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러시아 줄타기에서 어느 쪽으로 기울지 관심
(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발칸반도 세르비아의 새 정부가 대선·총선을 함께 치른 지 6개월 만에 공식 출범했다.
AP 통신에 따르면 세르비아 의회는 26일(현지시간) 아나 브르나비치 총리가 이끄는 새 내각을 찬성 157표 대 반대 68표로 승인했다.
전체 재적 의원 250명 가운데 225명이 투표에 나섰다.
2017년 총리직에 선출된 브르나비치는 2020년 재임명을 거쳐 3회 연속으로 총리직을 수행하게 됐다.
브르나비치는 세르비아의 첫 여성 총리이자 커밍아웃한 동성애자 총리로도 유명하다.
세르비아는 4월 3일 함께 치러진 대선과 총선에서 알렉산다르 부치치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했다.
2012년 이래 줄곧 집권당을 유지해온 세르비아혁신당(SNS)도 44.27%를 득표하며 압승을 거뒀다.
이에 따라 부치치 대통령은 임기 5년의 새로운 임기를 시작하면서 자신이 원하는 내각을 새롭게 구성할 수 있게 됐다.
새 정부의 화두는 전통적인 동맹국인 러시아와 유럽연합(EU) 사이에서 어느 쪽을 선택하느냐다.
세르비아는 EU 가입을 추진하면서도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러시아 제재에는 동참하지 않고 있다.
EU는 세르비아의 새 정부에 EU 가입을 원한다면 러시아 제재에 동참하고, '앙숙'인 코소보와 관계 정상화에 나서라고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세르비아는 러시아 가스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고, 러시아와 가까운 중국이 주요 투자국이라서 쉽게 EU의 손을 들지 못하고 있다.
통신은 새 정부가 공식 출범하기까지 6개월이라는 긴 시간이 걸린 데에는 이처럼 어려운 결정을 최대한 미루려고 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브르나비치 총리는 이날 첫 의회 연설에서 "EU는 세르비아의 전략적 목적지"라면서도 "우리는 다른 국가들과의 친선관계에도 계속 힘을 쏟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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