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상업운전 앞둔 신한울 1호기 가보니…2호기 내부도 첫 공개

입력 2022-11-07 12:00   수정 2022-11-07 12:04

[르포] 상업운전 앞둔 신한울 1호기 가보니…2호기 내부도 첫 공개



(울진=연합뉴스) 문다영 기자 = 서울에서 약 4시간을 달려 경북 울진 한울원자력본부에 도착하니 둥근 돔 모양의 원자력발전소 격납 건물이 보였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상업 운전을 앞둔 신한울 1호기와 운영 허가 심사 과정에 들어간 신한울 2호기 내부를 지난 3일 출입기자단에 공개했다. 신한울 2호기가 운영 허가를 앞둔 시점에서 언론에 내부를 공개한 건 처음이다.
기자단은 원전 주제어실(MCR), 터빈 건물, 피동촉매형수소재결합기 등 대부분 주요 시설을 둘러봤다.
다만, 원전은 보안시설인 관계로 기사에서는 원안위의 보안성 검토를 거친 일부 사진만 공개한다.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 관계자의 안내로 신한울 1호기에 가장 먼저 들어섰다.
신한울 1호기는 핵심 설비인 원자로냉각재펌프(RCP)와 원전계측제어시스템(MMIS) 등을 국산화해 기술 자립을 이뤄낸 국내 첫 발전소라는 의의가 있다.
국내 27번째 원전인 신한울 1호기는 지난해 7월 원자력안전위원회에서 운영 허가를 받은 뒤 원자로에 연료를 장전했다. 지난 5월에는 처음으로 임계에 도달했으며 현재는 상업 운전을 앞두고 사용 전 검사가 진행되고 있다.
신한울 1호기에는 2009년 최초로 아랍에미리트(UAE)에 수출한 원전과 동일한 APR1400 노형이 적용됐다. APR1400 노형은 우리나라 주력 원전모델인 OPR1000을 개량해 발전시킨 원전으로, 기존 발전용량을 1000㎿에서 1400㎿로 키우고 설계수명으로 40년에서 60년으로 늘렸다.
신한울 1호기에 들어서자 관람창을 통해 주제어실(MCR)이 가장 먼저 보였다.
주제어실은 운전원들에게 각종 기기의 상태 정보를 제공하고 기기를 운전, 제어할 수 있도록 하는 곳이다. 발전부장, 원자로운전원, 터빈운전원, 전력설비 운전원, 안전차장 등 5명이 한 조가 되어 주제어실의 운전원제어반을 사용한다.
MCR에는 운전원제어반이 고장 났을 때를 대비해 안전 정지에 필수적인 제어기능을 제공하는 안전제어반도 함께 있었다. KINS 관계자는 "안전제어반조차 작동하지 않을 때도 고려해 '다양성보호계통'이 마련됐다"고 했다.


다음으로 신한울 1호기의 터빈 건물과 사용후연료저장조, 신한울 2호기의 제어봉구동장치를 살펴봤다.
원자력발전도 화력발전과 마찬가지로 증기의 힘으로 터빈을 돌려 전기를 만들어낸다.
우선 원자로에 장전된 핵연료봉 내부에서 우라늄이 핵분열하며 발생하는 열에너지가 냉각재인 물에 전달된다. 이때 우라늄 연료가 직접 냉각재에 접촉하지는 않으며 소결체와 피복관에 싸여 다중으로 보호된다.
물은 가압기에 의해 대기압의 150배에서 320℃까지 뜨거워지지만, 끓지 않고 액체 상태를 유지하며 증기발생기에 열을 다시 전달한다. 그러면 증기발생기의 물이 끓어오르며 증기가 되고, 증기는 발전기에 연결된 터빈을 돌리면서 전기를 생산하게 된다.
신한울 1·2호기와 같은 가압경수로형 원전은 핵연료로 저농축우라늄을, 중성자를 감속시키는 재료인 냉각재로는 경수를 사용한다.
핵연료는 한번 장전하면 3주기(1주기는 보통 18개월)를 사용하며, 이후 원전 내 사용후핵연료저장조로 옮겨진다.
신한울1호기의 사용후핵연료저장조는 총 1천844개의 핵연료 다발을 보관할 수 있는 규모로, 약 20년 동안 발생하는 사용후핵연료가 저장될 수 있는 수준이다.
우리나라는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시설이 없어 사용후핵연료를 원전 내에서 임시로 보관하고 있다.


