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7 앞질렀다' 환호 1년만에…1인당 국민소득 이탈리아에 재역전

입력 2022-10-16 06:09  

'G7 앞질렀다' 환호 1년만에…1인당 국민소득 이탈리아에 재역전
작년 1인당 GNI, 이탈리아 3만5천710달러 > 한국 3만4천980달러
원화 절하 등에 올해도 따라잡기 힘들듯…대만에도 뒤처질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박대한 민선희 기자 = 우리나라 1인당 국민소득이 코로나19 사태가 터진 2020년 G7(주요 7개국) 중 하나인 이탈리아를 앞섰지만, 바로 1년만인 지난해 역전을 허용하고 다시 뒤처진 것으로 확인됐다.
코로나19 첫해 한국의 경제 성장률이 이탈리아보다 덜 떨어진 대신 그만큼 이듬해 회복 과정에서는 이탈리아의 반등 폭이 컸기 때문이다.
올해의 경우 원화 가치까지 다른 통화들보다 상대적으로 크게 추락한 만큼, 이탈리아를 따라잡기 더 어려워졌을 뿐 아니라 오히려 대만에 추월당할 가능성이 커졌다.

◇ 2020년 처음 550달러 앞섰다가 2021년 730달러 뒤져
16일 세계은행(월드뱅크)의 최신 통계 지표(World Development Indicators)에 따르면 2021년 기준 한국의 1인당 명목 국민총소득(GNI)은 3만4천980달러, 이탈리아는 이보다 730달러 많은 3만5천710달러로 집계됐다.
우리나라 1인당 GNI는 2019년 3만3천830달러로 이탈리아(3만4천940달러)보다 적었지만, 2020년(3만2천930달러) 처음 이탈리아(3만2천380달러)를 근소한 차이로 앞선 바 있다.
2021년 1월 당시 문재인 대통령도 신년사에서 "지난해 1인당 국민소득이 사상 처음으로 G7(미국·일본·영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캐나다) (소속) 국가를 넘어설 것으로 예측된다"고 밝히기도 했다.
여기서 언급된 G7 국가가 이탈리아였고, 실제로 이후 발표된 세계은행과 유엔(UN) 통계에서 우리나라의 2020년 기준 1인당 GNI는 이탈리아를 앞질렀다.
유엔 통계를 보면 2019년까지만 해도 한국(3만2천513달러)은 이탈리아(3만3천472달러) 아래였지만, 2020년에는 우리나라가 3만2천193달러로 이탈리아(3만1천622달러)를 웃돌았다.
유엔은 1인당 GNI를 달러로 환산할 때 당해연도 1년간 평균 시장환율을 적용하고, 세계은행의 경우 아틀라스 산출법에 따라 직전 3개년 평균 시장환율을 쓰는 차이가 있다.
유엔의 2021년 기준 각국의 1인당 GNI 통계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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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인당 명목 국민총소득(GNI) 추이 (단위:달러) │
│ ※ 자료 : 세계은행(월드뱅크) │
├─────┬─────┬─────┬─────┬─────────────┤
│ │2019년│2020년│2021년│ 2022년 상황 │
│ │1인당 GNI │1인당 GNI │1인당 GNI │ │
├─────┼─────┼─────┼─────┼─────────────┤
│한국 │33,830.00 │32,930.00 │34,980.00 │[성장률] │
│ │ │ │ │1분기:0.6%, 2분기:0.7%│
│ │ │ │ │[원화 절하율] │
│ │ │ │ │2021년 연평균 대비:10.89% │
│ │ │ │ │작년말 대비 기말(10.14) 기│
│ │ │ │ │준:20.16% │
├─────┼─────┼─────┼─────┼─────────────┤
│이탈리아 │34,940.00 │32,380.00 │35,710.00 │[성장률] │
│ │ │ │ │1분기:0.1%, 2분기:1.1%│
│ │ │ │ │[유로화 절하율] │
│ │ │ │ │2021년 연평균 대비:9.9% │
│ │ │ │ │작년말 대비 기말(10.14) 기│
│ │ │ │ │준:13.66% │
├─────┼─────┼─────┼─────┼─────────────┤
│일본 │42,010.00 │40,810.00 │42,620.00 │ │
├─────┼─────┼─────┼─────┼─────────────┤
│프랑스│42,550.00 │39,500.00 │43,880.00 │ │
├─────┼─────┼─────┼─────┼─────────────┤
│OECD 평균 │40,249.56 │38,601.27 │42,094.87 │ │
└─────┴─────┴─────┴─────┴─────────────┘

◇ 지난해 경제 성장률 이탈리아 6.7% > 한국 4.1%
이처럼 한 해 만에 이탈리아에 역전을 허용한 것은 무엇보다 작년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이 이탈리아보다 낮았기 때문이다.
이탈리아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코로나19 대유행 첫해인 2020년 -9.0%까지 떨어졌다. 이와 비교해 한국(-0.7%)은 글로벌 경기 침체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선방했다.
하지만 지난해의 경우 이탈리아 GDP가 6.7%나 회복하는 동안 우리나라 경제는 4.1% 반등하는 데 그쳤다.
이탈리아에 뒤졌지만, 작년 1인당 GNI는 3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한은이 집계한 2021년 1인당 GNI는 3만5천373달러로 2020년(3만2천4달러)보다 10.5% 늘었다.
경제 성장뿐 아니라 환율과 물가의 덕도 봤는데, 작년 1인당 GNI 증가 폭(3천369달러)을 요소별로 나눠보면 경제 성장(실질GDP)이 1천315달러, 환율 하락이 1천66달러, 물가(GDP디플레이터)가 825달러 정도 기여했다는 게 한은의 분석이다.

