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연합뉴스) 유한주 기자 = 교황청에서 돌연 사퇴했던 회계 책임자가 당시 고위직 비리를 캐려다 부당 해고된 것이라고 주장하며 120억원대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고 로이터 통신·뉴욕타임스(NYT)가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리베로 밀로네(74) 전 교황청 회계 책임자와 페루초 파니코 전 회계 부책임자는 지난주 교황청 국무원과 현 회계 책임자를 상대로 930만 유로(약 127억 원)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밀로네는 2015년 6월부터 2년 간 교황청 회계 책임자로 있었는데, 당시 고위 성직자의 재정 비리 의혹을 들여다보자 2017년 6월 부당하게 해고됐다는 게 이들 주장이다.
바티칸 측에 제출된 53쪽 분량의 소장에는 밀로네 임기 중 교황청 관계자 다수가 자금을 빼돌리는 등 비리가 많았으며, 밀로네가 문제를 보고했으나 교황청 핵심인 국무원을 포함한 어떤 기관도 제재에 나서지 않았다는 내용이 담겼다고 NYT는 전했다.
밀로네는 소장에서 2016년 안젤로 베치우 당시 교황청 국무 부장관에게 부동산 거래 내용을 전부 공개해달라고 요청했으나 묵살됐다고도 주장했다.
마테오 브루니 교황청 대변인은 이와 관련한 언급을 내놓지 않고 있다.

글로벌 회계법인 딜로이트의 이탈리아 지사 최고경영자(CEO) 출신인 밀로네는 30년 넘게 회계 업무를 수행한 전문가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비리와 부패에 물들었다는 의혹에 시달려온 교황청 재정 상황을 투명하게 개혁하기 위해 2015년 6월 그를 회계 책임자 자리에 앉혔다.
하지만 밀로네가 2017년 돌연 사임했고, 이후 사퇴 압박을 받았다는 폭로를 터트리면서 교황청 내부에 개혁을 둘러싼 세력 다툼이 있다는 관측을 낳았다.
hanj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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