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지방정부들, 미중 기술경쟁에 앞다퉈 반도체 기업 지원책

입력 2022-10-19 10:45  

중국 지방정부들, 미중 기술경쟁에 앞다퉈 반도체 기업 지원책
미국의 수출통제 상황서 시진핑의 '반도체 굴기' 의중 반영
과잉투자·자원낭비 우려도…ICWise "반도체산업은 과학"

(서울=연합뉴스) 정재용 기자 = 중국의 지방 정부들이 앞다퉈 반도체 기업에 대한 지원책을 내놓고 있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9일 "중국의 지방 정부들이 자국의 반도체 기업에 대한 현금 인센티브와 정책지원을 배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지방 정부들의 자국 반도체 기업에 대한 지원 정책은 미국이 최근 새로운 대중 반도체 수출통제 조치를 발표하는 등 대중국 반도체 견제를 강화하는 상황에서 '반도체 굴기' 추진하려는 중앙정부의 의중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앞서 미국 상무부는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 기업이 ▲ 18nm(나노미터·10억분의 1m) 이하 D램 ▲ 128단 이상 낸드 플래시 ▲ 14nm 이하 로직칩을 생산하는 중국 기업에 반도체 장비를 수출하는 것을 사실상 금지하는 내용의 수출통제 조치를 발표했다.
이 조치에는 미국 기업뿐 아니라 미국 시민권자나 영주권자가 중국 반도체 업체를 지원하는 것을 제한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SCMP에 따르면 중국의 '개혁·개방 1번지'이자 '기술 허브'인 광둥(廣東)성 선전시를 비롯한 중국 내 다수의 도시가 다양한 형태로 자국 반도체 기업에 대한 지원정책을 내놓았다.
선전시는 최근 관할 지역 내 반도체 설계 기업들에 연간 1천만 위안을 지원하겠다는 정책을 발표했다.
선전시는 또 높은 수준의 반도체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선전시에 사업장을 세우는 반도체 기업에 3천만 위안의 현금 지원을 하는 정책도 내놓았다.
아울러 중국 동부 저장(浙江)성 리수이(麗水)시도 지난 14일 관할 지역 내 반도체 설계 회사들에 대한 파격적인 지원책을 발표했다.
연간 매출액이 2천만 위안이 넘는 반도체 설계회사에 대해선 30만 위안, 매출액 1억 위안 이상 반도체 설계회사에 대해선 100만 위안, 매출액 5억 위안 이상인 반도체 설계회사에 대해선 500만 위안의 보조금을 각각 지급한다는 내용이다.
반도체 설계회사뿐만 아니라 반도체 제조회사 및 부품 제조 회사들에 대해서도 연간 매출액 기준으로 보조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양쯔강 유역의 현급 도시인 리수이는 '제로에서 1로'라는 기치를 내걸고 반도체 산업 육성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장쑤(江蘇)성 성도인 난징(南京)시도 반도체 산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장쑤성의 중점 지원 반도체 기업은 소프트웨어 및 정보 서비스, 스마트 그리드, 반도체 회로 분야 등이다.
안후이(安徽)성 성도인 허페이(合肥)시도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한 보조금 정책을 발표한 바 있다.
중국 금융중심지이자 반도체 산업 허브인 상하이(上海)시도 이달 초 미국과의 기술경쟁 상황에서 '미래산업의 중심기지'로 도약하겠다는 청사진을 발표한 바 있다.
중국 지방 정부들의 잇단 반도체 기업 지원 정책에 대해 일각에서는 과잉투자 및 자원 낭비 우려를 제기하면서 장기적인 계획에 따라 신중하게 추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반도체 자문회사인 아이씨와이즈(ICWise)는 지난달 펴낸 보고서에서 "반도체 산업은 과학 분야"라면서 "중국 지방 정부들은 전문성을 존중하고 맹목적으로 (반도체 산업에) 승차하는 대신 성장 유형을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중국의 올해 8월 반도체 생산량은 '제로 코로나' 정책과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 감소, 미중 기술경쟁 등의 여파로 급감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의 발표 자료에 따르면 중국의 8월 집적회로(IC·반도체 칩) 생산량이 전년 동기 대비 24.7% 줄어든 247억 개에 그쳤다. 이 같은 중국의 반도체 칩 생산량은 월간 기준으로 2020년 10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또한 8월의 반도체 칩 생산량 감소 폭 24.7%는 중국 당국이 반도체 생산량을 월별로 집계한 1997년 이후 사상 최대의 폭이다.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중국의 반도체 칩 생산량은 전년 동기 대비 10% 감소한 2천181억 개에 그쳤다.
중국의 반도체 생산량은 반도체 자립을 목표로 한 '반도체 굴기' 정책에 힘입어 그동안 빠른 속도로 늘어났으나, 올해 들어 코로나19에 대한 당국의 엄격한 통제 정책(제로 코로나)과 경기 침체 등의 여파로 급격한 감소세로 돌아섰다.
아울러 미·중 기술경쟁에 따른 반도체 공급망 차질도 중국의 반도체 생산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반도체 굴기를 앞세워 '반도체 항모'로 불리는 칭화유니(淸華紫光)를 비롯해 중국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SMIC(中芯國際·중신궈지)와 2위 파운드리 업체인 화훙(華虹) 반도체 등 반도체 기업을 지원하고 있다.
특히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미중 기술경쟁 상황에서 반도체 굴기에 대한 의지를 거듭 밝히고 있다.
시 주석은 중국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 개막에 즈음한 업무보고서를 통해 반도체 등 핵심 전략 기술 영역에서 대중국 디커플링(decoupling·탈동조화)을 시도하는 미국에 맞서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바 있다.
jj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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