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혁명원로 2세도 고강도 방역 공개비판…"노숙자 같은 무력감"

입력 2022-11-07 10:27   수정 2022-11-07 10:30

中혁명원로 2세도 고강도 방역 공개비판…"노숙자 같은 무력감"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중국 당국의 검열과 단속에도 코로나19 고강도 방역 정책에 대한 비판이 잇따르는 가운데 혁명 원로 2세도 공개 비판에 가세했다.
7일 홍콩 명보에 따르면 중국 혁명 원로의 자제를 일컫는 '훙얼다이'(紅二代) 출신 타오쓰량(81) 중국시장협회 부회장은 지난 5일 오후 중국 소셜미디어 위챗 계정을 통해 베이징의 과도한 방역 정책 탓에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을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타오쓰량은 중국 공산당 최고 지도부인 정치국 상무위원과 국무원 부총리를 지낸 타오주의 딸이다. 타오주는 1967년 문화혁명 기간 투옥됐다가 2년 뒤 숨졌다.
타오쓰량은 위챗 글에서 남편과 함께 고속철을 타고 저장성 후저우를 찾았다가 방역용 휴대전화 건강코드에 베이징 방역 당국이 보낸 '팝업 창'이 뜨면서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상황에 부닥쳤다고 밝혔다.
신호등의 삼색으로 구성된 건강코드는 빨간색인 경우 이동이 금지되며 녹색이어야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다.
그가 베이징으로 돌아가기 직전 뜬 '팝업 창'에는 "당신의 이동 흐름에 따르면 베이징 밖 전염병 위험 지역과 관련이 있을 수 있으니 위해성 조사를 실시해야 한다"며 "7일간 전염병 관련 지역에 거주한 이력이 없으면 다시 녹색 코드를 신청할 수 있다"는 메시지가 떴다.
타오쓰량은 후저우에 있는 동안 매일 PCR(유전자증폭) 검사를 했고 방역을 소홀히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베이징으로 돌아가지 못하게 되자 수없이 민원을 내고 방역 핫라인에 수십번 전화를 걸었지만 소용이 없었다고 했다.
그는 해당 팝업 창이 뜨자 "무술의 달인에게 혈을 찔린 듯한 느낌을 받았다"며 "졸지에 베이징 바깥에 남겨지게 됐다"고 토로했다.
이어 "처음으로 노숙자의 무력감과 상실감을 경험했다"며 베이징 당국의 최근 방역 정책을 살펴보니 고위험, 중위험, 저위험 지역을 불문하고 똑같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것이 당국의 '정밀 방역 전략'에 부합하는 것이냐고 물으면서 이러한 '팝업 창'은 마술과 같아서 언제 어디서든 이유도 없이 수많은 사람을 움직이지 못하게 한다고 비판했다.
해당 글은 현재 삭제된 상태다.

그러나 중국의 대표적 관변 논객 후시진은 타오쓰량의 글과 관련해 자신의 웨이보 계정을 통해 "인터넷에는 베이징을 오가는 사람들이 '팝업 창'이 뜨는 것과 관련해 올린 불만이 정말 많다"고 인정하면서 당국이 기준을 명확히 하고 사람들이 그에 맞춰 대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베이징 출입에 대한 불확실성은 경제·사회 발전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외르그 부트케 주중 EU 상공회의소 회장도 지난 2일 로이터 통신에 "나는 현재 7일간 자가 격리 중"이라며 "EU 상공회의소 베이징 사무소의 한 동료는 최근 톈진에 발이 묶인 채 다른 많은 이들처럼 베이징을 돌아올 방도를 찾는 것이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중국이 '제로 코로나' 정책을 3년 가까이 고수하면서 주민들의 인내심은 한계에 다다른 상황이다. 곳곳에서 삼엄한 단속을 뚫고 코로나19 방역에 항의하는 시위가 심심치 않게 벌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당국의 늑장 대응으로 봉쇄된 주거 단지에서 잇따라 사망 사고가 발생해 대중의 분노가 더욱 커졌다.
이에 중국 정부는 5일 방역 관련 기자회견에서 '제로 코로나' 정책의 방향은 고수하되, 방역을 정밀화·과학화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당국은 "우리의 다이내믹 제로 코로나 총방침은 동요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각지의 코로나19 예방 및 통제 실천과 정책 실시 효과를 총결산하는 기초 위에서 전문가를 조직해 바이러스 잠복기, 전파력, 중증화율 등의 변화에 따라 전염병 예방 및 통제 조치를 지속해서 최적화하고 개선하며, 방역의 과학적 수준과 정밀성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prett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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