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이주민 234명 탄 구조선 수용…"이탈리아에 깊은 유감"

입력 2022-11-10 23:15   수정 2022-11-10 23:19

프랑스, 이주민 234명 탄 구조선 수용…"이탈리아에 깊은 유감"
11일 오전 툴롱에 입항…이주민들은 프랑스·독일 등이 분산 수용키로
"伊 '언론 플레이'에 마크롱 분노"…양국 관계 갈등 고조



(로마·파리=연합뉴스) 신창용 현혜란 특파원 = 프랑스가 이주민 234명을 태운 채 3주 동안 지중해를 떠돌고 있는 난민 구조선 '오션 바이킹'을 수용하기로 했다.
제랄드 다르마냉 내무부 장관은 10일(현지시간) 국무회의가 끝나고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오션 바이킹의 입항을 계속해서 거부한 이탈리아 정부를 비난하며 이같이 밝혔다.
오션 바이킹은 프랑스 남부 툴롱에 있는 군항에 11일 오전 정박할 예정이며 배에 타고 있는 이주민 가운데 3분의 1은 프랑스에 남고 나머지는 독일 등 다른 유럽연합(EU) 국가들로 가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다르마냉 장관의 발표에 앞서 엘리자베트 보른 총리는 오션 바이킹 승객 중 건강 상태가 위중한 이주민 3명과 보호자 1명을 먼저 인근 코르스섬 병원으로 후송하라고 지시했다.
다르마냉 장관은 오션 바이킹이 이탈리아령 시칠리아섬 인근에서 이탈리아에 여러 차례 구조를 요청했는데도 응답하지 않은 점을 들어 이탈리아 정부를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오션 바이킹이 분명 이탈리아의 탐색구조지대에 있었기 때문에 이탈리아는 구조선을 받아들일 항구를 즉각 지정해야 하지만, 수수방관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다르마냉 장관은 "프랑스는 이탈리아가 책임감 있는 유럽 국가처럼 행동하지 않기로 한 것을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사태가 양국 관계에 "매우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우선 프랑스는 유럽연합(EU) 일부 회원국끼리 난민을 나눠서 수용하자며 지난 6월 맺은 협약에 따라 이탈리아에서 이주민 3천500명을 받기로 한 계획을 중단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지난 며칠간 오션 바이킹 입항을 둘러싸고 신경전을 벌여왔던 프랑스와 이탈리아 사이의 외교적 갈등이 더욱 첨예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프랑스가 오션 바이킹을 수용하기로 했다는 소식은 이탈리아의 조르자 멜로니 총리 측이 먼저 발표했으나 이를 두고 프랑스가 분개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이탈리아 일간 라스탐파는 이날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갈등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며, 그 배경에 멜로니 총리의 성급한 발표가 있다고 보도했다.
라스탐파는 멜로니 총리가 양국 간에 물밑에서 오간 외교적 대화·합의를 무시하고 먼저 발표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분노를 샀다며 이같이 전했다.
프랑스에서도 난민 문제는 민감한 이슈라 조용히 일을 처리하고 싶었는데, 멜로니 총리가 마치 외교전에서 승리한 양 의기양양한 태도를 보인 게 화를 돋웠다는 것이다.
멜로니 총리는 지난 8일 이탈리아 안사 통신이 프랑스가 오션 바이킹을 수용하기로 했다고 보도하자, 프랑스 정부가 이를 공식적으로 확인하기 전에 프랑스에 감사하다는 뜻을 밝혔다.
이탈리아 총리실 발표 뒤 2시간 만에 "이번 일에 대한 이탈리아 정부의 행동을 용납할 수 없다"는 프랑스 정부 관계자의 발언이 AFP 통신을 통해 나왔다.
하루 뒤인 9일에는 올리비에르 베랑 프랑스 정부 대변인이 전면에 나서 이탈리아 정부를 강하게 비난했다.
베랑 대변인은 자국 라디오 채널인 프랑스인포와 인터뷰에서 "이탈리아 정부의 태도는 용납할 수 없다"고 성토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역시 "프랑스 정부는 난민 구조선 수용에 대해 공식 발표를 하기 전에 이탈리아가 이를 기정사실로 한 것에 격분했다"고 전했다.
베랑 대변인은 이탈리아가 유럽연합(EU) 역내에서 가장 많은 코로나19 회복 기금을 지원받는다는 점을 언급하며 "이탈리아는 제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라스탐파'가 인용한 프랑스 정부 관계자는 "이탈리아가 외교 관계를 이런 식으로 관리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changyong@yna.co.kr
runr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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