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르밀 사태, 경영진 무책임·도덕성 논란…직원들 생계 막막(종합)

입력 2022-10-20 11:48  

푸르밀 사태, 경영진 무책임·도덕성 논란…직원들 생계 막막(종합)
일방적 해고통보 반발해 집단행동 예고…"경영무능으로 적자"
"오너 체제로 바뀐 뒤 위기 찾아와, 주먹구구식 영업"
해고 50일전까지 통보 의무도 안 지켜…신준호 퇴직금 30억 챙겨가


(서울=연합뉴스) 신선미 기자 = 유제품 기업 푸르밀 직원들이 회사의 일방적인 사업 종료와 해고 통보에 반발하면서 집단행동을 예고하는 등 푸르밀 사태가 심각해지고 있다.
약 400명의 전체 직원 생계가 달린 문제인데다 회사가 폐업하기까지 경영진이 보여온 무능과 무책임한 행태가 알려지면서 도덕성 논란이 불붙는 양상이다.
직원들은 경영진의 무능으로 회사가 위기를 맞았으나 책임을 직원들에게 전가하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푸르밀 노동조합은 최근 성명을 내고 "신준호, 신동환 부자의 비인간적이고 몰상식한 행위에 분노를 느낀다"며 "이에 강력한 투쟁과 (함께) 생사의 기로에선 비장한 마음을 표출하려 한다"고 말했다.
푸르밀은 지난 17일 전 직원들에게 내달 30일자로 사업을 종료한다는 사실을 알리고 정리 해고를 통지하는 메일을 보냈다.
푸르밀은 당시 메일을 통해 "4년 이상 적자가 누적돼 특단의 대책을 찾아 봤지만 현재까지 가시적인 성과가 없어 부득이하게 사업을 종료하게 됐다"며 "불가피한 사정에 따라 정리해고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노조는 회사 측의 이런 통보에 대해 "소비자 성향에 따른 사업다각화 및 신설라인 투자 등으로 변화를 모색해야 했으나 안일한 주먹구구식의 영업을 해왔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특히 신준호 회장의 차남인 신동환 대표가 취임해 오너 체제로 전환한 뒤부터 위기가 찾아왔다고 주장했다.
신 대표가 취임한 2018년 15억 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을 했고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영업손실액은 89억 원, 113억 원, 124억 원으로 점점 불어났다는 것이다.
노조는 "독선적이고 이기적인 인성을 바탕으로 어떤 조언도 귀담아 듣지 않고 무능력한 경영을 해, 적자 구조로 바뀌었다"고 지적했다.
경영진이 회사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지 않은 점도 문제로 꼽았다.
노조는 지난 44년간 쟁의나 파업을 하지 않았고 임금 삭감과 공장 인원 축소를 감내했지만 신준호 회장의 급여는 그대로였고 심지어 올해 초 퇴사하면서 자신의 퇴직금 30억 원까지 챙겨갔다는 것이다.
회사가 해고 시점에서 불과 44일 전에 직원들에게 이를 통보하면서 당장 직원들의 생계가 막막해졌다.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노조 등 근로자 대표에게 해고 50일 전까지는 이를 통보하고 합의해야 하지만, 푸르밀에선 이런 조치는 전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이에 "이는 350명 직원들의 가정을 파탄시키며 죽음으로 내모는 살인 행위"라고 비판했다.
푸르밀의 갑작스러운 영업 종료 통보에 푸르밀에 원유를 공급해왔던 낙농가와 협력업체 직원 약 50명, 화물차 기사 약 100명도 피해를 보게 됐다.
홈플러스, 이마트[139480] 등 푸르밀과 자체브랜드(PB)상품 공급 계약을 맺은 유통업체도 대체 업체 물색에 나섰다.
한편 푸르밀이 지난 17일 사업종료를 통보한 이후부터 현재까지 나흘간 회사 홈페이지는 접속이 불가능한 상태다.
푸르밀은 '비피더스', '검은콩이 들어 있는 우유', '바나나킥 우유' 등 익숙한 제품을 선보이는 유가공 전문 기업이다.
1978년 롯데그룹 산하 롯데유업으로 출발했다가 2007년 4월 그룹에서 분사했고 2009년 사명을 푸르밀로 바꿨다.
분사 당시 고(故)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동생인 신준호 회장이 지분을 100% 인수했고, 지난해부터는 신 회장의 차남인 신동환 대표가 단독으로 회사를 이끌어 왔다.
su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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