신한울 2호기에서는 네모난 상자처럼 생긴 피동촉매형수소재결합기(PAR)도 가까이서 볼 수 있었다.
PAR은 원자로 건물 내에서 중대사고 등이 발생했을 때, 촉매인 백금을 이용해 수소를 산소와 결합해 물로 만들면서 수소의 농도를 낮추는 기기다.
원전이 안전하게 운행된다면 내부 수소 농도가 높아져 위험을 초래할 일은 사실 없다.
하지만 최악의 상황에서도 안전할 수 있도록, 원전 내부 온도가 매우 높아지면서 감속재인 물이 증발해 핵연료봉이 모두 드러나고 피복재가 전부 수증기와 반응하는 경우를 가정한다.
핵연료 집합체를 감싸는 피복관에는 지르코늄 합금이 사용되는데, 1천200℃ 이상에서 수증기를 만나면 수소가 생성되는 반응(Zr+2H₂0→Zr0₂+2H₂)이 급속하게 증가한다.
이때 수소 폭발을 막기 위해 미리 수소를 제거하는 기기가 PAR이다.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국내 모든 원전에는 전기 없이도 수소를 제거할 수 있는 PAR가 설치됐다. 신한울 원전에는 PAR 외에도 불을 이용해 수소를 연소하는 이그나이터(수소점화기)도 함께 설치됐다.
PAR은 신한울 1호기 운영허가가 났을 때 안전성이 검증돼야 하는 기기로 지목되면서 주목받은 바 있다. 이후 한국원자력연구원(KAERI)이 수행한 PAR 안전성 검증 시험에서 '발광입자'(glowing particle)가 발생하는 모습이 관측됐다.
이와 관련해 유영진 KINS 프로젝트 매니저는 발광입자가 일종의 이그나이터와 같은 역할을 하는 측면이 있다며, 큰 화재로 이어질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비상디젤발전기와 비상디젤발전기가 모두 고장이 났을 경우를 가정해 추가로 전원을 공급할 수 있는 대체교류디젤발전기도 소개됐다.


원전에서 생산된 전기가 어떻게 우리 생활 공간으로 이어 들어오는지도 원전 측은 생생히 설명했다.
신한울 1호기의 주발전기에서 만들어진 24㎸의 전압은 주변압기에서 765㎸까지 승압(昇壓) 된 뒤, 옥외개폐소를 통해 신태백변전소로 송전된다. 주변압기에 고장이 나면 전기가 생산되지 않도록 자동으로 터빈을 정지시키는 자동제어설비도 설치돼 있다.
서울에서 한참 멀고 근처 대도시로부터도 외진 울진이지만, 이곳 신한울 1호기에서 생산되는 전기는 이런 과정을 거쳐 수도권까지도 온다고 했다.
유영진 매니저는 원전의 주요 시설을 설명하는 내내 "안전에 안전을 더했다"고 거듭 강조했다.
밖으로 나오니 신한울 3·4호기가 들어설 부지도 보였다.
정부는 신한울 3·4호기 조기 건설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산업부는 지난 7월 신한울 3·4호기에 대한 환경영향평가를 즉시 개시하기 위해 환경부와 관련 실무 절차에 착수했으며 2024년부터 본격적인 건설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조정아 원자력안전위원회 안전정책국장은 "신한울 1호기 운영 허가 경험을 토대로 신한울 2호기 운영 허가도 철저하고 꼼꼼하게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zer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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