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걸 통제하려는 중국, 약해지고 훨씬 더 위험해져"
이코노미스트, 中당대회 분석…"시진핑, 권위주의로 고립 자초"
(서울=연합뉴스) 김동호 기자 =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3연임이 결정될 공산당 20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를 앞두고 중국이 국제적 고립을 자초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권력 유지를 위한 권위주의 체제가 강화되면서 국가적 활력이 저하되고, 국제사회에서의 교류와 접촉을 경계하는 호전적 성향으로 빠져들 수 있다는 우려다.
13일(현지시간) 영국 주간 이코노미스트는 '통제에 대한 집착이 중국을 더 약하게, 더 위험하게 만들고 있다' 제하의 분석기사에서 "전임 지도자들이 개혁과 개방을 이끈 30년이 지나간 후 중국이 폐쇄적이고 독재적으로 변했다"는 견해를 밝혔다.
먼저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당국의 폐쇄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코로나19 대응 기조를 제시했다.
전세계를 휩쓴 약 2년간의 팬데믹(대유행) 이후 각국은 바이러스와 공존을 모색하는 이른바 '위드 코로나' 정책으로 돌아선 바 있다.
하지만 중국은 사회적 거리두기나 마스크 착용 등을 해제하기는커녕 주기적인 유전자증폭(PCR) 검사, 감염자 발생시 건물 폐쇄 및 도시 봉쇄, 역학조사를 위한 이동 추적 앱 강제설치 등을 시행하며 오히려 방역 수준을 최고조로 끌어올린 모습이다.
국내 경제활동이 영향을 받을 정도로 중국이 빡빡하게 방역 규제의 고삐를 죄는 배경에는 외국산 백신에 의존하기를 원치 않는 시 주석의 의중이 자리잡고 있으며, 이에 맞서 이견을 제기할 수 있는 이가 아무도 없다는 지적이다.
이코노미스트는 "이런 통제에 대한 광적인 집착은 국제사회에도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시 주석은 전제군주에게 적합한 세계 질서를 모색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각종 국제기구를 포섭해 중국을 뒷받침하는 논리를 조합해내는가 하면, 빈국들에 대한 경제적 지원으로 우군을 확보해가면서 국제사회의 인권 기준을 따르지 않는 자국의 통치 방식을 정당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같은 중국의 강력한 '톱다운'(하향식) 리더십은 5G·배터리·반도체 등 부문에 자원을 집중시켜 기술 발전을 선도하는 데에 효과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는 혁신 창출이 어려워지는 비효율을 내포하고 있다고 이코노미스트는 꼬집었다.
또 최근 수년간 소셜미디어를 비롯한 인터넷 정보를 통제하는 중국의 '만리 방화벽'(Great Firewall)으로 인해 해외 사상의 유입이 차단되는가 하면, 중국 학계 인사들과 지배층 관료들의 해외 체류는 물론 외국인과 외국기업의 중국 내 활동도 위축되면서 국제 무대에서 중국이 고립되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이 보기보다 약할 수 있다는 점에 안심해서는 안 된다"며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러시아가 보여주고 있듯이, 고립되고 내향적인 중국이 훨씬 더 호전적인 민족주의적 국가로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서방으로서는 필요할 때는 중국에 맞서더라도, 그렇지 않을 때는 협력을 모색하는 것이 최선의 방책"이라고 언급했다.
중국을 둘러싼 긴장감을 낮추기 위해서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최근 중국에 부과하고 나선 반도체 부문 제재나 군사적 위협 등 같은 '채찍' 강경책 일변도로 나아가기 보다는, 개방을 유도하는 '당근' 정책을 병행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것이라는 제언이다.
이코노미스트는 "독재정권을 다루기 위해서는 힘과 지혜가 동시에 필요하다는 것이 역사적 교훈"이라며 "과열된 군사적인 용어들을 피하고, 중국인 학생과 관료, 과학자들을 환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d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코노미스트, 中당대회 분석…"시진핑, 권위주의로 고립 자초"
(서울=연합뉴스) 김동호 기자 =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3연임이 결정될 공산당 20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를 앞두고 중국이 국제적 고립을 자초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권력 유지를 위한 권위주의 체제가 강화되면서 국가적 활력이 저하되고, 국제사회에서의 교류와 접촉을 경계하는 호전적 성향으로 빠져들 수 있다는 우려다.
13일(현지시간) 영국 주간 이코노미스트는 '통제에 대한 집착이 중국을 더 약하게, 더 위험하게 만들고 있다' 제하의 분석기사에서 "전임 지도자들이 개혁과 개방을 이끈 30년이 지나간 후 중국이 폐쇄적이고 독재적으로 변했다"는 견해를 밝혔다.
먼저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당국의 폐쇄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코로나19 대응 기조를 제시했다.
전세계를 휩쓴 약 2년간의 팬데믹(대유행) 이후 각국은 바이러스와 공존을 모색하는 이른바 '위드 코로나' 정책으로 돌아선 바 있다.
하지만 중국은 사회적 거리두기나 마스크 착용 등을 해제하기는커녕 주기적인 유전자증폭(PCR) 검사, 감염자 발생시 건물 폐쇄 및 도시 봉쇄, 역학조사를 위한 이동 추적 앱 강제설치 등을 시행하며 오히려 방역 수준을 최고조로 끌어올린 모습이다.
국내 경제활동이 영향을 받을 정도로 중국이 빡빡하게 방역 규제의 고삐를 죄는 배경에는 외국산 백신에 의존하기를 원치 않는 시 주석의 의중이 자리잡고 있으며, 이에 맞서 이견을 제기할 수 있는 이가 아무도 없다는 지적이다.
이코노미스트는 "이런 통제에 대한 광적인 집착은 국제사회에도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시 주석은 전제군주에게 적합한 세계 질서를 모색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각종 국제기구를 포섭해 중국을 뒷받침하는 논리를 조합해내는가 하면, 빈국들에 대한 경제적 지원으로 우군을 확보해가면서 국제사회의 인권 기준을 따르지 않는 자국의 통치 방식을 정당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같은 중국의 강력한 '톱다운'(하향식) 리더십은 5G·배터리·반도체 등 부문에 자원을 집중시켜 기술 발전을 선도하는 데에 효과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는 혁신 창출이 어려워지는 비효율을 내포하고 있다고 이코노미스트는 꼬집었다.
또 최근 수년간 소셜미디어를 비롯한 인터넷 정보를 통제하는 중국의 '만리 방화벽'(Great Firewall)으로 인해 해외 사상의 유입이 차단되는가 하면, 중국 학계 인사들과 지배층 관료들의 해외 체류는 물론 외국인과 외국기업의 중국 내 활동도 위축되면서 국제 무대에서 중국이 고립되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이 보기보다 약할 수 있다는 점에 안심해서는 안 된다"며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러시아가 보여주고 있듯이, 고립되고 내향적인 중국이 훨씬 더 호전적인 민족주의적 국가로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서방으로서는 필요할 때는 중국에 맞서더라도, 그렇지 않을 때는 협력을 모색하는 것이 최선의 방책"이라고 언급했다.
중국을 둘러싼 긴장감을 낮추기 위해서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최근 중국에 부과하고 나선 반도체 부문 제재나 군사적 위협 등 같은 '채찍' 강경책 일변도로 나아가기 보다는, 개방을 유도하는 '당근' 정책을 병행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것이라는 제언이다.
이코노미스트는 "독재정권을 다루기 위해서는 힘과 지혜가 동시에 필요하다는 것이 역사적 교훈"이라며 "과열된 군사적인 용어들을 피하고, 중국인 학생과 관료, 과학자들을 환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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