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연합뉴스) 정동철 통신원 = 호주의 한 청년이 서부 퍼스에서 동부 시드니까지 횡단하는 노숙인 돕기 3천952km 달리기 대장정을 47일만에 성공리에 마무리해 화제다.
주인공은 시드니를 주도로 하는 뉴사우스웨일스(NSW)주 포브스 출신의 평범한 전기공인 네드 브록맨(23).
브록맨은 17일 오후 5시30분(현지시간) 수많은 인파의 환영을 받으며 목적지인 시드니 본다이 해변에 도착했다.
지난달 1일 노숙인 자선단체 '모빌라이즈'의 기금 마련을 위해 퍼스를 출발, 대장정에 나선 지 47일 만이었다.
본다이 해변에는 수천명이 몰려들었고 호주 원주민들은 전통 의식으로 퍼스에서 달려온 젊은이를 맞이했다고 일간 시드니모닝헤럴드가 전했다.
브록맨은 해양구조대 건물 난간에 올라가 관중들에게 감사를 표하고 신발에 술을 채워 마시면서 대장정의 성공을 자축했다.
그는 "여기까지 달려오기까지 형언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일을 겪어야 했다"면서 "지금 이 순간 날아갈 것처럼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브록맨은 지난 47일 동안 매일 평균 10시간씩 80km 이상 달리면서 지금까지 총 150만 호주달러(약 13억 5천만원) 넘게 모금했다.
당초 목표액 100만 호주달러를 훨씬 웃도는 금액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봉쇄가 한창이던 2020년에 취미로 달리기를 시작한 브록맨은 수많은 노숙인에 충격을 받은 나머지 이들을 돕기 위해 호주를 횡단하는 대장정을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달리기 전 과정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타그램'을 통해 실시간으로 알리면서 대중들의 관심과 지지를 이끌어 냈다.
그에게 지지와 격려 영상을 보낸 이들 명단에는 호주 내셔널럭비리그(NRL)팀 '파라마타 얼스'와 세계 최대 종합격투기 단체 UFC의 스타 이스라엘 아데산야도 이름을 올렸다.
브록맨은 17일 아침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새들이 지저귀고 차량들이 길에 나와 있다. 드디어 집으로 간다"는 감회를 담은 글을 올리기도 했다.
그의 달리기 대장정에는 부모, 여자 친구, 사진사, 물리치료사 등이 함께 하며 도움과 격려를 보냈다.
그의 어머니 카일리는 호주 현지 2GB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너무나 눈물겹고 어려운 때가 있었지만 네드의 열정 덕분에 모두 이겨낼 수 있었다"고 감격해했다.
앞서 브록맨 측은 "네드는 비가 오거나 우박이 떨어지거나 해가 나오거나 17일 오후 5시 30분에는 본다이 해변에 꼭 도착할 것"이라며 "거기서 많은 이들이 모여 그를 환영해주기를 바란다"고 기대감을 밝히기도 했다.
실제로 본다이 해변에는 수천 명의 환영 인파와 함께 언론사 취재진이 몰려드는 등 브록맨의 호주 횡단 달리기 대장정에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
dc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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