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공급 농민들 "푸르밀, 40년 약속 저버려…생존권 보장하라"(종합)

입력 2022-10-25 16:02   수정 2022-10-25 17:28

원유공급 농민들 "푸르밀, 40년 약속 저버려…생존권 보장하라"(종합)
상복입고 본사앞 상경집회… "원유 인수·피해보상" 요구


(서울=연합뉴스) 신선미 기자 = 유제품 기업 푸르밀에 원유(原乳)를 공급해온 낙농가들이 일방적인 영업종료 통보에 반발해 집단행동에 나섰다.
농민 약 50명은 25일 서울 영등포구 푸르밀 본사 앞에서 집회를 열어 푸르밀 측의 독단적 폐업을 규탄하고 낙농가의 생존권을 보장할 것을 요구했다.
이들은 푸르밀의 요청에 따라 지난 1979년부터 40여 년간 원유를 공급해 왔으나 푸르밀이 돌연 내달 30일자로 영업종료를 통보하면서 공급처를 잃게 됐다.
이들이 공급하는 원유의 양은 연간 4만t에 이르며, 내달 푸르밀의 영업종료 이후에는 원유가 모두 버려지게 되는 셈이다.
상복을 입고 나온 이상옥 임실군 낙농육우협회장은 "롯데우유 시절부터 우리는 푸르밀을 가족으로 생각하면서 우유를 공급해왔고, 건강하고 맛있는 우유를 만들자는 신념으로 함께 했으나 푸르밀은 독단적으로 폐업을 통보했다"며 "신의를 저버린 행위에 농가는 분노하고 좌절한다. 가족이란 무엇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회장은 푸르밀에 원유를 공급하기 위해 20여 개 농가가 진 부채가 총 120억원이 넘는다고 토로했다.
또 원유공급 해지 내용증명을 받은 뒤 푸르밀 대표에게 면담을 요청했으나 어떤 답도 받지 못했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그는 "푸르밀은 각 농가에 대해 기준 원유량을 시가로 인수하고 계약해지에 따른 손해를 보상하라"며 "생존을 위한 최소한의 요구"라고 말했다.
이날 아침 일찍 전북 임실군에서 상경한 농민들은 '악덕기업 푸르밀 대표 신동환은 각성하라', 신동환은 기준 원유량을 인수하라'는 등의 구호를 외쳤다. 또 푸르밀 본사를 향해 우유를 던지며 항의했다.
농민 대표들은 푸르밀 본사에 낙농가의 요구 조건이 담긴 문서를 전달했다. 이들은 오태한 푸르밀 비상대책위원장과 만났으나, 제대로 된 논의는 진행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갑자기 원유 공급처를 잃게 된 농가를 위해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지난 20일 종합감사에서 "농민에 대해선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답변했다.
정 장관은 "지금 수요가 생기는 (원유는) 가공용"이라며 "해당 농가가 그쪽으로 전환하겠다면 내년 낙농제도 개편에 맞춰 시범 케이스로 획기적으로 지원하고 싶고 만일 지금처럼 (음용) 흰 우유를 생산하려고 한다면 다른 업체와 연결하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su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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