◇ 올해 원화 가치 유로화 보다 더 떨어져…재역전 걸림돌
하지만 올해의 경우 달러 대비 원화 가치가 다른 통화와 비교해 더 떨어진 만큼(원/달러 환율 상승), 국민소득 경쟁 측면에서 우리나라가 불리한 처지다.
한은 경제통계시스템(ECOS) 등에 따르면 이탈리아가 사용하는 유로화 가치는 올해 들어 지난 14일까지 달러화 대비 13.66%(작년말 1유로 1.1323달러→0.9776달러) 하락했지만, 같은 기간 한화는 달러화 대비 20.16%(1달러 1,188.80원→1,428.50원)나 깎였다.
연 평균 환율 기준으로 비교해도, 유로화(2021년 1유로 1.1828달러→2022년 1∼9월 1.0653달러) 가치가 9.9% 떨어지는 동안 원화(2021년 1달러 1,144.61원→2022년 1∼9월 1,269.21원)는 10.89% 하락했다. 그만큼 GDP를 달러로 환산할 경우 이탈리아보다 더 손해를 본다는 뜻이다.
환율뿐 아니라 물가도 이탈리아에 더 유리하다. 명목 1인당 GNI에는 물가 상승분(GDP 디플레이터)까지 더해지기 때문에, 물가가 뛰면 국민소득이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이탈리아의 최근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우리나라보다 훨씬 높은 8% 수준이다.
성장을 통해 국민소득 격차를 크게 좁히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1분기 한국의 실질 GDP 성장률은 0.6%로 이탈리아(0.1%)보다 높았지만, 2분기(0.7%)의 경우 이탈리아(1.1%)를 밑돌았다.
더구나 우리나라 성장률은 하반기로 갈수록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수출 감소 등으로 더 고전할 것으로 우려된다.
한 경제 전문가는 "무엇보다 올해 원화 가치 절하율이 유로화보다 큰 만큼 우리나라 1인당 국민소득이 다시 이탈리아를 따라잡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 올해 대만에 국민소득 역전 가능성…대만, 3.5% 성장에 환율까지 유리
한국의 국민소득은 이처럼 불리한 환율과 성장 부진 탓에 올해 이탈리아뿐 아니라 대만에조차 뒤처질 위기에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이달 발표한 세계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한국과 대만의 1인당 GDP를 각 3만3천592달러, 3만5천513달러로 추산했다.
IMF 통계에서 지난해 한국의 1인당 GDP(3만5천4달러)는 대만(3만3천143달러)보다 많았지만, 올해 역전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국민총소득(GNI)은 국내총생산(GDP)에 해외 노동소득이나 배당 등 국외순수취요소소득까지 반영한 것인 만큼 1인당 GNI와 1인당 GDP에 다소 차이가 있지만, 현재 추세로 미뤄 1인당 GNI도 대만이 우리나라를 추월할 가능성이 있다.
당장 경제 성장률만 봐도, 대만 중앙은행의 올해 대만 성장률 전망치는 3.5%로 한은의 올해 한국 성장률 전망치(2.6%)보다 0.9%포인트나 높다.
더구나 대만달러화 가치는 올해 들어 14일까지 달러 대비 15.18%(작년말 1달러 27.674대만달러→31.874대만달러) 떨어져 하락률이 원화(-20.16%·1,188.80원→1,428.50원)보다 낮다.
연 평균 환율 기준 절하율도 대만달러화(4.77%·2021년 1달러 27.915대만달러→2022년 1∼9월 29.246대만달러)와 비교해 원화(10.89%·2021년 1달러 1,144.61원→2022년 1∼9월 1,269.21원)가 두 배 이상으로 높았다.
그만큼 대만이 달러 환산 국민소득 집계 과정에서 유리하다.
IMF 전망대로 대만의 올해 1인당 GDP가 한국을 앞설 경우, 2002년 이후 20년 만의 재역전이다.

┌─────────────────────────────────────┐
│1인당 GDP 비교 (단위:달러)│
│ ※ 자료 : IMF(국제통화기금) │
├─────────┬─────────┬────────┬────────┤
│ │2020년│2021년 │2022년(추정)│
├─────────┼─────────┼────────┼────────┤
│한국 │31,728│35,004 │33,592 │
├─────────┼─────────┼────────┼────────┤
│대만 │28,405│33,143 │35,513 │
├─────────┼─────────┼────────┼────────┤
│일본 │39,981│39,301 │34,358 │
└─────────┴─────────┴────────┴────────┘


shk999@yna.co.kr, ssun@yna.co.kr, ku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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