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피의 보복' 나섰나…우크라 심장부 키이우 등 미사일 공습(종합2보)

입력 2022-10-10 17:05   수정 2022-10-10 18:44

푸틴 '피의 보복' 나섰나…우크라 심장부 키이우 등 미사일 공습(종합2보)
크림대교 폭발 이틀만에…러 배후기관 지목 국가안보국 등 표적 가능성
"키이우서 5명 사망·12명 부상"…젤렌스키 "우리를 완전히 말살하려 해"
서부 르비우·중부 드니프로 등 주요 도시들도 잇달아 공격받아
우크라 "무력으로 해결될 문제" '복수' 공언…일촉즉발 전운 고조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러시아가 '푸틴의 자존심' 크림대교 폭발의 배후로 우크라이나를 지목한 이후 수도 키이우(키예프) 중심부를 비롯한 우크라이나 도시 곳곳이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을 받았다.
이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자존심'으로 여겨져온 크림대교 폭발 이틀만으로, 푸틴이 '피의 보복'에 본격 나선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우크라이나는 재보복을 공언하는 등 일촉즉발의 상황이 전개되고 있어 우크라이나 주변의 긴장도가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
AFP·로이터·AP통신에 따르면 10일 오전 8시 15분께(현지시각)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 미사일 공습으로 큰 폭발이 여러 차례 일어나 사상자가 여러 명 나왔다.
우크라이나 서부 르비우, 중부 드니프로 등 다른 주요 도시에도 공격이 감행돼 크림대교 폭발에 따른 러시아의 보복이 시작된 게 아니냐는 분석을 낳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텔레그램을 통해 "우크라이나 곳곳에서 공습 사이렌이 잦아들지 않고 있다. 미사일 타격이 있고, 불행히도 사상자들이 있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그들은 우리를 파괴하고 완전히 말살하려 하고 있다"라며 "자포리자의 집에서 잠 자고 있던 우리 국민을 죽이고, 드니프로와 키이우에서 출근한 사람들을 죽이고 있다"고 러시아를 맹비난했다.
우크라이나 경찰은 키이우 공습으로 적어도 5명이 사망하고, 12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키이우에서 목격자들은 미사일 날아오는 소리가 들리고 나서 폭발음이 수 차례 들렸으며 폭발음이 들리기 한시간여 전에 공습 경보가 울렸다고 전했다.
역시 폭발이 일어난 서부 르비우주의 막심 코지츠키 주지사는 "오전에 르비우주의 에너지 기반시설에 대한 공습이 있었다"고 밝히면서 주민들에게 실내에 머물라고 당부했다.
폭격을 받은 키이우의 셰우첸코 지구는 우크라이나 정부 청사 등이 자리한 유서깊은 지역이다.
레시아 바실렌코 우크라이나 의원은 트위터에 키이우 중심부에 있는 키이우국립대 인근에서 최소 한 차례 폭발이 일어났음을 보여주는 사진을 게시했다.
DPA통신은 키이우 도심에는 우크라이나 국가안보국(SBU) 본부가 있다고 짚었다.
이 때문에 러시아가 크림대교 폭발에 대한 보복조치로 키이우 심장부 등을 폭격했을 수 있다는 관측이 커지고 있다. SBU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크림대교 폭발 사건의 배후로 지목한 기관이다.
우크라이나측은 이번 공습과 관련, 러시아를 맹비난하며 '복수'를 언급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이날 페이스북 페이지에 "사람들 사이에서 희생과 파괴가 있었다"라며 "적들은 우리 땅에 몰고온 고통과 죽음에 대해 벌을 받을 것이다. 우리는 복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안드리 예르마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번 공습에 대해 "이것은 러시아 문제가 무력으로 해결돼야 한다고 문명세계에 보내는 또다른 신호"라고 말했다.
키이우가 공격을 받은 것은 지난 8일 러시아가 병합한 크림반도와 러시아 본토를 잇는 크림대교가 폭발로 일부 붕괴한 지 이틀 만이다.
러시아는 2014년 크림반도를 병합한 뒤 크림대교 건설에 나서 2018년 5월 교량을 개통했다.
크림대교는 러시아가 병합한 크림반도뿐 아니라 우크라이나 남부 전선을 러시아 본토와 잇는 보급로라는 현실적인 중요성 외에도 푸틴 대통령에게는 개인적으로 힘과 자존심의 상징으로 여겨진다.

우크라이나는 이번 일을 자신들이 했다고 나서지는 않았으나 러시아는 즉각 우크라이나를 배후로 지목했다.
푸틴 대통령은 9일 이번 사건이 우크라이나 특수기관이 지휘한 '테러 행위'라고 비난했다.
그는 "러시아의 중대한 민간 기반시설을 파괴하려는 테러 공격임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이에 우크라이나 주민들 사이에서는 러시아가 보복에 나설 것이라는 우려가 커진 상황이었다.
실제로 크림대교 폭발 직후 러시아에서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복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인정사정없이 대응하지 않으면 러시아의 힘이 약해졌다고 여겨질 수 있다는 식의 지적도 있었다.
관영 매체 RT의 전쟁 전문기자 예브게니 포두브니는 텔레그램 채널에 "적들이 두려워하기를 멈췄으며 이런 상황은 신속하게 바로잡혀야 한다"며 우크라이나 지도부에서 더는 러시아를 두려워하지 않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푸틴 대통령의 최측근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안보회의 부의장은 타스통신에 "러시아는 이 범죄에 테러범들을 죽이는 것으로만 대응할 수 있다"라며 "이것이 러시아 국민이 바라는 일"이라고 말했다.
세르게이 악쇼노프 크림 행정부 수반은 크림대교 폭발을 두고 "감당할 만한 상황으로, 불쾌하지만 치명적이지는 않다"고 주장하면서 "물론 감정을 건드렸고 복수에 대한 열망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8∼9일 밤 사이에는 자포리자 민간 거주 지역에 6차례 미사일이 떨어져 10여 명이 사망했다.
키이우가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을 받은 것은 70여일 만이다.
러시아는 지난 7월 28일 키이우를 미사일로 폭격했다. 당시 러시아는 키이우 지역 비시고로드의 기반시설을 포함해 우크라이나 도시 곳곳을 폭격했다.
한편 이날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인 러시아의 벨고로드 지역에서도 큰 폭발음이 들렸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cheror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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