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경제 전환 사활건 독일…"그린수소 도입시계 10년 빨라졌다"

입력 2022-11-06 07:01  

수소경제 전환 사활건 독일…"그린수소 도입시계 10년 빨라졌다"
러 우크라 침공 이후 가스 가격 급등·그린수소 가격↓…에너지위기 속 수소경제 박차
"탄소배출 없어져 근원적 변화"…직접 생산·에너지 공급자 다변화 추진
獨 무역투자청 수소경제 전문가 인터뷰 "지금 행동 않으면 비싼 대가…10년후 수소차 본격 부상"

(에를랑엔[독일]=연합뉴스) 이율 특파원 =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의 제재에 대한 보복으로 유럽행 가스관을 틀어 잠그면서 독일의 수소경제 전환이 급격하게 속도를 내고 있다.


독일 무역투자청(GTAI) 라파엘 골드슈타인 수소경제 담당 선임투자컨설턴트는 지난 2일(현지시간)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가스 가격이 급등해 유럽·중동·아프리카(EMEA) 지역에서 때때로 그린수소 가격이 그레이수소를 하회했다"고 말했다.
GTAI는 독일 에너지정책과 기후변화 대응을 이끌고 있는 경제기후보호부 산하 기관으로, 독일내 해외 투자유치를 지원하고 있다. 골드슈타인 컨설턴트는 연합뉴스와 에를랑엔에 있는 세계 최대 고분자전해질(PEM) 수전해장치 제조기업 지멘스에너지 취재에 동행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일어나기 전에만 해도 그린수소는 블루수소나 그레이수소와 5∼10년 이후에나 가격경쟁이 가능할 것으로 추산했었던 것을 감안하면, 엄청나게 빨라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가스가격 급등으로 점점 더 많은 기업이 대체재로 수소에 관심을 보인다"면서 "독일 내 점점 더 많은 산업에서 탄소를 배출하면 비용을 지불해야 하므로 화석연료 사용은 점점 더 비싸져서 지금 행동하지 않으면 비싼 대가를 지불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린수소는 재생에너지 전력을 이용해 물을 전기분해해 생산한 수소로 탄소가 배출되지 않는 반면 생산비용이 높다. 그레이수소는 생산과정에서 이산화탄소가 배출되는 수소로 천연가스를 고온·고압에서 분해해 얻는 추출수소 등을 말한다.
현재 전세계에서 생산되는 수소 중 95%는 그레이수소다. 탄소배출량 감축을 위해서는 그린수소 기반 경제로의 이행이 중요한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그린수소로의 전환을 앞당길 수 있다는 전망이다.
독일 정부는 2030년까지 수소경제 전환에 90억 유로(약 12조6천400억원)를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이 중 70억유로(9조8천억원)는 독일 국내에, 20억유로(2조8천억원)는 해외 수소생산 기지 확보에 각각 투입된다.
신재생에너지로 전환 선두주자인 유럽연합(EU)은 2030년까지 수소생산을 위한 전해조에만 최대 420억 유로(약 59조원)를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골드슈타인 컨설턴트는 "우리 경제가 탄소 경제에서 수소 경제로 전환하면 탄소배출이 없어지기 때문에 근원적인 변혁이 일어날 것"이라며 "지정학적으로 우리는 소수의 에너지 공급자에 의존하지 않고, 직접 생산에 나서게 될 것이며, 에너지 공급자는 훨씬 다변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수소차와 관련해서는 "아직까지 수소차는 극도로 비싸지만, 가격경쟁력이 생길 것으로 보이는 10년 후에는 수소차가 본격적으로 부상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한국과 일본이 수소차를 단호히 밀어붙이고 있고, BMW도 최근 새로 수소연료전지를 기반으로한 BMW iX5 하이드로진를 필두로 소규모 시리즈 출시했다"고 말했다.
그는 "15년 전만 해도 수소와 관련한 핵심 산업은 모빌리티 산업이었고, 폭스바겐, BMW, 아우디, 다임러-크라이슬러가 앞다퉈 수소차 개발을 했었는데 이제는 독일 경제의 근간인 화학과 철강산업이 수소연료로 전환 없이는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어렵기 때문에 더 다급하게 달려드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모빌리티 산업에서 수소연료 전환의 중심은 비행기나 트럭, 기차, 선박과 같이 배터리가 경쟁력이 없는 부문으로 넘어갔다"고 덧붙였다.
골드슈타인 컨설턴트는 "독일은 수소 수요의 25%를 국내에서 생산하게 될 것"이라며 "나머지는 수입해야 하는데 유럽내에서는 스페인이나 영국, 스칸디나비아 국가들이 그린수소 생산에 있어 가장 큰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독일은 2030년까지 수소생산을 위해 10GW 규모의 수전해시스템을 상용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같은 기간 10MW 규모의 수전해시스템 상용화를 목표로 하는 것을 감안하면 우리나라도 해외 생산기지 확보를 서둘러야 할 것으로 보인다는게 그의 지적이다.
그는 "유럽 외에는 호주와 아르헨티나, 브라질, 캐나다, 칠레, 모로코, 오만, 사우디아라비아, UAE(아랍에미리트) 이 수출잠재력이 가장 크다는 연구결과가 있다"면서 "독일은 이미 한국을 비롯해 알제리, 앙골라, 호주, 브라질, 칠레, 인도, 일본, 요르단, 카자흐스탄, 모로코, 멕시코, 나이지리아, 노르웨이, 남아프리카공화국, 튀니지, 터키, 우크라이나, 미국 등과 에너지 협력관계를 맺었다"고 말했다.
yulsi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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