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업계, OPEC+ 감산 비상…유가 1달러 오르면 500억대 손실

입력 2022-10-06 09:30   수정 2022-10-06 11:42

항공업계, OPEC+ 감산 비상…유가 1달러 오르면 500억대 손실
유류비 지출 대한항공 397억·아시아나 180억 늘어
정유업계, 수요위축 우려 있어 실적개선 '미지수'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최평천 기자 = 주요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 플러스'(OPEC+)가 다음달부터 원유 생산을 대폭 줄이기로 하면서 국내 항공·정유 업계가 유가 변동 전망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 OPEC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는 5일(현지시간) 월례 장관급 회의 후 낸 성명에서 다음달 하루 원유 생산량을 이달보다 200만 배럴 줄이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올해 6월 배럴당 122.11달러까지 올라간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최근 하락세를 보이며 이달 83달러 선까지 떨어졌지만, 이번 원유 생산 감축 결정으로 다시 급등할 것으로 전망된다.
고환율·고금리로 재무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항공사들은 고유가에 수익성마저 악화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유가가 오르면 항공사들이 지출하는 연료비도 그만큼 늘어나게 된다. 대형항공의 영업비용 중 연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30~40%에 달한다.
국제선 운항 확대로 연료 소비가 늘고 있는 상황에서 항공사들의 부담도 더욱 커지게 됐다.
연간 유류 소모량이 약 2천800만배럴인 대한항공[003490]은 배럴당 유가가 1달러 오르면 약 2천800만달러(약 397억원)의 손해를 보는 것으로 분석됐다.

아시아나항공[020560]은 유가가 배럴당 1달러 오르면 약 180억원의 유류비 지출이 늘어난다.
대한항공은 올해 2분기 연료비를 1조140억원 지출했다. 고유가 여파로 전년 동기 대비 연료비 지출은 153% 증가했다.
유가 상승으로 항공권에 부과되는 유류할증료가 오르면 소비자 부담도 커질 전망이다. 유류할증료는 항공사가 유가 상승에 따른 손실을 보전하기 위해 운임에 별도로 부과하는 것이다.
올해 7·8월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유류할증료는 최근 유가가 하락하며 다소 떨어졌지만, 유가가 급등하면 다시 오를 가능성이 크다.
항공사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서 벗어나 막 회복하기 시작한 항공 수요가 높아진 항공운임에 위축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통상 유가가 오르면 실적이 개선되는 정유업계는 수요 감소로 인해 유가 상승의 긍정적인 효과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OPEC+에서 예상보다 큰 폭으로 감산을 결정해서 국제 유가가 출렁이고 있는데, 이런 영향이 장기적으로 지속될지는 좀 더 시장 상황을 봐야 한다"며 "경기침체 우려에 따른 석유 제품 수요 위축이 국제 유가의 하락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감산 결정으로 일시적으로 국제유가가 급등한다 해도 정유사 실적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도 있다.
석유협회 관계자는 "정유사 실적은 국제 유가보다는 정제마진(최종 석유제품의 가격에서 원유를 포함한 원료비를 뺀 마진)에 달렸는데, 현재 상황에서는 수요 위축이 강하게 작용하고 있어서 국제유가가 오른다고 해서 정제마진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기대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이어 "경기 침체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석유 제품 가격이 오르면 오히려 수요가 더 위축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pc@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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