰 과학자 20명에게 수여하는 '영재상'(genius grant)을 받기도 했다.
그는 당시 인터뷰에서 "어렸을 때부터 나는 소수라는 것을 알았다"며 "여성을 대표하는 위치에 있다면 해야 할 특정한 의무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 "어떤 면에서는 권위 있는 여성이 되는 것이 남성들에게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경력을 시작하기 위해 (제자들이) 제 연구실을 떠날 때 여성에게 훈련을 받은 것이 실험실에서 남성과 여성이 평등하다는 느낌을 갖도록 하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하기도 했다.
버토지 교수는 또 바이오 벤처를 창업하는 등 기술을 상용화하는 데에도 앞장섰다. 2008년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교수 시절 '레드우드 바이오사이언스'를 시작으로 7개 벤처를 창업했다.
그는 어릴 때부터 MIT 물리학 교수였던 아버지의 영향을 받고 과학에 흥미를 느꼈다. 그는 "당시에 자연스럽게 과학에 매료됐다"고 말했다.
그는 노벨상 화학상 공동수상자로 선정된 뒤 AP통신 등과 인터뷰에서 "이것이 사실인지 완전히 확신하지 못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현실 같다"고 말했다.
버토지 교수는 이날 오전 2시께 연락을 받고 "완전히 놀라서 숨을 쉴 수가 없었다"면서 이같이 소감을 밝혔다.
그는 수상자로 선정된 소식을 듣자마자 아버지에게 전화해 "할 얘기가 있으니 TV 소리를 줄여주세요"라고 말했다.
은퇴한 물리학자인 그의 아버지는 밤늦게까지 깨어있는 스타일로 당시에도 TV를 보고 있었다고 그가 전했다.
그의 아버지는 사고가 없는 것을 확인한 뒤에 "너 상 받았지, 그렇지?"라고 물었다고 한다.
세 자매 중 한 명인 그는 "나는 지원을 아끼지 않고, 거의 복음주의적이면서 딸들을 과학에 참여시킨 부모 밑에서 자라서 운이 좋았다"고 말했다.
앞서 노벨위원회는 분자 구성단위들을 빠르고 효율적으로 결합시키는 합성 기술을 개발한 버토지, 모르텐 멜달, K.배리 샤플리스 등 3명을 노벨상 화학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버토지 교수는 살아 있는 생물체 내에서 세포의 정상적인 신진대사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면서 클릭반응을 일으킬 수 있는 '생체직교반응'을 개발, "클릭 화학을 새 단계로 끌어 올렸다"고 노벨위원회는 밝혔다.
이에 대해 버토지 교수는 "약물이 적합한 장소로 이동하고 잘못된 장소에서 멀어지도록 하는 것을 분명히 하기 위해 환자 내부에서 화학을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고 AP 통신은 보도했다.
solec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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