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발효식품에 푹 빠진 독일 유명셰프 "김치삼겹살찜 맛 사랑해"

입력 2022-10-17 08:10   수정 2022-10-17 08:50

韓발효식품에 푹 빠진 독일 유명셰프 "김치삼겹살찜 맛 사랑해"
"고추장·김치 최고…'영양가 많은 건강식' 한식, 발효식품 가장 앞서"
"주독한국문화원·aT 독일사무소, 베를린서 '한식&발효의 예술' 행사

(베를린=연합뉴스) 이율 특파원 = "한식이 가장 특별한 점은 김치나 고추장, 된장, 쌈장과 같은 발효식품입니다. 고유의 발효식품에 있어서는 한식이 가장 앞서 있다고 생각합니다."


독일 요리 경연 프로그램 '더 테이스트(2015)'에서 우승하고, 운영했던 레스토랑이 '베를린 요리의 장인(2018)'으로 선정된 독일 유명 셰프 크리스토프 물락은 지난 15일(현지시간)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한식은 영양가가 많으면서도 건강식이어서 좋다. 발효식품은 소화가 잘되는데 기여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물락 셰프는 "개인적으로 제일 좋아하고 자주 해 먹는 한식은 김치 삼겹살찜"이라며 "그 맛을 사랑한다"고 덧붙였다.
베를린에서 태어난 그는 가장 전형적이지 않은 독일인으로 컸다. 독일의 주식 감자를 먹기 전 터키의 대표 음식 되너를 맛봤고, 베트남인, 터키인, 아랍인, 한국인, 중국인 친구들과 어울렸다.
이런 다문화적인 배경은 그가 만드는 요리에도 반영된다. 직업적으로 요리를 시작한 2007년 이후 지난 15년간 다양한 방면으로 요리를 시도했다. 그의 요리에는 굳어진 노선이 없다.
"아시아 음식을 좋아해서 아시아 음식에 대해 분석해오다가 이웃에서 캘리포니아식 한국식당을 하던 친구를 만나 한식을 본격적으로 익혔습니다. 구동독을 비롯해 구소련 사회주의 국가들의 소울푸드 격인 '졸얀카'라는 수프가 있어서 예전에 운영하던 레스토랑에서 팔았는데 거기 고추장으로 맛을 냈더니 상을 받았습니다. 주재료인 파프리카, 토마토와 어울렸던 거죠"


원래 보험판매인으로 일했던 물락 셰프는 우연하면서도 필연적인 계기 덕에 요리를 주업으로 삼게 됐다.
그는 2007년 보험판매인으로 일할 때 베를린의 가장 유명한 파인다이닝 레스토랑 중 하나인 미슐랭 3스타 루츠에 보험을 팔았는데, 그 레스토랑에서 피해가 발생하자 통상 보험으로 처리되기 어려운 피해였음에도 보상을 받을 수 있게 도왔고, 레스토랑 측은 그를 손님으로 초청했다.
그는 루츠에서 난생처음 파인다이닝을 한 뒤 요리사의 길이 자신이 가고 싶어하고 가야 할 길이라는 것을 깨달았고 본격 요리를 시작했다. 할머니와 어머니 모두 요리를 잘했고, 그도 집에서 종종 요리하곤 했지만, 차원이 다른 맛이었다.
그는 "요리는 내게 있어 모든 것"이라며 "나는 요리를 위해 산다"고 말했다.
그는 "여자친구가 집에서도 끝없이 요리하는 저를 보며 미쳤다고 하는데, 요리 없이 사는 인생을 상상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주독한국문화원과 한국농수산유통공사(aT) 독일사무소가 독일 최대 음식페스티벌의 하나인 베를린 푸드위크를 맞아 베를린 아틀리에 루프탑에서 연 한식 파인다이닝 행사에서 독일 현지인 40여명에게 간장, 고추장, 된장 등 발효식품을 활용한 새로운 요리를 선보였다.
이날 요리는 미역 샐러드를 시작으로 고추장, 된장, 쌈장을 곁들인 돌버섯, 오이와 순무, 버섯트러플스프 등 전채, 김치와 고추장으로 맛을 낸 독일식 대구요리, 독일식 김치인 사우어크라우트와 쌈장에 삼겹살을 12시간 익힌 다음 그릴에 구운 독일식 돼지고기 요리와 된장으로 맛을 낸 퓌레에 이어 후식으로는 화이트초콜릿과 참기름으로 맛을 낸 블루베리, 구운 포도와 유자로 막을 내렸다.


물락 셰프는 "베를린에 매우 많은 한식 레스토랑이 있지만, 대체로 비빔밥이나 불고기 등 모두가 좋아하는 요리를 많이 싸게 파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면서 "한식에서 영감을 얻어 한식 발효식품의 맛을 가미해 준비하는 오늘 요리가 한식을 다르게 지각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음식을 맛본 티나 텔너씨는 "진정한 미식체험이었다. 모든 게 탁월하게 맛있었다"면서 "한식의 요소들을 독일음식과 연결한다는 아이디어가 정말 멋졌다. 모든 디테일이 고려됐다는 것을 느꼈고, 정말 아름다운 밤이었다"고 말했다.
yulsi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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