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 멜로니 내각, 출범도 전에 드리워진 경기침체 그림자

입력 2022-10-12 18:47  

伊 멜로니 내각, 출범도 전에 드리워진 경기침체 그림자
IMF, 이탈리아 내년 마이너스 0.2%로 역성장 예고
위기 속 자중지란…집권세력 내부 권력 다툼 치열


(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이탈리아 차기 총리가 유력한 조르자 멜로니(45) 이탈리아형제들(Fdl) 대표가 안팎으로 도전에 시달리고 있다.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며 경제에 빨간불이 켜진 상황에서 힘을 모아야 할 할 연정 파트너들과는 내각 구성을 둘러싸고 갈등이 확산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11일(현지시간) 발표한 '세계 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이탈리아가 내년에 역성장에 직면할 것으로 내다봤다.
역성장 폭은 -0.2%로,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에서 역성장 전망이 나온 국가는 이탈리아와 독일(-0.3%), 두 나라뿐이다.
피에르-올리비에르 고린차스 IMF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탈리아는 내년에 매우 급격한 경기 둔화를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에너지 가격이 치솟는 상황에서 이탈리아가 가스에 의존하기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경기 침체에 대응하려면 정부가 재정 지출을 늘려야 하지만 정부 부채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145.4%에 달하는 이탈리아는 그럴 만한 여력이 없다.
중첩된 경제 위기를 돌파해나갈 재무장관 적임자가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지만 멜로니 대표가 원했던 후보들은 줄줄이 퇴짜를 놓고 있다.
파비오 파네타 유럽중앙은행(ECB) 집행이사가 재무장관직을 거절한 데 이어 다니엘레 프란코 현 재무장관 역시 유임 제의를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파네타와 프란코는 둘 다 이탈리아 중앙은행 총재 출신으로, 멜로니 대표가 원한 재무장관 자격 요건에 가장 부합한 인물이었다.

멜로니 대표는 극우 정권 출범에 따른 금융시장의 불안을 씻어내고, 국제 투자자들이 안심할 수 있는 경제 전문가를 재무장관으로 발탁할 것이라고 밝혀 왔다.
이탈리아가 에너지 위기를 헤쳐나가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 로베르토 친골라니 생태전환부 장관마저 새 정부와 함께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멜로니 대표의 구인난은 더욱 심해지고 있다.
멜로니 대표가 인재 영입에 실패하는 사이, 연립정부 파트너들의 요구는 더욱 거세지고 있다.
멜로니 대표와 함께 이번 총선에서 승리를 이끈 동맹(Lega)의 마테오 살비니 대표와 전진이탈리아(FI)의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저마다 핵심 요직을 요구하며 권력 싸움을 벌이고 있다.
이탈리아 일간 '라 레푸블리카'는 멜로니 대표가 연정 파트너들의 불만을 무마하기 위해 재무장관으로 살비니 대표의 핵심 측근인 지안카를로 지오게르티를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라 레푸블리카'는 "살비니 대표는 재무장관만 아니라 내무장관, 인프라 교통장관, 농림식품산림장관까지 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법무장관에 자신이 이끄는 전진이탈리아 소속의 마리아 엘리사베타 카셀라티를 앉히고 싶어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멜로니 대표는 12일 살비니·베를루스코니 대표와 만나 내각 구성을 논의할 예정이지만 세 사람이 모두 만족할만한 합의안이 나올지는 미지수다.
멜로니 대표에게 주어진 시간은 많지 않다. 이탈리아 새 국회는 13일 개원한다. 현지 언론에선 24일을 내각 구성의 데드라인으로 보고 있다.
changyo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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