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진영대결 저항하자"·숄츠 "대만변화는 평화적이어야"(종합2보)

입력 2022-11-04 20:36  

시진핑 "진영대결 저항하자"·숄츠 "대만변화는 평화적이어야"(종합2보)
베이징서 中·獨 정상회담…시, 우크라 관련 핵무기 반대 명확히 밝혀


(베이징·홍콩=연합뉴스) 조준형 윤고은 특파원 = 미중 전략경쟁 심화 속에 집권 3기를 출범시킨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유럽의 좌장 격인 독일 총리에게 '진영 대결'에 대한 공동 저항을 제안하며 미국을 견제했다.
이에 대해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중국과의 경제 협력 의지를 피력하면서도 미국과 중국의 첨예한 대치 이슈인 대만 문제에서 평화적 해결을 강조하며 중국에 견제구를 던졌다.
◇시진핑, 숄츠에 진영외교 탈피 및 '대미 독자성' 강조
중국 관영통신 신화사에 따르면 시 주석은 4일 오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의 회담에서 양국은 서로 존중하고, 핵심 이익을 배려하며, 대화와 협상을 견지하고, 진영 대결 등의 방해에 공동으로 저항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중국은 항상 유럽을 전면적 전략 동반자로 간주하고 유럽연합(EU)의 전략적 자주성을 지지하며 유럽의 안정과 번영을 바란다"며 "중국과 유럽 관계가 서로 대립하거나 의존하지 않고, 제3자의 제약을 받지 않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치적 신뢰는 훼손하긴 쉽지만 재건은 어렵다"며 "양측이 함께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치인은 바꿀 수 없는 것을 조용히 받아들이고, 바꿀 수 있는 것을 용기 있게 바꾸고, 그 둘을 지혜롭게 구별해야 한다'는 헬무트 슈미트 전 독일 총리의 생각이 마음에 든다며 양국 간 상호 존중을 강조했다.
시 주석은 또 양국이 신(新)에너지, 인공지능, 디지털화 등 새로운 영역에서의 협력에 활력을 불어넣고, 녹색 발전, 환경보호 등 영역에서 인적 교류를 추진하자고 제안했다. 그와 동시에 "독일도 중국과 함께 보호무역주의를 배격해 양국 협력의 성과가 양국 국민에게 더 잘 전달되도록 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이와 함께 중국이 높은 수준의 대외 개방을 흔들림 없이 추진하고 경제 세계화의 올바른 방향을 견지하며 개방형 세계 경제 건설을 계속 추동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결국 시 주석은 중국과 독일 및 유럽 사이의 관계 강화 의지를 피력하는 동시에, 미국과 유럽 사이의 '갈라치기'를 시도한 것으로 풀이된다.

◇ 숄츠, 대만 문제의 평화적 해결 강조
신화통신에 따르면 숄츠 총리는 "중국은 독일과 유럽의 중요한 경제 및 무역 파트너"라며 "독일은 무역 자유화를 확고히 지지하고 경제 글로벌화를 지지하며 '디커플링(decoupling·탈동조화)'을 반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중국과 경제·무역 협력을 계속 심화하고 양국 기업이 서로 투자 및 협력을 수행하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숄츠 총리는 양측간 입장이 일치하지 않는 문제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고 이해와 상호 신뢰를 높이며 독일-중국 관계를 안정화, 공고화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세계는 다극화된 구도를 필요로 하고, 신흥국의 역할과 영향은 중시되어야 한다"며 "독일은 진영 대결을 반대한다"고 말했다고 신화는 전했다.
중국 관영매체가 소개한 발언은 대체로 중국이 반길 이야기들이었지만 유럽 다른 나라들과 미국, 심지어 국내 연립정권 파트너 측으로부터까지 방중에 대한 비판을 들었던 숄츠 총리는 중국이 달갑지 않게 여길 이야기도 잊지 않았다.
숄츠 총리는 리커창 국무원 총리와의 별도 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독일은 하나의 중국 정책을 고수할 것"이라고 했지만 "대만에 대한 어떠한 현상 변경도 대화를 통해 평화적으로, 상호 합의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이 지난달 16일 당 대회 개막식 업무보고에서 대만에 대한 무력 사용 배제 약속을 절대 하지 않겠다고 밝힌 데 대한 우려 표명으로 읽힐 수 있는 발언이었다. 숄츠 총리는 또한 중국이 러시아에 영향력을 행사하길 희망했고 신장위구르자치구 소수민족의 인권이 존중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숄츠 총리는 "나는 시 주석에게 중국이 러시아에 대해 영향력을 행사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며 "러시아는 민간인이 매일 고통받고 있는 공격을 즉시 멈추고 우크라이나에서 철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인권은 보편적이며 이는 특히 소수자의 권리에 적용된다"면서 이러한 발언을 중국이 '내정 간섭'이라고 규정하는 것을 반박했다.

◇시진핑 '핵무기 사용 반대' 강조 주목…대유럽 관계 개선 위한 포석일 가능성
두 정상은 또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의견을 교환했다.
시 주석은 당사자 간 직접 접촉을 통해 협상 재개 여건을 만들길 각측에 호소한다고 밝히고, 핵무기 사용 또는 사용 위협에 국제사회가 공동으로 반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시 주석은 "핵무기는 사용해서는 안 되고, 핵전쟁은 해서는 안 된다"며 유라시아 대륙에 핵위기가 출현하는 것을 방지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주로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 가능성이 우려되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그간 '친러적 중립'으로 평가받아온 시 주석 발언치고는 다소 이례적으로 느껴지는 측면이 있었다.
이는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이자 핵보유국으로서의 원론적 입장 표명인 동시에 대유럽 관계 개선을 위해 '중국은 러시아 편'이라는 유럽의 인식을 바꾸기 위한 노력의 일환일 수 있어 보인다.
시 주석은 또 공동으로 글로벌 산업망·공급망 안정을 확보하고 국제 에너지, 식량, 금융 등의 협력이 방해받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오전 '공식 방문' 형식으로 베이징에 도착한 숄츠 총리의 방문은 2020년 코로나19가 확산한 이후 유럽국가 정상의 첫 방중이다.
숄츠 총리 방중단에는 올리버 블루메 폭스바겐 최고경영자(CEO), 롤란드 부쉬 지멘스 CEO, 벨렌 가리호 머크 CEO, 크리스티안 제윙 도이체방크 CEO, 마르틴 브루더뮐러 BASF 이사회 의장 등 재계 유력 인사들이 포함된 것으로 독일 매체에 보도됐다.
시 주석은 회담 후 숄츠 총리를 위한 연회를 개최했다고 신화통신은 전했다.

jhc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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