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회사채 유찰, 레고랜드 사태 탓"…이전 3년간 유찰 0건

입력 2022-11-06 06:21   수정 2022-11-06 15:54

한전 "회사채 유찰, 레고랜드 사태 탓"…이전 3년간 유찰 0건
목표물량 1조2천억원 중 5천900억원만 발행



(서울=연합뉴스) 권희원 기자 = 최근 3년간 회사채 유찰 사례가 단 한 건도 없었던 한국전력[015760]이 레고랜드 사태 이후 투자자를 모집하지 못해 회사채를 발행하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한전은 최근 연이은 회사채 유찰의 원인이 레고랜드 사태에 있다면서 해외채권 추가 발행 등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6일 한전이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정일영 의원실에 제출한 '회사채 유찰분석' 자료에 따르면 한전은 "레고랜드 사태로 금융시장이 급격히 경색되면서 투자 심리가 위축돼 채권 발행 예정량을 채우지 못한 사례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한전이 회사채 유찰 이유를 명시적으로 밝힌 건 처음이다.
한전은 레고랜드 사태 이후인 지난달 17~26일 네 차례에 걸쳐 1조2천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하려고 했지만 응찰액이 9천200억원에 그쳤고 5천900억원어치 채권만 발행됐다.




지난달 17일에는 4천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하려 했지만 3천400억원의 응찰을 받아 2천800억원어치만 발행했다.
20일에도 목표 물량(4천억원)보다 적은 3천억원의 응찰을 받아 1천700억원만 발행했고, 25일에도 2천억원의 발행 예정 물량 중 800억원만 발행했다.
26일에는 2천억원의 목표 물량에 800억원의 응찰을 받는 데 그쳐 최종적으로 600억원어치 회사채만 발행했다.
레고랜드 이전까지 약 3년간 한전채가 유찰된 사례는 단 한 건도 없었다. 한전채는 정부가 지급보증하는 AAA급 초우량 채권인데다 금리도 높아 매번 응찰액이 발행예정액을 넘겼기 때문이다.
연도별로 보면 2020년에는 3조6천억원의 한전채 입찰에 2.7배에 달하는 9조8천400억원의 자금이 몰렸고, 지난해에는 10조7천500억원 발행에 응찰액은 2.3배 규모인 24조5천억원에 달했다.
그러나 올해는 24조5천500억원 규모의 한전채 발행에 응찰액은 1.8배 수준(44조6천억원)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레고랜드 사태 이후로는 회사채 금리가 6%에 육박했는데도 유찰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초우량 공사채가 유찰되는 사례는 한전만이 아니다. 한국가스공사[036460]와 한국수력원자력도 지난달 24일 각각 2천억원과 1천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하려 했으나 전액 유찰됐다.
한전은 "레고랜드 사태 이후 가스공사, 인천국제공항공사 등 공사채 전체 유찰이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한전은 해외채권 추가 발행을 위해 기획재정부와 협의를 진행하는 한편 은행차입을 확대해 차입 재원을 다변화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올해 30조원이 넘는 대규모 적자를 낼 것으로 예상되는 한전은 현금 유입이 사실상 끊기면서 회사채 발행 외에 마땅한 자금조달책이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현행법상 한전채 발행 한도는 자본금과 적립금을 더한 금액의 2배다. 영업손실이 커질수록 한도가 줄어들어 연말이면 회사채 발행 여력이 거의 소진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정부와 여당은 한전채 발행 한도를 5배로 늘리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정일영 의원은 "레고랜드 사태의 여파가 확산될 단계가 아니라고 말했던 정부와 달리 공공기관들은 회사채 유찰 원인으로 이 사태를 지목하고 있다"며 "정부가 제대로 된 분석과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hee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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