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 재무 "감세안 대부분 뒤집어"…트러스 총리 생존위기 더 심화(종합2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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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2-10-18 02:59   수정 2022-10-18 17:19

영 재무 "감세안 대부분 뒤집어"…트러스 총리 생존위기 더 심화(종합2보)

영 재무 "감세안 대부분 뒤집어"…트러스 총리 생존위기 더 심화(종합2보)

소득세율 인하 취소·에너지 요금 지원 축소…"어려운 결정 더 내려야"

헌트는 '사실상 총리'…트러스 사임 요구 여당의원 5명으로 늘어



(런던=연합뉴스) 최윤정 특파원 = 제러미 헌트 영국 신임 재무부 장관이 리즈 트러스 총리의 경제정책을 대부분 폐기하자 금융시장은 환영했지만 트러스 총리는 시시각각 더 위태로워지고 있다.

헌트 장관은 '사실상 총리', 트러스는 '이름만 총리'라는 굴욕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으며, 당내에서 공개적으로 사임을 요구하는 의원들이 늘고 있다.

헌트 장관은 17일(현지시간) 트러스 총리의 감세안을 대부분 되돌릴 것이라고 말했다.

헌트 장관은 영상으로 발표한 성명에서 소득세율 인하를 취소하고 에너지 요금 지원은 축소한다고 말했다.

최저 소득세율을 20%에서 19%로 낮추는 시기를 1년 앞당기려던 것을 아예 취소해버리고 경제 여건이 될 때까지 무기한 동결한다고 말했다.

또 보편적 에너지 요금 지원을 2년에서 6개월로 단축하고 내년 4월부터는 취약계층 위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영국 정부는 표준 가구 기준 에너지 요금을 2년간 연 2천500파운드(약 400만원)로 제한할 계획이었다.

배당세율 인하, 관광객 면세, 주세 동결 계획 등도 모두 뒤집었다.

다만 이미 의회를 통과한 주택 취득세율 인하와 소득세 격인 국민보험 분담금 비율 인상 취소는 예정대로 간다고 말했다.

헌트 장관은 지금까지 취소된 감세정책 규모가 연 320억파운드(32조원)라고 말했다.

그는 오후에 의회에 출석해서는 경제 자문위원회를 신설하겠다고 말했다.

또, 국방비를 국내총생산(GDP) 3%로 확대하는 계획에 관해 확답을 하지 않고 막대한 이익을 거둔 에너지 기업에 부유세를 걷는 방안에 관해서도 전향적인 태도를 보이는 등 트러스 총리의 정책 방향을 더 바꿀 것임을 재차 시사했다.

영국 정부는 지난달 23일 연 450억파운드(73조원) 규모 감세안이 포함된 미니예산을 발표했다.

이 중 상당수는 전 정부에서 발표한 증세 계획을 취소하는 내용이었다.

재정 전망 없이 감세안이 발표된 뒤 금융시장이 불안감에 요동치자 트러스 총리는 부자 감세와 법인세율 동결을 철회하며 두 차례 정책 방향 유턴을 했다.



헌트 장관은 정부는 경제안정 책임이 있으며 공공 재정 지속가능성에 관해 확신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감세를 위해서 나랏빚을 지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세금과 공공지출에 관해 어려운 결정을 더 내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14일 임명된 헌트 장관은 예산안 일부를 예정보다 2주 앞당겨 발표했다. 이는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조치다.

당초 쿼지 콰텡 전 재무부 장관은 10월 31일에 예산안과 함께 독립기구인 예산책임처(OBR)의 중기재정전망을 함께 내놓을 예정이었다. 전체 예산안과 OBR 중기재정전망은 예정대로 발표된다.

트러스 총리를 향한 불신으로 크게 흔들렸던 금융시장에선 파운드화와 국채 가격이 오르는 등 긍정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파운드화의 달러 대비 환율은 한때 2.2% 올랐고 3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연 4.37%로 0.40%포인트 넘게 하락했다.

반면에 트러스 총리의 위기는 더 심각해지는 듯하다.

영국 언론들은 트러스 총리의 감세를 통한 성장 공약이 거의 다 폐기되며 자리를 지킬 명분이 사라지고 있고 헌트 장관이 사실상 총리처럼 보이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에 관해 트러스 총리는 이날 트위터에서 "영국 국민이 안정을 원하고, 그것이 우리가 경제 여건 악화로 인해 직면한 심각한 문제에 대응하는 이유"라며 "성장을 위한 새로운 경로를 짜기 위해 조처를 했다"고 말했다.

총리실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총리가 의견을 듣고 시장안정을 위해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며 지난 주말 재무장관과 만나 논의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헌트 장관은 어려운 결정과 관련해서 트러스 총리가 전면 지지했다고 밝히면서 본인이 자유롭게 추진했음을 시사했다.트러스는 '이름만 총리'라는 말이 돌고 있다.

당내에서도 트러스 총리를 향한 사임 압박은 계속되고 있다. 공개적으로 사임을 요구한 보수당 의원이 이날 2명 추가돼 5명으로 늘었다.

이에 앞서 데일리 메일은 보수당 의원 100명 이상이 이미 불신임 서한을 보낼 준비를 마쳤으며 이번 주 후반 트러스 총리를 내쫓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를 위해 취임 1년 내 불신임 투표를 할 수 없는 규정을 바꾸려고 한다는 것이다.

트러스 총리는 이날 야당이 신청한 긴급 질의에 페니 모돈트 원내대표를 대타로 내세워서 책임을 피한다는 비난을 받았는데 이후 총리실은 그가 보수당 평의원 모임인 1922 위원회의 그레이엄 브래디 의장과 만나고 있었다고 밝혔다.

1922 위원회는 불신임 투표와 당 대표 투표 등을 관장하는 점을 고려하면, 사전 계획된 회동이었다는 설명해도 불구하고 분위기는 심상치 않아 보인다.

merciel@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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