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안보 대전환] 5년 내 방위예산 2배 목표…재원 마련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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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2-11-27 07:00   수정 2022-11-27 07:15

[日안보 대전환] 5년 내 방위예산 2배 목표…재원 마련 관건

[日안보 대전환] 5년 내 방위예산 2배 목표…재원 마련 관건

법인세·소득세 증세 논의될 듯…당분간 국채 발행 유력

(도쿄=연합뉴스) 박성진 특파원 = 일본 정부와 집권 자민당이 5년 내 방위예산을 현재의 두 배 이상으로 늘리고자 하는 가운데 필요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지가 방위력 강화를 위한 관건이 되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중국과 북한 등 주변국의 군비 증강으로 일본 국민 다수가 방위력 강화에는 찬성하고 있으나 이에 드는 막대한 재원 확보 방안을 두고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 전문가 "국민 전체 부담해야" vs 자민당 "국채로 충당"

일본 정부가 방위력 강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지난 9월 소집한 전문가 회의는 이달 22일 기시다 후미오 총리에게 제출한 보고서에서 "방위비를 증액하면서 세출 개혁을 철저히 하고 부족한 재원에 대해서는 폭넓은 세목에서 국민 전체가 부담하는 것을 검토해야 한다"며 "국채 발행을 전제로 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일본의 2022회계연도 본예산 기준 방위비는 5조4천5억 엔(약 51조 원)으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0.96%지만, 자민당은 5년 후 10조 엔가량까지 증액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자민당은 지난 7월 참의원(상원) 선거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여러 나라 국방예산의 GDP 대비 목표(2% 이상)도 염두에 두고 내년부터 5년 이내에 방위력의 근본적 강화에 필요한 예산 수준 달성을 목표로 한다"고 공약했다.

자민당의 계획대로라면 5조 엔가량의 추가 예산이 필요한데 세출 개혁으로 이를 다 마련하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하면 전문가 회의는 사실상 증세를 제안한 것이다.

전문가 회의는 애초 방위비 증액 재원의 하나로 법인세를 예시한 보고서 원안을 마련했으나 경제계 등의 반발이 있자 정치권에서 폭넓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법인세 예시를 삭제했다.

자민당에서는 증세 대신 당분간 국채 발행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자민당 내 보수파 의원들은 증세하면 방위력 강화에 찬성하는 국민 여론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며 증세에 반대하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이 지난달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방위력 강화에 찬성한 이들에게 재원 확보 방안을 물으니 '국채 발행'이 43%로 가장 많았다. '사회보장비 등 다른 예산 삭감'이 30%, '증세'가 20%였다.

하지만 전문가 회의는 일본이 과거 국채로 군사비를 충당한 뒤 발생한 부작용까지 소개하며 국채 의존을 경계했다.

전문가 회의는 보고서에서 "역사를 돌아보면 전쟁(제2차 세계대전) 전에 많은 국채를 발행해 종전 직후에 인플레이션이 발생해서 국채를 보유한 국민 자산이 희생된 중대한 사실이 있었다"고 적었다.

일본의 공적 채무는 이미 GDP의 2.6배에 육박해 주요국 가운데 최악 수준이다.

재무성도 일시적 지출을 국채로 조달하는 경제 대책과 달리 매년 일정하게 드는 방위비를 국채에 의존하면 재정 악화가 가속하고 결국 방위에도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며 증세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일본 정부는 세수가 큰 법인세와 소득세 증세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어려운 경제 상황과 시민과 기업 반발 등 때문에 당분간은 국채를 활용하는 방안이 유력할 것으로 관측된다.

재원 확보 방안은 방위력 강화 논의 최종 단계에서야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여당의 세제조사회에서 방위 재원을 논의하고 기시다 총리가 다음 달 최종적으로는 결정하게 된다.

각료를 지낸 자민당 인사는 요미우리신문에 "총리가 리더십을 발휘할지 중대한 순간을 맞게 됐다"고 말했다.



◇ "방위 관련 새 예산틀 마련해야"…나토 기준 일본 방위비 GDP의 1.24%

전문가 회의는 방위력 강화를 위해 안전보장에 관한 예산틀 변경도 제안했다.

방위성의 방위비뿐 아니라 방위력 강화에 이바지하는 타 부처의 연구개발과 공공 인프라, 사이버 안전보장, 국제적 협력 등 4개 항목의 경비를 합산한 새로운 안보 예산틀을 만들자는 것이다.

4개 항목 예산 배분 시 방위성의 요청을 반영하도록 해 국토교통성의 공공사업비와 문부과학성이나 내각부의 과학기술 연구비 등을 안보에 활용하려는 목적이다.

마이니치신문은 이런 제안 배경에 대해 "방위비를 대폭 확보할 여력이 부족하다는 사정이 있다"고 분석했다.

일본 정부 내에서도 나토 회원국들이 연안경비대 경비 등을 포함한 국방예산을 GDP 대비 2%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일본도 같은 목표를 제시해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고 마이니치신문은 전했다.

일본 정부는 기존 방위비에 해상보안청 예산과 4개 항목 경비를 더해 GDP 대비 방위예산 2% 달성을 목표로 하겠다는 구상이다.

2022년도 일본 방위비는 기존 기준으로는 GDP의 0.96% 수준이지만 나토 기준과 비슷해지도록 해상보안청 예산과 유엔 평화유지활동(PKO)비 등을 반영하면 GDP의 1.24%다.

이에 대해 자민당 일부에서는 방위 예산 부풀리기라는 불만도 나오고 있다.

예산틀이 바뀌면 방위성의 순수 방위비 증액 폭이 줄어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기우다 고이치 자민당 정무조사회장은 4개 항목 등을 안보 예산에 포함하는 새 틀에 대해 "방위비 부풀리기"라고 비판했다.



sungjinpar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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